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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계사회장 선거]③ 거꾸로 가는 최중경 “회계사회장 직접 뽑는 선진국 어딨나”

빅4 동원선거된 총회…로컬·청년 “우린 회원 아니냐”
공정투명성 지향하려면 회계사회 운영부터 바꿔야

회계사회는 이권단체가 아니라 공익성을 인정받는 법정단체다. 회장선거를 포함, 운영 역시 공공성과 투명성을 담보해야 한다. 그런데 최중경 한국공인회계사회 회장이 선거규칙을 바꾸고, 피선거권 문턱을 높이는 등 차기 회장선거에 영향을 미쳤다고 볼 수 있는 정황이 드러나 논란이 가속화되고 있다. 17일 결정될 45대 회장 선거와 관련 회계사회의 운영 실태를 진단해봤다. <편집자 주>

 

 

(조세금융신문=고승주 기자) 45대 회계사회 회장 선거는 전자투표로 진행된다. 코로나19 방역 준수 때문이다.

 

그런데 최중경 회계사회 회장은 선진국 중 직접선거로 회장 뽑는 나라가 어디 있느냐며 강한 불만을 토로했다.

 

“미국, 영국 등 외국 공인회계사회의 예를 보아도 회장을 직접선거로 선출하는 경제선진국은 없다. 차기 집행부에서 ‘회장선거제도 개선 특별위원회’를 구성해 회장선거제도 전반에 대하여 진지한 검토를 시작해 달라(5월 1일 공인회계사회 회장선거 공지문).”

 

어투는 온화했지만, 내용은 과격했다.

 

회계사회 내에서 직선제로 처리하는 사안은 많지 않다. 회장·부회장·감사 각 1명 선출, 회칙 개정 정도다.

 

회장선거가 간선제로 바뀌면 나머지 선출직도 간선제로 바뀔 가능성이 크다. 회원들이 회 운영에 참여하는 발판은 더욱 위축될 수 있다.

 

하지만 애초에 회계사회가 회원들의 민의를 반영하는 구조가 아니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형태만 직선제지 실제로는 몇몇 대형 회계법인들만의 안방 잔치라는 것이다.

 

회장 선거하는 데 기표소가 1곳?

선거에 숨어 있는 로컬 차별

 

6·17선거 이전 회장선거는 매우 폐쇄적이고 불합리했다.

 

모든 회원은 투표권이 있지만, 투표권을 행사하려면 서울에서 열리는 총회에 참석해야 했다.

 

대통령 선거를 하는데 서울 기표소 한 곳만 창구를 열어두는 셈이다.

 

세무사회가 지역별 지방 기표소를 운영하고, 변호사협회가 이틀에 걸쳐 사전투표까지 여는 것과 대조적이다.

 

총회가 휴일이 아닌 평일 오후로 열린다는 것도 심각한 제약이다. 일부 지방회계사들은 회장선거에 참여하기 위해 전날 서울로 올라와 하룻밤 묵는 사람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그런 사람들은 극히 적다.

 

한창 일할 때인 청년회계사들은 선거 참여가 불가능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황병찬 청년회계사회 회장은 “전체 회계사의 70%를 차지하는 청년회계사들은 투표하지 말라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말했다.

 

회장선출 선거만이 아니다. 반드시 회원 총의가 담겨야 하는 회칙개정 투표도 서울 총회에 직접 참석이 원칙이다.

 

투표율에는 이러한 현실이 그대로 반영돼 있다.

 

2012년 회장선거 투표율은 37.6%로 1만4639명 중 5510명이 참여했다. 2014년은 17%로 1만6490명 중 2813명, 2016년은 27%로 1만8119명 중 4911명이 투표했다.

 

투표한 사람들은 누구였을까. 업계에서는 소위 ‘빅4’로 부르는 4개 대형회계법인을 지목한다.

 

천여명의 직원을 보유하고, 직원들에게 총회참석을 허용할 만한 회계법인은 주요 4개 회계법인 정도라는 것이다.

 

중진급 회계사 A씨는 “자사 회계사의 총회 출석을 허락할 수 있는 곳은 서울 내에서도 어느 정도 규모가 큰 회계법인 정도”라며 “회계사회 회장선거는 4대 대형회계법인의 동원선거였던 측면이 있었다”고 말했다.

 

회계사회 원로급 인사인 B씨는 “회계사회가 4개 대형회계법인(빅4)의 안방잔치라는 비판이 나오는 첫 번째 이유가 선거구조”라며 “업계에서는 회계사회 운영에서도 로컬을 배제하는 등 로컬을 차별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형식은 민주제, 실제로는 참주제

 

4대 회계법인의 강한 영향력은 회계사회 의결 구조에도 드러나 있다.

 

회계사회는 회장 1명, 상급 의결기관인 이사회, 대의 의결기관인 평의원회로 구성된다.

 

100~150명의 일반 평의원회 의원은 최소 50여 명의 추천을 받아 선임되는데 4대 회계법인들이 자사 회계사들을 동원해 보유한 평의원회 위원은 60명 수준으로 알려졌다.

 

만일 4대 회계법인이 소위 ‘미는 후보’를 회장으로 당선시키면, 지배체제는 더욱 공고해진다.

 

회계사회 회장은 10~15명의 이사 중 4명, 최대 170인의 평의원회 의원 중 20명에 대한 지명권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대통령(회장)이 국회 상임위원장(이사) 중 27%~40%, 국회의원(평의원) 중 12~17%를 마음대로 뽑을 수 있는 셈이다.

 

빅4와 회장 표를 합치면 거의 단독 과반선까지 확보할 수 있다.

 

형식적으로는 민주정이지만, 실질은 귀족정 내지 참주제에 더 가까운 셈이다. 투명성과 공정성을 담보하는 법정단체인 회계사회가 이러한 방식으로 계속 운영해야 하는지는 중견급 인사들 가운데서도 의문이 제기된다.

 

중견회계사 C씨는 “미국 등 일부 선진국 회계사회에서 간선제로 총의를 반영하기는 한다”면서도 “해당 국가들은 사회 제도적으로 회계투명성이 고도로 발전한 국가다. 수조원 규모의 회계조작 범죄가 주기적으로 빈발하는 한국을 그 국가들에 빗댈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현실적으로 4대 회계법인의 영향력이 필요한 것처럼 직선제 역시 필수불가결하다”며 “회계투명성을 확보하려면 회계사회도 투명하게 운영해 더욱 다양한 목소리도 담을 수 있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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