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금융신문=이진우 소믈리에) 지난 10일 출근길에 속보로 전달된 내용, BTS의 소속사 ‘하이브’가 SM엔터테이먼트를 인수 한다는 소식에 깜짝 놀랐다. 특히 속보로 전달된 기사에서 여성 그룹명 하나를 콕 집어서 언급할 때 몇 개월 전 나의 모습이 회상되었다.
지난해 12월 유난히도 바빴던 연말의 절정을 달리고 있을 때였다.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한 곡의 노래에 서초동 작은 골목길에 차를 세우고 집중했다. 어디서 많이 들어 본 듯한 친근감! 최근 아이돌들이 전하는 속도감 있는 음악과는 다른 과장 없는 자연스러운 사운드엔지니어링, 세련된 이지리스닝을 느끼며 ‘좋은데!!!’라며 리듬을 탔었다.
곡이 끝나자마자 라디오 MC가 소개해준 신곡, 그 곡은 바로 뉴진스(NewJeans)의 디토(Ditto) 였다. 이를 확인하자마자 무서운 속도로 유튜브와 인스타그램을 통해 팀과 곡의 소개 및 기타 내용들을 확인했다. 흡사 블라인드로 처음 접하는 와인 한잔에 ‘이게 뭐지?!’ ‘넌 누구냐?!’라며 열일을 제쳐 두고 정체를 파악하는 내 모습이 오버랩되었다. 참고로 디토의 뜻은 영어로 ‘위와 같음’, ‘나 너무 공감해’, ‘나도 그래’라는 초 공감의 반복을 한마디로 표현한 단어다.
뉴진스와 와인의 공통점?!
뉴진스를 보면서 더욱더 집중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흡사 와인의 그것과 매우 닮았기 때문이다.
첫째 비주얼적인 부분을 알지도 못한 상태에서 곡의 느낌만으로 매력 그 이상을 전달해줬다는 점이다. 실제로 첫 데뷔 때도 형식적인 인물 외 기타내용 소개 없이 대표곡을 먼저 소개했다. 이는 와인의 정체를 모르는 상태에서 진행하는 블라인드 테이스팅과 닮았다.
둘째 기사 및 기타 자료들을 찾아보면서 그들과 연계되어 있는 스토리와 배경은 와인 한병 속에 내재되어 있는 스토리텔링을 흡수한 와인의 매력과 닮았다.
셋째 그들이 표현하는 음악 장르가 세대를 아우르는 스타일이란 점이다. 이는 누구나 공감하고 만족할 만한 와인 스타일의 취향 저격과 비슷하다.
넷째 비주얼, 이건 부정할 수 없는 큰 포인트다. 와인에서도 와인 레이블이 전하는 이미지는 사실상 와인 구매시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할 수 있다.
또한 뉴진스란 이름은 영문 그대로 새 청바지라는 뜻으로 매일 찾게 되고 언제 입어도 질리지 않는 시대의 아이콘이 되겠다는 포부가 담겨있다. 또한 ‘New Genes’가 되겠다는 각오를 담은 Jeans(진스)로 풀어냈다고 한다.
Jeans는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탄생 때부터 지금까지 시대를 대표하는 아이템이기에 한국에 국한되지 않고 전세계가 사랑하는 그룹으로 자리매김하겠다는 뜻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 이 부분은 와인이 전세계의 대중들에게 사계절 언제 어디서든 호흡하고 어울릴 수 있는 대표적인 알코올성 음료로 선두하는 모습과 부합되어 보인다.
뉴진스는 민희진 디렉터의 작품이다. 이분은 SM엔테테이먼트 공채 출신으로 소녀시대, SHINee, f(x), EXO, Red Velvet, NCT 등의 콘셉트를 주도하면서 입사 15년만에 SM이사로 등극한 K-POP의 지휘자로도 유명하다. 현재는 하이브 직계열사 ‘어도어(Ador)’ 대표이다.
