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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詩가 있는 아침]아버지의 마음

시인 김현승, 낭송 조정숙

아버지의 마음 / 김현승 (낭송  조정숙)

 

바쁜 사람들도 굳센 사람들도

바람과 같던 사람들도

집에 돌아오면 아버지가 된다

 

어린것들을 위하여 난로에 불을 피우고

그네에 작은 못을 박는 아버지가 된다

 

저녁바람에 문을 닫고

낙엽을 줍는 아버지가 된다

 

세상이 시끄러우면

줄에 앉은 참새의 마음으로

아버지는 어린것들의 앞날을 생각한다.

 

어린것들은 아버지의 나라다.

아버지의 동포同胞다

 

아버지의 눈에는 눈물이 보이지 않으나

아버지가 마시는 술잔에는 항상

보이지 않는 눈물이 절반이다

아버지는 가장 외로운 사람이다

 

아버지는 비록 영웅英雄이 될 수도 있지만

폭탄을 만드는 사람도

감옥을 지키는 사람도

술가게의 문을 닫는 사람도

집에 돌아오면 아버지가 된다.

 

아버지의 때는 항상 씻김을 받는다.

어린 것들이 간직한 그 깨끗한 피로..

 

[시인 약력] 김현승

1913년 광주 출생(1975년 별세)

1934년 시 '쓸쓸한 겨울저녁이 올때 당신들은'를 동아일보에 발표하며 문단에 나왔으며, 암울한 일제시대 속에서도 민족의 희망을 노래한 〈새벽〉, 〈새벽은 당신을 부르고 있습니다〉 등을 발표, 1973년 서울특별시문화상 수상, 시집 『김현승시초(詩抄)』 등

 

 

[감상 양현근]

한 가정의 생계를 꾸려나가는 아버지라는 자리는 참으로 외롭고 쓸쓸하기 마련이다. 힘들어도 힘들다 말할 수 없고, 아파도 쉽게 아플 수 없는 고독한 자리가 곧 아버지라는 위치다. 그러나 집에 들어오면 두 팔 벌려 안기는 어린 자식들의 따뜻한 사랑이 있어 고단함을 버티는 힘이 된다. 영웅이자 혁명가, 산업전사이기 이전에 아버지가 된다.

 

[낭송작가 조정숙]

시마을 낭송작가협회 회원

청마유치환 전국시낭송대회 대상

김영랑 전국시낭송대회 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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