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절초 / 김순태
고향 언덕배기에 네가 없다면
얼마나 허전하고 쓸쓸할까
장미처럼 화려하지 않지만
포근한 손길로
길섶 갈대 틈에 섞여
이별의 계절을 다소곳이 지켜내는 여울진 모습
배롱나무보다 따사로운
네 마음 곱기만 한데
삭풍이 몰아치는 들판에
혼자인 게 두렵다
고스란히 품에 안아 갈 볕 드는 창가에 옮겨놓고
그곳에서 편안하게 지내라
모은 정성 간데없고
뽀얀 살결 나날이 짙어져
노란 웃음 사그라진 모습으로
한 잎 한 잎 말려든다
시간마다 갈아주는 맑은 물도
고향 언덕배기 따스한 볕과
진주 같은 이슬보다 못했나 보다
너는 끝내 자궁 같은
깊은 산골에 향기 뿌리며
고운 모습으로 남겨져야 할 것을
고통 호소에 뉘우치며
이제 바싹 마른 모습 안아
노을빛 곱게 비치는 창가에 깔아놓은 이부자리에 뉘었다
구절초야
저기 하얀 구름이
솜이불이라 생각하렴
이곳을 이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사랑이라고 생각하렴.
[시인] 김순태
경북 구미 거주
대한문학세계 시 부문 등단
대한문인협회 대구경북지회 정회원
(사)창작문학예술인협의회 회원
[시감상] 박영애
진하지 않고 화려하지 않지만, 은은한 향으로 스미고 정겨움과 따뜻함을 전해주는 구절초의 향이 느껴진다. 구절초에 사랑하는 어머니를 담은 시적 화자의 마음이 잔잔하게 전해져 가슴 애잔하게 한다. 고되고 힘든 삶 속에서 어머니의 마음은 더욱 따뜻했고 그 사랑은 깊었다. 그 사랑 알기에 이제는 연약한 어머니를 더 좋은 곳에서 편하게 모시려고 하지만, 마음과 다르게 흘러가는 세월은 그 시간마저 마음껏 허락하지를 않는다. 그럼에도 사랑하는 어머니가 옆에 오래 있기를 간절히 기원하는 그 마음이 전해져 온다.
[낭송가] 박영애
충북 보은군 거주
대한문학세계 시 부문 등단
(사)창작문학예술인협의회 부이사장
대한문인협회 정회원
(현) 시인, 시낭송가, MC
(현) 대한창작문예대학 시창작과 교수
(현) 대한문학세계 심사위원
(현) 대한문인협회 금주의 시 선정위원장
(현) 시낭송 교육 지도교수
(현) 대한시낭송가협회 회장
(현) 문화예술 종합방송 아트TV '명인 명시를 찾아서' M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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