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금융신문=고승주 기자) 6‧19 한국공인회계사회 회장 선거가 이틀 앞으로 바싹 다가온 가운데 차기 회장이 겪게 될 어려움이 최중경 전 회장 때 이상이 될 것이란 업계의 관측이 나온다.
최중경 전 회장은 신 외감법 제정을 추진한 인물로 역대 회장들 가운데 가장 활발히 대외 영향력을 행사했던 인물이다.
회계사로서 활동한 기간은 매우 적지만, 개혁을 하려면 힘 있는, 새로운 인물이 필요하다는 요구하에 2016년 회계사회 회장 선거에서 당선됐다.
이번 6‧19 회계사회 회장 선거 역시 최대 쟁점은 신임 회장이 신 외감법을 중심으로 회계업계 관련 정책과 제도 변경을 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고 있느냐다.
다만, 현재 대외 여건은 최중경 전 회장이 활동했을 때와 크게 다르다.
최중경 전 회장의 경우 본인의 추진력과 영향력도 컸지만, 당시에는 회계개혁을 위한 거의 완벽한 판이 형성돼 있었다.
▲초대형 분식회계로 인한 기업들의 반발 약화 ▲분식회계 방지 제도 신설을 대선 공약으로 내건 문재인 후보 ▲다수석을 가진 여당 ▲국정농단 사건으로 타협점이 필요했던 야당 ▲대형 분식회계로 인한 금융당국의 위기감 등 개혁을 위한 유리한 정국과 상황이 배치되면서 일사천리로 법률 제정이라는 큰 그림이 그려질 수 있었다.
반면, 윤석열 대통령 행정부는 꾸준히 기업 부담만을 고려한 규제완화 일변도로 가고 있고, 금융당국도 윗선의 확실한 변화 없이 기존의 방향을 바꿀 가능성은 작다.
국회 각 정책 곳곳마다 서로 한 발도 물러설 수 없는 대치 상황이 유지되고 있다.
현재 여당은 채상병(채해병) 사망 사건에서 볼 수 있듯이 타협을 통해 득점을 얻어내기보다는 실점을 하면 안 되는, 철저한 수비 전술을 고수할 수밖에 없다.
과거 국정농단 정국처럼 큰 돌발변수가 작동하지 않는 이상 국회가 돌아가기는 쉽지 않은 셈이다.
확실하게 예측할 수 있는 변수는 2017년 신 외감법 제정 당시처럼 대선과 같은 초대형 이슈 정도뿐이다.
회계사회 회장 2년 임기 동안 외형적 성과를 거두기는 대단히 어렵다는 뜻이다.
회계사회 회장은 1회 연임이 가능하므로 대선까지 제도 개선을 위한 밑 작업을 하게 되는 데 2년 동안 회원들이 참고 기다릴 수 있으면 차기 회계사회 회장이 어떤 형태로든 대외영향력을 갖고 있다는 것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 그렇지만 큰 외형적 성과를 가지기 어렵기에 회원들을 설득하는 작업이 동시에 필요한 상황이다.
한 회계업계 관계자는 “최근 급증하는 투표율만큼 회계사회 회장에 대한 회원들의 기대가 커지고 있다”라면서 “하지만 최중경 전 회장이 지금 돌아온다고 해도 신 외감법 정상화가 가능할 것이라고 장담하기 힘든 만큼 차기 회장은 큰 성과가 없다는 비판을 견디면서 자신의 역량을 입증해야 하는 대단히 어려운 상황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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