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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공회 선거] ② 최운열 “협상가는 싸울 때 머리띠를 두르지 않는다”

 

(조세금융신문=고승주 기자) ‘강한 회계사회.’

 

이번 한국공인회계사회 선거 최대 화제는 ‘힘’이다.

 

그간의 회계사회는 주기적 지정제에서 한발 한발 물러섰다. 더는 물러설 수 없다는 위기감이 회계사회 회원들을 사로잡고 있다.

 

하지만 어떻게 해야 강한 회계사회가 되는지는 아직 모호하다.

 

혹자는 의협처럼 회원들을 총동원하고, 지도부가 머리띠를 둘러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혹자는 사회 지도층과 연계를 다지면 된다고 말한다.

 

한국공인회계사회 회장 후보 기호 1번, 최운열 후보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우리는 지금 스포츠 경기를 하는 게 아니고, 시위를 하는 것도 아닙니다. 회계사회에 필요한 건 공정한 정책입니다. 정책은 거래입니다. 협상가는 싸울 때 머리띠를 두르지 않습니다. 협상가의 서류가방에는 공정한 협상 조건이 담겨 있을 뿐입니다.”

 

현재 최운열 후보는 ‘전 국회의원’이란 타이틀로 많은 지지를 받고 있다. 그가 몸담았던 더불어민주당은 거대 야당이 되었고, 그와 친했던 의원들이 여럿, 국회에서 활동하고 있다.

 

“제가 있을 때 의정 활동을 마쳤던 박찬대 의원이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되고, 유동수 민주당 의원도 또 원내에 들어왔습니다. 제가 국회에 있었을 때 제일 호흡이 잘 맞는 친구들이었습니다. 국민의힘에서 당선된 조정훈 의원도 제가 굉장히 좋아하고, 최은석 의원 역시 그렇고요.”

 

최운열 후보는 친분은 중요하지만, 거래는 또 다른 이야기라고 말했다.

 

“저는 국회의원 할 때 명함에 민주당이라는 당명도 달지 않았어요. 의원들은 정치적으로야 서로 견해를 달리하지만, 정책은 여야‧정파를 떠나 대화의 장으로 양쪽 선수들을 끌어모을 수 있어야 합니다. 그때 필요한 게 합리적 거래 조건입니다.”

 

신 외감법을 만들었을 당시와 달리 지금은 국민의힘 정권이다. 얻으려면 내줘야 하는 게 거래의 기본이다. 최운열 후보는 과거에도 디테일에 악마가 있었는데, 지금은 더더욱 거래 조건이 까다로워졌다고 강조한다.

 

“일단 모두가 인정할 수밖에 없는 공통 명제를 명확히 하는 게 필요합니다. 예를 들어 정부가 밸류업 프로그램이라고, 지배구조 우수 평가를 받으면 주기적 감사인 지정제를 유예해 주겠다는 것까지 검토하고 있잖아요?”

 

“다음 회계사회장은 정부여당에 질문할 수 있어야 합니다. 지배구조와 회계 투명성이라는 두 기둥이 있는데 두 기둥이 같이 받쳐줘야 위험이 낮아져서 기업의 가치가 올라간다. 지배구조만 좋다고 투명성은 우리가 양보할 수 있느냐, 우리 내부가 양보한다고 해도 국제금융시장이 그걸 용인하겠는가. 지금 ESG 공시나 지속가능성 공시 등 국제적 회계투명성의 시대가 코앞에 닥쳤는데 한국 같은 무역국가가 무시할 수 있겠는가.”

 

“정부와 여당 안에는 유능하고 말이 통하는 분들이 계십니다. 이분들을 설득하는 건 충분히 가능하리라 생각합니다. 어려운 곳은 기업입니다. 그들이 비용을 대니까요.”

