금융위원회가 LIG손해보험 인수 승인 조건으로 KB금융지주 사외이사 사퇴라는 카드를 꺼내 들었기 때문이다.
12일 은행권에 따르면 KB금융은 이날 임시 이사회를 열고 윤종규 회장 겸 KB국민은행장 내정자에 대한 보수 책정 문제와 지배구조 개선 태스크포스(TF) 구성 안건을 논의할 예정이다. 회장과 행장을 겸임하기로 한 윤 내정자의 보수 등도 논의된다.
그러나 이날 최대 관심사는 사외이사들의 거취 표명이다.
그동안 금융당국은 KB금융 사외이사진 개편에 따라 LIG손보 인수 승인을 결정짓겠다는 뜻을 여러 차례 강조해왔다.
신제윤 금융위원장은 지난달 27일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 종합국정감사에서 "최근 발생한 KB금융 사태에서 느낀 것은 사외이사 제도에 전체적인 문제가 있다는 것"이라며 "사외이사들이 책임은 없고 권한만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사외이사 제도의 개편이 지배구조 개선의 핵심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업계에서는 결국 LIG손보 승인 전제조건이 사외이사진의 사퇴여부에 달려 있다고 보고 있다. 금융위가 지난달 안에 처리할 예정이었던 KB금융의 LIG손보 인수 안건을 상정하지도 않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이날 이사회에서 내년 3월 임기가 만료되는 사외이사들이 연임 포기 의사를 밝히면 오는 26일 금융위 정례회의에서 LIG손보 인수가 승인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내년 초 임기가 만료되는 KB금융지주 사외이사는 이경재, 김영진, 황건호, 이종천, 고승의, 김영과 이사 등 6명이다.
그러나 사외이사들이 별다른 거취 표명을 하지 않을 경우에는 금융당국의 승인이 미뤄질 가능성이 높다. 이 경우 KB금융은 LIG손보 인수 계약서에 따라 거래 종료 예정일인 지난달 28일부터 연 6%의 이자를 물기로 약정해 하루 1억1천만원씩 LIG그룹에 내야한다.
만약 상황이 마무리되지 않고 올해 말까지 인수 승인을 받지 못하면 LIG손보 측과의 계약이 자동으로 해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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