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금융신문=방영석 기자) 생명보험업계의 주요 상품인 저금리 여파를 버티지 못하고 작년 신계약이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코로나19 확산 및 국내외 증시 폭락으로 수익률이 급감한 사실을 감안할 때 변액보험 시장의 입지는 시간이 갈수록 좁아질 것으로 분석된다.
7일 생명보험업계에 따르면 저금리 시대 높은 수익률로 각광받던 변액보험 시장이 악화된 시장환경을 버티지 못하고 있다.
금리 역마진 위험도가 낮은 변액보험 매출을 끌어올리기 위한 생명보험사들의 노력에도 불구, 신계약이 지속적으로 줄어든데다 최근에는 수익률도 무너진 것.
IFRS17 도입을 앞두고 줄어든 저축성보험을 대체할 상품 마련이 시급한 생보업계는 변액보험을 대체할 마땅한 상품을 찾지 못하고 있어 고민이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7일 생보업계에 따르면 생명보험사들의 변액보험 신계약 건수가 작년 크게 줄어들었다.
변액보험은 계약자가 낸 보험료(사업비·위험보험료 제외)를 채권·주식 등에 투자한 후 실적에 따라 성과를 나눠 주는 상품이다.
때문에 보험금이 정해진 정액형 상품과 달리 변액보험펀드의 수익률이 좋으면 원금보다 많은 보험금을 받을 수 있으나 수익률이 마이너스가 되면 원금도 받지 못할 수 있는 상품이다.
주식시장이 상대적으로 활황이었던 최근 몇 년간 변액보험은 생보업계의 든든한 신계약 창출 시장이었다.
그러나 계속되는 저금리에 최근 전세계를 강타한 코로나19 사태까지 겹치면서 이 같은 입지는 급격히 흔들리고 있다. 변액보험의 최대 장점인 ‘수익률’이 무너지고 있는 것.
실제로 생명보험협회에 따르면 지난 3월 23일 기준 변액보험 펀드 순자산은 91조5224억원으로 전월 대비 13조2181억원(12.6%) 감소한 상황이다.
악화된 시장 환경은 보험사의 실적에서 바로 드러났다. 작년 생명보험사들이 변액보험 시장에서 거둬들인 신계약 건수는 6만 5279건이었다. 전년(10만 6359건) 대비 38.6% 줄어든 것이다.
특히 상대적으로 고액 계약인 변액종신의 신계약 감소폭이 컸다. 작년 생보사들은 9856건의 변액종신 신계약을 모집, 전년(2만 8252건)과 비교해 실적이 무려 65.1% 급락했다.
소비자가 원하는대로 보험액과 투자를 정할 수 있는 변액유니버셜 시장 역시 얼어붙었다. 작년 변액유니버셜 시장의 신계약은 2만 5940건에 그치며 전년 동기(4만 5832건) 대비 38.6%의 하락폭을 기록한 상황이다.
문제는 변액보험이 고객이 납입하는 보험료의 일부를 펀드에 투자해 운용수익률에 따라 보험금 규모가 달라지는 만큼 IFRS17에 대비하기 위한 최적의 상품으로 꼽히고 있다는 점이다.
금리에 따라 보험상품에 적용되는 이율이 변동되는 특성으로 보험사가 금리차로 인해 부담하게 되는 역마진 문제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장점에도 불구, 낮은 수익률로 소비자에게 외면받고 있기 때문..
실제로 주요 생보사에는 지난달 들어 변액보험 펀드 변경 문의가 두 배 이상 급증한 것으로 알려졌다.
생보사 입장에선 새로운 고객을 유치하는 것을 넘어서 기존 고객이 보험계약을 해지하는 ‘인슈어런’까지 우려해야 하는 셈이다.
생보업계 관계자는 “변액보험은 투자 실적에 따라 보험금 규모가 변한다는 특성으로 투자 시장이 활황일때는 상대적으로 많은 고객을 모집할 수 있었다”며 “투자 시장이 얼어붙으면서 신계약이 지속적으로 줄어들고 있는 상황에서 돌파구를 찾아야 하나 뾰족한 대안이 마련되지 못하고 잇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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