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금융신문=안수교 기자) 한화생명이 지난 10월 4.5% 저축보험 출시 이후, 한 달이 채 지나지 않은 지난 7일에 5.7%라는 업계 최고 금리 저축보험 상품을 출시했다.
일각에서는 대형사인 한화생명의 이와 같은 공격적 고금리 저축보험 상품 출시를 두고, 한화생명이 내년 4월에 돌아오는 신종자본증권 조기상환(콜옵션)을 위한 자금 마련에 들어간 것이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온다.
이를 두고 한화생명은 “내년 신종자본증권 상환에 대한 자금 마련은 이미 충분한 상태고 상환도 반드시 이행할 것”이라며 “고금리 저축보험 출시는 미국의 가파른 금리 인상으로 인한 시중금리 변화에 맞춰 ‘시장 경쟁력 확보’를 위한 결정일 뿐”이라고 일축했다.
10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한화생명은 지난 7일 5.7% 확정이율을 적용한 5년 만기 저축보험 상품을 출시하고 방카슈랑스 외에 개인 채널에서도 판매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저축보험은 방카슈랑스 채널을 통해 주로 판매하는데 저축보험을 개인 채널까지 판매하는 건 공격적으로 판매하겠다는 시그널”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가파른 기준금리 인상으로 시중금리가 올라가면서 보험사들도 고금리 저축보험 상품을 연이어 출시했다. 이에 생명보험사들이 4%대 저축보험을 출시하며 금리 경쟁을 이어 나갔고, 지난 10월에는 IBK연금보험이 5.3%(5년 만기, 일시납) 저축보험을 출시하면서 보험사들의 저축보험 금리 경쟁도 심화됐다.
이에 한화생명도 4.5% 저축보험을 출시한 뒤 한 달이 채 지나지 않은 시점에서 5.7%의 저축보험을 출시, 업계 최고 수준으로 저축보험 이율을 끌어올렸다.
문제는 5.7%라는 금리가 이차 역마진을 발생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이차 역마진은 저축보험 판매를 통해 들어온 자금을 투자했을 때 발생하는 자산운용 수익률보다 지급 이자율이 높아지면 발생한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5.7% 금리의 저축보험으로 운용 수익을 내려면 최소 투자 수익이 8~9%여야 하지만 올해 생명보험업계 평균 운용자산 이익률이 3%대에 머물고 있다.
이른 두고 업계 일각에서는 한화생명이 내년 4월에 있을 1조원이 넘는 규모의 신종자본증권 조기상환에 대비하려는 것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현재 레고랜드 사태로 채권시장이 얼어붙자 채권을 발행해 유동성을 확보하기가 어려운 상황이다. 이에 보험사들이 자금조달 대안으로 저축보험을 활용한다는 이야기다. 업계 관계자는 “저축보험은 일시납으로 한 번에 수천억원대 자금을 끌어올 수 있어 자금조달 수단으로 각광받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반면 한화생명은 고금리 저축보험 출시는 신종자본증권 상환과 관계없다고 밝혔다. 또 역마진 우려와 관련해서도 문제가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한화생명 관계자는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할 때 상환하는 것 등 모든 계획은 이미 다 정해져 있으며 자금도 마련해 둔 상태”라며 “저축보험은 금리 상승기 시장 환경을 고려해 결정한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저축보험 판매로 자금을 조달해 콜옵션 비용을 마련하는 것은 아니며, 지금 채권 시장 등 경제 상황이 불확실한 상황에서 불안 요소를 완화하기 위해 내년 있을 신종자본증권 상환은 차질 없이 진행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역마진 우려와 관련해 “AAA등급의 회사채의 경우 5% 후반에서 6%초반으로 투자가 가능하기 때문에 현재 판매 중인 저축보험 만기가 5년인 점을 고려해, 현행 시장금리 상황에서 충분히 운용이 가능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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