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3.29 (금)

  • 흐림동두천 1.0℃
  • 흐림강릉 1.3℃
  • 서울 3.2℃
  • 대전 3.3℃
  • 대구 6.8℃
  • 울산 6.6℃
  • 광주 8.3℃
  • 부산 7.7℃
  • 흐림고창 6.7℃
  • 흐림제주 10.7℃
  • 흐림강화 2.2℃
  • 흐림보은 3.2℃
  • 흐림금산 4.4℃
  • 흐림강진군 8.7℃
  • 흐림경주시 6.7℃
  • 흐림거제 8.0℃
기상청 제공

[이슈체크] 야옹이 작가 등 웹툰계 ‘탈세의혹’…가짜 절세수법 A‧B‧C 무엇?

회사 세우면 소득세 최고세율(45%) 회피…중소기업 통상 10%
회삿돈 사적용도로 쓰면 유용‧횡령…법카‧슈퍼카‧허위인건비 단짝
부가가치세 면세사업장, 면세요건 지키고 매년 사업장현황신고
전문탈세수법, 거래누락‧특수관계거래‧허위단가부풀리기‧가짜 지출계정 등

(조세금융신문=고승주 기자) 국세청이 웹툰작가 김나영(별칭 야옹이)씨의 탈세혐의에 대해 세무조사한 가운데 절세 상식으로 알려진 회사 설립이 자칫 탈세 상식이 될 수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 세율 45%→10%의 마법

 

김 씨는 본인 웹툰이 고수입을 얻자 세금 절세 등의 명목으로 회사를 차리고 회사에 자신의 웹툰 저작권을 넘긴 것으로 알려졌다.

 

개인사업자에서 법인사업자가 되면 파격적 세율 특혜가 있다.

 

소득세는 과세표준이 10억원이 넘으면 누진세율이 6~45%에 달한다.

 

반면 법인세율은 10%~24% 누진세율인데 2021년도 기준 국내 기업 88.4%는 0%(적자기업 등) 또는 10% 세율을 적용받는다.

 

김 씨 회사는 10%일 가능성이 크다.

 

법인은 낮은 세율 외에도 비용처리가 개인에 비해 상대적으로 자유롭다는 장점이 있다.

 

어지간한 건 비용으로 인정받으며, 사업용 명목으로 부동산(사옥, 사무실) 등 자산을 사들이면 과세표준을 낮출 수 있다.

 

 

◇ 회삿돈 빼먹는 탈세의 기술

 

그런데 법인세에는 한 가지, 큰 제약이 있다.

 

100% 개인회사라도 사장이 회삿돈을 멋대로 빼가거나 쓸 수 없다.

 

회사에 소득세 절반밖에 안 되는 세율 특혜를 주는 이유는 직원고용, 부가가치 창출에 따른 국가 총생산을 올리는 데 기여한다고 보기 때문이다.

 

회사설립으로 ‘탈세’를 하려는 사람은 필연적으로 회삿돈을 사장 호주머니로 녹이는 방법을 고민하게 되어 있다.

 

 

합법적으로 녹이는 수단은 월급과 배당이다.

 

사장이 많은 월급을 받는 것은 현명하지 않다. 월급을 받으면 소득세를 내기 때문이다. 소득세도 내고, 법인세도 내야 돼서 상당수 중소기업 사장들은 세율 구간이 크게 오르기 전인 1억5000만원(세율 35% 구간) 안쪽으로 연봉을 받는다.

 

배당도 절세수법이 되지 못 한다. 지방세 포함 법인세 최저세율이 11%, 배당소득세율이 15.4%, 합계 세율이 26.4%다. 게다가 배당소득이 연 2000만원을 넘으면 종합합산과세 대상이 돼 소득세 6~45% 누진세율을 적용받다. 이러면 회사를 설립하는 이유가 사라진다.

 

 

때문에 일부 사장들은 편법 수단을 쓰게 된다. 여기부터 탈세 영역에 근접한다. 

 

김 씨 탈세의혹 일부가 해당하며, 유튜버, BJ, 웹툰계 등에 절세상식으로 알려져 있는 내용이다.

 

단골 수법은 개인 용도로 회사카드를 긋는 방법이다. 고액명품 쇼핑, 법인용 외제차가 대표적이다.

 

국세청은 운행일지가 있을 경우 외제차 두어대 정도는 봐주지만, 동종 업종에 비해 좀 씀씀이가 과도하면 국세청 빅데이터 전산망에서 자동으로 이상기후를 잡아낸다.

 

 

때문에 슈퍼카를 여러 대 운영하고 회사 카드로 생활비를 쓴다거나 명품을 구입하면, 회사 업무를 위한 지출이 아니라 사장의 개인사치생활을 위한 유용으로 볼 수 있다. 

 

회사 업무를 전혀 안 하는 자신의 가족, 배우자를 직원으로 등록해놓고, 고액의 월급을 꼬박꼬박 준 것도 회삿돈을 고의로 빼돌렸다고 볼 수 있다.

 

그렇지만 이것만으로는 사장 호주머니를 채우기에 좀 부족하다. 게다가 웹툰 회사란 것이 복잡한 제조업도 아니라서 돈 쓸 곳이 어느 정도 정해져 있다.

