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금융신문=고승주 기자) 6‧19 한국공인회계사회 회장 선거는 역대 어느 회계사회장 선거보다 어려운 선거다. 과거에는 협의와 관행의 대상이었던 회계사회장이 사회적 역할을 해야 하는 자리로 변모하고 있기 때문이다.
2016년 4911명 정도였던 회계사회장 선거 투표인 수는 2020년 선거에선 1만1624명으로 두 배 이상 늘었고, 2022년 선거에선 1만3017명으로 또 늘어났다. 이 새로운 변화는 전체 70%가 청년유권자들이 이끌고 있다.
최운열 후보는 회의 핵심은 회원들이지만, 균형‧상생에선 다소 미흡했다고 말했다.
“아무리 좋은 정책을 만들어도 어딘가에서는 홀대를 호소하기 마련입니다. 감사인 주기적 지정제에 대해서도 박탈감을 호소하는 회계사 내부의 목소리들이 있습니다.”
“제가 회 외부에선 협상가로서 활동한다면 회 내부에서의 저의 역할은 중재인이 될 것입니다. 신 외감법은 회계시장의 모든 구성원에게 유익이 돌아가야 합니다. 감사를 잘하는 감사인에게 큰 외부감사 또는 어려운 외부감사가 배정돼야 하죠. 기본적으로는 더 많은 회계사에게 기회 주는 것이 원칙이니까요.”
“조정과 중재 과정에서 마찰은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명확히 말씀드리자면, 저는 누구보다도 중립적이고 원칙적인 위치에 있다는 것입니다. 저는 대형, 중견, 중소 회계법인 어느 한 곳에도 속한 적이 없습니다. 전 국회의원이면서 학자였기에, 평생 아래에서 올라오는 목소리부터 위에서부터의 내려오는 이야기까지 모두를 들어왔습니다. 그 어떤 목소리도 소홀히 하지 않을 것입니다.”
이번 선거에서 모든 후보들이 청년‧여성층에 손을 흔들고 있다. 최운열 후보는 무엇을 약속하고 있는가.
그의 공약집을 보니 ▲경력 단절 여성회계사들에 대한 취업 지원 및 유연 근무제 ▲집합 대면 연수 확대 ▲기수별 역량 강화 프로그램 개발 ▲세무사들의 공인회계사 업무영역 침범 대응 ▲개업을 위한 맞춤형 교육 ▲지방공인회계사들을 위한 지방회 재정 지원 등이 꼽혔다. 넌지시 다른 후보와 겹치는 공약이 많다고 말하니 최운열 후보는 미소로 답했다.
“다른 후보분들하고 비슷하지요? 이전에도 비슷했을 겁니다. 회계사회 내부의 문제는 어제오늘의 문제가 아니니까요. 당장 직면 과제는 업역을 지키고, 회계사 개업에 대한 지원, 가족과 함께 있는 시간을 보장하는 것이 될 것입니다. 개업 지원은 체계를 갖춰야 하는 것이라서 구조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고, 유연근무제 등은 각 회계법인의 협조가 필요합니다.”
“업역 사수같은 지금 당장할 수 있는 문제는 신속히 대응하고, 고착화된 구조 변화는 시간을 두고 진행할 수밖에 없습니다. 한 번에 얻을 수 있는 성과란 없습니다. 우선 큰 목표를 세우고 이에 차근차근 단계적으로 이루는 로드맵을 만들 것입니다.”
신입 회계사 선발인원 문제에 대해선 다른 두 후보는 일괄적인 삭감을 약속하고 있다.
“회계사 신규 선발인원, 딱 몇 명으로 줄이겠다. 그렇게 말하면 감성적으로야 화끈하고 좋겠지만, 저는 최소한 그러고 싶지 않습니다. 일은 그렇게 하는 게 아니니까요. 당장은 당국이 수용할 만한 뒷받침을 쌓아야 합니다. 회계법인의 신규회계사에 대한 수요, 인공지능 시대의 도래, 경력 단절 여성회계사의 업무복귀 등을 고려하여 적정한 회계사 선발인원이 얼마가 되어야 하는지, 확실한 근거를 만들어 적정인원 선발을 요구하겠습니다.”
회원들은 회계사, 회계법인에 대한 감독당국의 감리가 과도하다고 호소하고 있다.
“많은 우리 회계사분들께서 지적하시는 게 금융감독원의 회계법인에 대한 감리인데 실제로 돌아가는 것을 보니 문제가 있습니다. 감독당국은 회계법인의 인사‧예산‧조직에 대해 과잉된 의구심을 품고 있습니다. 인사, 노무 등 경영전반에 대해 지나칠 정도로 경영지도에 나서고 있죠. 감리의 목표는 감사의 품질을 높이기 위한 것인데 그 이상은 과도한 요구입니다. 정확히 팩트를 갖춰 논리적이고 합리적 대화를 통해 정상화할 것입니다.”
회계사회장이 된다면 첫 공식 행보로 누구부터 만나겠느냐고 물었다. 과거 최중경 회장이 그러했듯 최운열 후보도 같은 답을 내놓았다.
“언론부터 찾을 겁니다. 제가 국회에서 입법 활동을 하면서 재확인하게 된 것은 의원 수가 아무리 많아도 여론 조성이 안 되면 절대 정책을 만들 수 없다는 것입니다. 우리가 아무리 강하게 행동하고 요구한다고 해도 여론이 우호적이지 않다면, 정책도 요구도 이룰 수 없다는 것을 여럿 보아 왔습니다.”
“당사자들끼리만 해야 할 이야기란 것도 분명히 있죠. 하지만 큰 흐름에서 회계사회의 정당한 요구가 수용되려면 여론도 그렇게 생각한다는 틀이 필요합니다. 신 외감법, 회계산업에 대한 과도한 감리, 신규회계사 선발인원 적정화, 심지어 우리 내부의 문제까지도, 여론을 통해 회계사회의 정당성을 쌓는 작업이 대단히 중요합니다. 뿌리 깊은 나무는 바람에 흔들리지 않습니다. 저는 기자간담회를 열고, 언론인분들과 정기적으로 만날 것입니다. 항상 귀를 열고, 입을 모아 설득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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