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금융신문=김대복 혜은당클린한의원 원장) 어떤 일에 휘말리지 않는 처세법 중의 하나가 불가근 불가원(不可近不可遠) 태도다. 지나치게 가깝게 지내지 않고, 그렇다고 너무 멀리 떨어지지도 않는 적정 거리를 유지하는 것이다. 이는 처세법 뿐만 아니라 사람과 사람 사이의 자연 거리에도 적용할 수 있다. 사람을 포함한 동물에게는 자신만의 영역을 지키려는 본능이 있다. 자신의 영역 안에 타인이나 다른 동물이 들어오면 불안하게 된다.
이를 문화인류학자 에드워드 홀은 안전에 대한 심리적 거리로 풀이했다. 인간관계에 따라 타인을 받아들일 수 있는 거리를 설명했다. 스킨십을 할 수 있는 연인의 친밀 거리(Intimate Distance)는 약 46센티미터 이내다. 또 가까운 가족은 1미터 전후 거리는 부담이 없다. 가까운 사람이 아닌 관계는 대략 1~2미터 거리가 필요하다. 또한 대중과의 만남인 공적인 거리는 2미터 이상이다. 이 같은 거리가 무너지면 불쾌감이나 불안감을 느낀다.
이는 입냄새 관점에서 심리적 안전 거리가 2미터 이상임을 의미한다. 입냄새가 나는 사람과 어깨를 맞댄다면 마음 속으로 힘들 수 있다. 그러나 사회생활은 그리 단순하지 않다. 개인 과외나 소규모 모임 등에서는 아주 가까운 위치에서 만남을 하게 된다. 특히 대면 설득이 필요한 직업인은 점점 가까운 거리에서 말하게 될 수 있다. 대화나 설명에 몰입하다 보면 침을 튀기며 말을 할 수도 있다. 또 입냄새가 나는지도 모르고 말할 수도 있다. 이 경우는 호감도가 낮아지게 된다.
만약 입냄새가 의식되면 만남 때 양치질, 가글, 껌씹기 등으로 입안을 촉촉하게 하는 게 바람직하다. 가장 손쉬운 방법은 물을 휴대하면서 수시로 마시는 것이다. 다만 모든 사람은 생리적으로 입냄새가 나는 것을 생각해야 한다. 생리적 입냄새는 극히 미약하고,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해소된다.
그러나 질환에 의한 입냄새는 치료를 해야 한다. 입냄새와 연관성 높은 게 위산역류 질환이다. 소화기관의 기능 저하로 소화불량이 계속되는 가운데 위산이 지속적으로 역류하면 인후두가 자극된다. 그 결과 입냄새 목이물감을 느끼게 된다. 또 코의 질환인 비염과 축농증도 구취의 주요 요인이고, 후비루와 매핵기 빈도도 높다.
입냄새를 비위열(脾胃熱), 식체(食滯), 허화울열(虛火鬱熱) 등으로 접근하는 한의학에서는 겉으로 나타난 증상에 앞서 근본 발병원인을 제거하는 치료를 한다. 그렇기에 치료기간은 보통 1~3개월 정도 소요된다.
[프로필] 김대복 혜은당클린한의원 원장
• 전, 대전대학교 한의대 겸임교수
• 전, MBC 건강플러스 자문위원
• 대전대학교 한의대 석사·박사 학위
• 논문: 구취환자 469례에 대한 후향적 연구
• 저서: 입냄새, 한달이면 치료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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