다시 말해 뉴진스는 모회사 하이브의 직계열 어도어 회사에 소속되어 있는 그룹이라고 이해하면 된다. 마치 이 모습은 전세계를 다니며 국가 지역 구분없이 포도밭의 이해, 와인양조 컨설팅, 와인세일즈 마케팅까지 섭렵하는 와인 컨설턴트와 흡사하다. 대표적으로 일명 ‘플라잉 메이커’라 불리는 ‘미쉘롤랑(Michel Rolland)’은 전세계의 300여개의 와이너리를 컨설팅 중이다.
또한 뉴진스는 전멤버 모두 영어 구사가 가능하다. 특징은 영어 발음이나 악센트가 다 다르다는 점이 전세계 팬들에게 매력으로 발산되고 있다. 멤버 중 민지는 초등학생 시절 캐나다로 유학 갔다 온 경험으로 북미 특유의 영어 표현을 할 수 있고, 멤버 하니는 호주 멜버른에서 태어나고 자란 베트남인이다. 멤버 다니엘은 대한민국과 호주 복수국적을 가지고 있다. 이런 점은 와인이 가지고 있는 포도품종과 연결하고 싶다. 같은 품종이지만 어느 국가, 어느 지역이냐에 따라 나타나는 캐릭터의 개성이 있듯이 너무나도 흡사한 교집합이라고 생각한다.
뉴진스는 자연스러움과 본연의 아름다움을 강조하는 콘셉트이기에 여타 다른 그룹과는 다르게 인위적인 눈썹, 진한 아이라인, 과한 색조화장을 멀리한다. 이는 와인 양조에 있어서 인위적인 양조 스킬이 아닌 떼루아가 간직하는 본연의 순수성을 한병의 와인에 담으려는 모습과 상당히 닮아있다.
이러한 매력들이 조화가 되어 전세계를 대표할 만한 아이돌로 자리매김해 나가고 있는데 최소 1년 안에 BTS급의 여자아이돌 그룹이 될 거라고 예상한다. 이런 점은 잘 블렌딩 된 와인 그 자체 그리고 소위 말하는 그랑 크뤼 클라세 느낌의 잠재력을 가진 부티크 와인이라고 표현하고 싶다.
지금 필자는 약 10년 만에 아이돌의 모습과 매력 그들이 표현하는 곡에 흠뻑 빠져버렸다. 이번 글은 사심이 가득한 팬의 입장으로 펜을 들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나이를 불구하고 주제를 떠나 개인이 빠지고 싶은 어떤 것을 즐길 때 함께 할 수 있는 와인의 매칭은 삶을 더욱더 풍성하게 하는 밑거름이 된다고 생각한다.
이 글을 읽는 분들께 최근 빠져 있는 취미, 인물, 유형/무형이 있다면 그 아이템과 함께 즐길 수 있는 와인을 찾아보는 것도 추천드려 본다. (꼭 와인이 아니더라도 무언갈 즐기는 시간에 곁들일 한잔의 음료를 찾는 것도 좋다.)
아래는 뉴진스 각 멤버들에게서 느꼈던 매력에 매칭해보는 품종과 와인리스트다.
민지(2004년생)
허스키하면서도 담백한 중저음 보이스와 외모에서 풍기는 청초한 분위기 속 스위트 함에는 캐나다 대표 비달을 추천해 본다. 비달은 프랑스의 ‘우니블랑(Ugni Blanc)’과 독일의 ‘씨벨(Seibel 4986)’ 두 가지 품종으로 교배해 만든 하이브리드 대표 품종이다. 올해 20살이 된 민지에게 가장 잘 어울리는 와인이 아닐까 싶다.
