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금융신문=방영석 기자) 올해 상반기 주식시장 회복에도 불구하고 생명보험사의 '투자형 상품'인 변액보험의 판매 부진은 오히려 심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투자상품이라는 이름이 무색하게 변액보험 시장이 주식시장과 괴리된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18일 보험연구원이 발간한 '코로나19와 변액보험시장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변액보험의 2020년 상반기 수입보험료는 6.9% 감소했다. 이는 신규 가입이 늘었음에도 불구하고, 원금 회복·수익 확정을 위해 기존 가입자가 해지한 경우 역시 늘었기 때문이다.
올해 변액보험 월별 초회보험료는 1~2월 대폭 늘면서 올 상반기 31.9%의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하지만 월별로 보면 주식시장이 급반등한 3월 이후에 전년 동기 대비 오히려 감소했다.
종목별로 보면 보장성 변액보험인 변액종신과 변액기타는 올해 2월 이후 지속해서 초회보험료가 감소했다. 저축성보험인 변액연금과 변액유니버셜 초회보험료 역시 4월과 5월에 각각 28%, 5% 감소했다.
이런 흐름은 올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한 이후 대폭 증가한 시중 유동성이 자본시장으로 쏠려 증권사 고객 예탁금·신용잔고 및 변액보험 유사 상품인 펀드시장 유입액이 증가한 것과 대비되는 모습이다.
주식시장 급반등으로 직접투자·펀드 시장에 자금이 활발하게 유입한 반면, 변액보험은 오히려 자금 유입이 감소한 것이다.
변액보험이 도입된 2005년 이후 변액보험 보험료는 증시에 민감하게 반응해 왔으나, 최근 들어 주식시장에 대한 민감도가 낮아지면서 증시 회복기에도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게다가 올 상반기 변액보험의 주요 판매채널인 방카슈랑스 채널의 변액보험 판매가 부진했던 점도 변액보험 성장 약화를 가중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사모펀드 불완전 판매 이슈로 펀드 판매에 소극적이었던 은행업권이 변액보험에 대해서도 판매에 보수적인 태도를 보인 영향으로 풀이된다.
보험연구원은 주식시장의 빠른 회복으로 개인의 직접투자와 펀드 판매가 증가하는 상황에서도 변액보험이 주목을 받지 못하는 이유는 소비자들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이에 연구원은 생명보험회사가 변액보험의 주식시장 민감도를 높이는 방향으로 소비자 친화적인 상품을 개발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보험연구원은 "보험사는 다양한 수수료 구조의 상품을 도입하고 새로운 보증구조를 도입하거나 전통적 보험상품과의 하이브리드형 상품, 지수연계형 상품 등 소비자에게 어필할 수 있는 신상품 개발에 힘써야 한다"고 말했다.
또, 변액보험 판매와 관련한 규제 강화 움직임에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보험연구원은 "변액보험의 경우 사기성 거래가 이뤄질 가능성이 매우 작고 가입자의 노후 소득과 사망 보장을 제공하는 장점이 있으므로 변액보험을 고위험 상품으로 인식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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