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금융신문=김대복 혜은당클린한의원 원장) 동의보감 ‘입문’에 다음 구절이 있다. ‘입냄새는 위의 열이 원인이다. 허화(虛火)나 울열(鬱熱)이 가슴에 쌓이면 입에서 냄새가 난다. 치료에는 궁지고(芎芷膏)를 처방한다.’
허화는 얼굴에 열이 나며 화끈거리는 증상이다. 안면이 붉어지는 가운데 식은땀이 나고 수면이 불안정할 수 있다. 입이 마르고, 맥이 가늘면서 빨리 뛰기도 한다. 울열은 열이 몹시 심하여 속이 답답하고 괴로운 증상이다.
허화나 울열 모두 열이 나면서 입이 마르기에 입냄새가 날 수 있다. 이 같은 상황의 처방으로 동의보감에서는 궁지고를 제시했다. 열에 의한 입냄새를 치료하는 궁지고는 천궁과 백지 가루에다 꿀을 반죽하여 만든 환이다. 잠들기 전에 한 알씩 입에 물고 녹여 먹는다. 잘게 썬 천궁을 입에 물고 있어도 역겨운 입냄새가 일시적으로 가신다.
궁지고의 주요 약재인 천궁은 미나리과의 다년생 풀이다. 궁궁이라고 하며 중국이 원산지다. 우리나라에서는 약용으로 재배된다. 성질이 따뜻하고, 맛이 맵고, 독이 없다. 항염, 항균작용이 뛰어나고 진통, 진정효과도 우수하다. 구취 제거와 함께 보혈, 활혈, 정혈제로도 쓰인다. 혈액순환을 촉진하고, 산후 지혈작용, 살균력이 강해 부인병 치료에 많이 쓰인다.
천궁은 항염과 항균력, 독특한 향 덕분에 민간에서 액운을 물리치는 문화의 재료로 자리 잡았다. 창포물에 머리를 감는 단오에 천궁을 머리에 꽂아 불운을 멀리하는 풍습이다. 천궁만 꽂은 경우도 있고, 창포만 쓴 경우도 있고, 둘을 같이 쓰기도 했다.
천궁의 약효는 다양하게 활용된다. 동의보감에서 제시한 주요 적용 질병은 다음과 같다. 모든 기병(氣病), 혈병(血病), 風病(풍병), 노손(勞損)을 치료한다. 오래된 어혈을 풀어주고, 피를 만든다. 토혈, 코피, 혈변 등을 멎게 한다. 풍한사로 인한 두통과 눈물을 잦아들게 하고, 냉으로 인한 명치와 옆구리 통증을 다스린다.
[프로필] 김대복 혜은당클린한의원장 원장
• 전, 대전대학교 한의대 겸임교수
• 전, MBC 건강플러스 자문위원
• 대전대학교 한의대 석사·박사 학위
• 논문: 구취환자 469례에 대한 후향적 연구
• 저서: 입냄새, 한달이면 치료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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