추천 와인: 20 Bees Vidal Icewine(트웬티 비스 비달 아이스와인)
하니(2004년생)
감미로운 음색으로 부르는 뛰어난 가창 실력 덕에 후렴구에 자주 배정되고 또한 리드 댄서로서 훌륭한 춤 실력을 가졌다. 더불어 상큼한 외모까지 겸비한 하니에게는 프랑스 르와르(Loire) 상세르(Sancerre)를 대표하는 ‘쇼비뇽블랑’을 추천하고 싶다. 전세계를 대표하는 쇼비뇽블랑 명산지 중 상세르 쇼비뇽블랑은 상큼함이 단연 으뜸이다.
추천 와인: Fournier Sancerre Grand Cuvee La Chaudouillonne(프루니에 상세르 그랑 뀌베 쇼두이욘느)
다니엘(2005년생)
순수 K-POP 아이돌의 이미지에 글로벌적인 느낌을 한방울 떨어트린 것처럼 팀내에서 가장 이국적이지만 묘한 매력으로 중심을 잡고 있어 와인 추천 품종으로 리슬링을 추천한다. 참고로 리슬링은 전세계 화이트 품종 중에서도 가장 전천후 품종으로 드라이 캐릭터부터 스위트한 캐릭터까지 만들어내는 매력적인 품종이다.
다니엘은 아버지가 호주분, 어머니가 한국분이셔서 동서양의 매력을 동시에 풍기는 유전적 매력에 전세계 리슬링 중에서도 호주 리슬링을 추천한다.
추천 와인: Two Hands The Boy Eden Valley Riesling(투핸즈 더 보이 리슬링)
해린(2006년생)
음색이 가장 청아하고 힙합 스타일의 춤을 가장 잘 소화하고 있기에 해린과 닮은 와인 추천 품종으로는 샤르도네를 뽑았다.
청아한 목소리는, 전세계 샤르도네 중 으뜸인 프랑스 부르고뉴의 샤도네이와 닮았다. 특히 프랑스산 부르고뉴 샤도네이는 생산자들이 워낙 소량 생산하는 곳들이 많아 레어함이 전세계 탑이다. 시장에서는 그런 말이 있다. ‘오늘의 부르고뉴가 가장 가격이 좋다.’ 그만큼 부르고뉴 와인의 가격은 천정부지로 뛰고 있다.
추천 와인: Meo Camuzet Hautes Cotes de Nuits St Philiber Blanc(메오 까뮤제 오뜨 꼬뜨드뉘 생 필리베르 블랑)
혜인(2008년생)
혜인은 170cm로 멤버 중 가장 장신이자 막내이며 뉴진스에서는 통통튐과 발랄함을 맡고 있다.
화보를 매우 잘 찍고 잘 나와 화보 장인이라는 별명도 가지고 있다. 다양한 매력의 블렌딩을 소유하고 있기에 특정 포도품종 와인보다는 샴페인(샤르도네, 피노뫼니에 , 피노누아 블렌딩)을 추천하고 싶다. 또한 평소 개그 욕심이 많은 멤버이기도 하여 'Commdia(코메디언) 뜻을 가진 위 샴페인을 추천한다.
추천 와인: J.M. Seleque Commedia Extra Brut(장 마크 셀레크 코메디아)
아직 뉴진스를 접하지 못한 분들께는 위의 글이 알찬 정보가 되었으면 한다. 그리고 꼭 그들의 매력과 함께 즐길 수 있는 추천 와인으로 3월을 선물하고 싶다.
[프로필] 이진우
• ShinsegaeL&B 재직중(Hotel/Fine Dinning 전문 세일즈 및 교육)
• 건국대학교 산업대학원(생물공학과 와인양조학 석사)
• 한국 소믈리에 협회 홍보실장 역임
• Germany Berlin Wein Trophy 심사위원 역임
• 한국직업방송 ‘소믈리에 가치를 선사하다’ 출연
• 전) The Classic 500 Pentaz Hotel Sommlier 근무
• 전) Grand Hyatt Seoul Hotel 근무
• 전) Swiss Kirhoffer Hotel 근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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