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 고위직 인사발표까지 보름이 채 안 남았다. 올해는 코로나 19 세정지원, 방역 등으로 국세청 전체가 분주한 가운데 국세청 변혁을 위한 시동까지 걸었다. 인사의 측면에서 보면 역대 최연소 국세청장이던 김현준 전 국세청장이 임기 1년 2개월로 단명하고 김대지 국세청장이 그 뒤를 이었지만, 검증 문제로 한 달여간 취임을 못 하는 상황이 발생했다. 연말이 다가오는 가운데 결단의 시기가 다가오고 있다. 결단의 키워드는 힘의 중심이다. /편집자 주 |
(조세금융신문=고승주 기자) 인사에는 두 가지 목적이 있다. 하나는 지도자에게 힘을 집중시키는 것이고, 두 번째는 발탁을 통해 업무의 효과성을 높이는 것이다.
전자는 코드 인사로 부르는 코드인사, 후자는 능력에 따른 발탁인사라고 불린다. 전자는 필수고 후자는 선택이다. 발탁인사를 해도 조직의 힘이 지도자에게로 안정돼 있지 않으면 조직은 혼란을 빚기 때문이다. 조직의 속성상 권력의 집중은 불가피하며, 부정적으로만 볼 일은 아니다.
그런데 김현준-김대지 국세청장 시기 고위직 인사에 대한 평을 들어보면 둘 다 자기 개인을 중심으로 한 인사를 단행했다는 평가는 듣기 어렵다.
두 가지 해석이 가능한데, 상당수 인사는 능력 본위의 시스템 인사를 했다는 긍정적인 해석을 내놓는다.
실책 없이 ‘단명’한 최초의 국세청장
이 해석을 따른다면, 김현준 전 국세청장 역시 시스템의 일부라고 해석할 수 있다. 김현준 국세청장은 최연소 타이틀 외에도 최단 임기라는 기록을 세웠기 때문이다.
국세청 역사에서 단명한 청장들의 경우 이건춘 전 국토부장관처렴 장관으로 승진한 좋은 사례도 있었지만, 나머지는 검찰수사나 대통령의 질책 등 분명한 이유가 있어 사임했다.
김현준 전 국세청장은 국세청 출신이면서도 음해를 받은 것도 아니고, 잘못을 저지르지도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는 한승희 전 국세청장 시대에 국세청 조사국장, 서울지방국세청장을 거쳐 청장에 오른 왕도격 인재였다. 코로나 19시기 어려운 상황을 잘 이끌어온 걸출한 인재이기도 했다.
그런 그가 나가야만 했다는 것은 최소한 사임 시점에서 그도 시스템 일부였을 것이라는 의문을 지우기 어렵다. 이는 국세청 내 새로운 힘의 흐름이 부상했다는 것을 의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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