 

최운열 후보는 만일 이번 정부에서 회계사회가 신 외감법을 사수한다고 해도 기업들은 계속 빠져나갈 방법을 모색할 것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앞으로 신 외감법이 기업과 투자자 모두에게 이익이 되는 구조를 만들면, 만일 기업이 빠져나가려 할 때 투자자가 억제책이 될 수 있다고 전했다. 단기 이익과 장기 이익 양면에서 판을 짜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핵심은 지배구조와 주가입니다. 일반 주주, 근로자, 채권자, 정부, 그 누구도 회계투명성 개선으로 기업 가치가 높아지는 것을 싫어할 이유가 없습니다. 그러나 딱 한 부분이 기업 가치 증대하고 자기 이해가 같지 않죠. 그게 대주주입니다. 주가가 오르면 상속세를 더 내야 하니까요.”

 

“경영리스크(회계투명성 제고)가 해소되면 주가가 올라가는 건 너무나 당연한 것입니다. 하지만 주가가 오르면 상속 부담이 커집니다. 게다가 우리나라 상속세 최고세율이 65%잖아요. 제가 보기에 과해요. 그렇게 해서 1년에 세수가 어느 정도 되느냐, 한 7조 남짓할 겁니다. 이걸 합리적으로 조정할 필요가 있다. 제가 개인적으로 시뮬레이션을 한번 해봤는데요. 하향 조정을 하면 세원이 훨씬 늘어나요.”

 

“회계투명성 문제는 한국 증시의 주가, 투자자 이익, 기업 영속에 걸린 문제입니다. 제가 구상하는 신 외감법은 이를 묶을 것입니다. 회계투명성 확보를 통한 주가상승과 기업들의 상속부담 감소를 묶는다면 기업이 빠져나가려 해도 쉽게 빠질 수가 없습니다. 그들에게도 이익을 주고, 투자자에게도 이익이 되고, 국제적 투자자들의 신인도도 올리게 되죠. 이 구조 안에 넣을 수 있도록 신 외감법이 작동해야 하는 것입니다.”

 

회계 투명성을 높이면 기업 가치가 높아지고, 투자자에게도, 대주주에게도 유리하다.

 

최운열 후보는 이것이 그간의 신 외감법이 해결하지 못했던 과제라고 말했다. 회계사회에 필요한 해법, 자신의 궁극적인 해결법이 바로 이것이라고 강조했다.

 

“신 외감법 문제는 제가 보기엔 그렇습니다. 궁극적으로 이 문제가 해결되려면 기업의 가치와 모든 이의 가치가 등치가 되도록 만들어주는 게 필요하다. 신외감법은 그 수단이다. 이렇게 구조를 짜야 회계 투명성은 기업 가치를 올리고, 외부감사비용은 기업 가치를 올리는 하나의 투자라는 인식이 자리 잡을 수 있습니다. 그동안 못한 것이지 미래도 할 수 없다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는 할 수 있습니다.”

 

아까 최운열 후보는 친분은 중요하지만, 거래는 또 다른 이야기라고 말한 바 있다. 친분은 정책을 꾸밀 때 크게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이야기인가. 그렇게 묻자 최운열 후보는 기다렸다는 듯이 답을 이어갔다.

 

“아무리 합리적이고, 좋은 거래 조건이 있다고 해도 실제로는 거래가 성사되지 않는 경우도 많습니다. 신뢰, 신용이 없으면 선뜻 거래에 응할 수 없죠. 우리가 비슷한 품질이지만 돈을 더 내고 유명 브랜드 제품을 쓰는 것과 같습니다.”

 

“단순히 잘 아는 건 그냥 친한 거죠. 그건 사적인 영역이고, 어떤 일을 하려면 공적인 신용이 있어야 합니다. 신용이란 함께 일하거나 거래를 했다는 실적이 있어야 쌓이는 것입니다. 협상가는 거래 실적으로 신용을 쌓습니다. 정부, 여당, 기업과 함께했던 거래 실적이 누구보다 많다는 것, 이것이 회계사회 회원분들에게 약속드리는 저의 ‘신용’입니다.”

 

 

[조세금융신문(tfmedia.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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