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금융신문=진민경 기자) 가상자산시장을 키우기 위해선 원칙과 방향성 중심의 법안 마련을 통해 첫 삽을 뜨는 게 무엇보다 시급하다는 전문가 의견이 나왔다.
가상자산을 특화한 기본 법률을 제정하되 이 법안에 모든 것을 다 담으려 하지 말고 기본법에서 정한 원칙이 관련 개별법률에서 합목적적으로 관철되도록 동반 개정을 통해 여러 이해관계자들의 의견을 사회적 합의로 모아내자는 의견이다.
이수환 국회입법조사처 입법조사관(변호사)은 18일 국회의원회관 제3세미나실에서 열린 ‘가상자산과 NFT시장 활성화 및 규율방향 모색’ 세미나에서 토론자로 참여해 이 같이 주장했다.
이 입법조사관은 "기본법에 모든 것을 담으려고 하면 입법이 자칫 지지부진해질 수 있다”고 우려한 뒤 “일단 진척을 보이려면 원칙과 방향성을 담은 '디지털자산기본법'을 입법하고 거기서 각종 쟁점들을 가르마 타주는 한편 관련 컨트롤 타워를 세우는 등 조처가 뒤따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입법조사관은 “기존에도 규제는 이미 많다. 규제도 규제지만 어떤 식으로 진행하겠다, 육성하겠다 하는 것이 명확해야 시장을 키울 수 있을 것으로 본다”며 시장활성화 관점이 우선돼야 함을 강조했다.
이 입법조사관은 이날 세미나 제1주제 발표자인 이경근 서울종합과학대학 교수의 ‘가상자산 시장 활성화 및 규율방향 관련 입법 동향과 전망’이라는 주제발표에 대한 토론자로 나섰다.
이경근 교수는 주제 발표를 통해 향후 가상자산 법안이 전자금융거래법(전금법)이나 특정금융거래정보법(특금법) 개정안보다는 별도 제정법을 채택하는 방향으로 합의가 이뤄질 것으로 내다봤다.
이 입법조사관은 이에 가상자산 관련 법안이 제정법 쪽으로 갈 것이라는 이경근 교수의 전망에 동의를 표하면서도 "입법형식이 제정법으로 간다고 해도, 후속적으로 일부 개정은 뒤따라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상근 서강대 경영학과 교수가 ‘대체불가능토큰(NFT) 시장 활성화 및 규율방향 모색’을 각각 주제로 선정해 발표한 후 토론자들의 토론이 이어지는 형식으로 진행됐다.
여야 의원들이 제안한 가상자산 관련 제정안에 대해서는 “규제와 진흥의 균형을 도모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현재 가상자산 관련 제21대 국회 발의 입법안은 50여 개고, 그중 제정안은 8개이며, 제정안에선 공통적으로 정의규정, 진입규제, 사업자의 의무, 불공정거래행위 금지 등에 대한 내용을 규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입법조사관은 이런 방향성은 권은희 국민의당 의원의 ‘가상자산거래 및 이용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제정)안’에서도 잘 드러나고 있다고 봤다. 특히 이 제정안에서 가상자산의 기술혁신을 촉진하고 이용자를 보호해 가상자산거래업을 건전하게 육성, 국민경제 발전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한다고 한 점을 입법 취지와 목적으로 분명히 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 입법조사관은 아울러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내걸었던 공약인 디지털자산기본법 제정과 디지털산업진흥청 설립 등의 공약에 대해선 ‘원칙과 방향성 중심’으로 일단 첫발을 떼는 것이 중요하다며 긍정적으로 봤다.
이날 세미나는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권은희 의원(국민의당 원내대표)과 오기형 더불어민주당의원이 주최했고, 조세금융신문과 한국NFT콘텐츠협회가 주관했다. 코로나19 확산 예방을 위해 소수 인원만 현장에 참석한 가운데 비대면으로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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