 

수입을 누락하는 방법은 추천되지 않는다. 네이버에서 꼬박꼬박 돈을 보내줬다는 세금영수증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일부 사업자들은 대놓고 거래를 누락하는 사례가 있어 당국에서 처분을 두고 고민한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특수관계법인간 거래를 통해 회사를 녹여 먹거나(부당행위계산), 직원복지 계정을 하나 만들어 착복하는 방법을 쓴다.

 

전자는 상법‧자본시장법‧회사법을 잘 알아야 하는데 이쯤되면 변호사나 회계사 쪽으로 일이 넘어가고 버는 돈의 단위가 달라야 비싼 탈세 컨설팅 비용을 댈 수 있다.

 

세무사 영역에서는 후자를 선택할 가능성이 큰데 직원 수에 비해 비용이 과다하거나 사장에게 복지비를 몰아주는 등 거래가 정상적이지 않다면 이 역시 국세청 전산망에 걸린다.

 

 

◇ 웹툰은 부가가치세 면제라는 데 왜?

 

김 씨는 최근 자신에 대한 탈세의혹 보도가 줄을 잇자 두 가지 해명을 내놓았다.

 

첫째는 지난해 국세청으로부터 자신의 법인카드 및 차량에 대한 사적 사용 혐의가 없음을 인정받았다는 것. 다만, 2월 9일 국세청 조사국 세무조사 브리핑은 단순한 헛발이 아니다.

 

둘째는 출판업과 웹툰 업계에 대한 부가가치세 관련 법적인 해석에 논쟁이 있다는 것.

 

부가가치세는 부가가치를 창출하면 내는 세금이다. 농산물 원물을 유통하면 부가가치세 면세지만, 농산물 가공식품은 과세대상이다.

 

창작자 개인이 웹툰을 네이버에 공급했다면 창작자는 부가가치세를 낼 일이 없다. 하지만 김 씨처럼 자기가 세운 웹툰 회사에 자신의 웹툰 저작권을 넘겼다면 문제가 달라진다.

 

국가가 웹툰에 부가가치세 면세 특혜를 주는 건, 해당 산업의 진흥‧육성을 위함이며, 따라서 국가에 등록된 웹툰에 한해 부가가치세 면세를 준다.

 

출판업‧출판사로 등록하고, 보유하고 있는 웹툰에 대해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국제표준도서번호(ISBN, 서지정보) 또는 국제표준자료번호를 받아 등록해야 한다. 주로 ISBN를 받는데 책 뒤에 보면 바코드 밑에 작게 쓰여진 숫자가 ISBN 코드다.

 

그러고 나서 네이버 등에 웹툰을 공급해야 된다. 이중 하나라도 빠지면 탈세가 된다.

 

논란이라고 한다면 웹툰을 현행 ISBN코드에 두는 게 합당한지 정도다. 웹툰계에선 디지털콘텐츠인 웹툰을 서책‧음반‧비디오테이프 관리하던 시절의 ISBN코드에 묶어두는 게 적합하지 않다고 주장하며 새로운 등록분류기준을 도입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저작물 등록방식이 어떻게 바뀌든 현행 법에선 면세사업자로 인정받으려면 매년 사업장현황신고를 꼬박꼬박하면서 사업기간 동안 면세사업자로서 요건을 지키고 있다는 것을 증명해야 한다. 안 그러면 탈세다.

 

 

지난 9일 오호선 국세청 조사국장은 “이번 세무조사에서는 대다수 국민이 코로나19와 복합 경제위기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시기에 오히려 안정적인 고소득을 향유하면서 호화 사치생활을 영위한 일부 연예인, 유튜버, 인플루언서, 지역토착 사업자의 탈세혐의에 대해 강도 높게 검증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조세포탈사실이 확인되는 경우 조세범처벌법에 따라 고발조치 등 예외 없이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히 처리하겠다”고 덧붙였다.

 

 

[조세금융신문(tfmedia.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












배너

전문가 코너

더보기



[인터뷰] 임채수 서울지방세무사회장 권역별 회원 교육에 초점
(조세금융신문=이지한 기자) 임채수 서울지방세무사회장은 지난해 6월 총회 선임으로 회장직을 맡은 후 이제 취임 1주년을 눈앞에 두고 있다. 임 회장은 회원에게 양질의 교육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지방회의 가장 큰 역할이라면서 서울 전역을 권역별로 구분해 인근 지역세무사회를 묶어 교육을 진행하고 있어 회원들의 호평을 받고 있다. 올해 6월에 치러질 서울지방세무사회장 선거 이전에 관련 규정 개정으로 임기를 조정해 본회인 한국세무사회는 물론 다른 모든 지방세무사회와 임기를 맞춰야 한다는 견해도 밝혔다. 물론 임원의 임기 조정을 위해서는 규정 개정이 우선되어야 하지만, 임기 조정이라는 입장을 구체적으로 밝히는 것은 처음이라 주목받고 있다. 임채수 회장을 만나 지난 임기 중의 성과와 함께 앞으로 서울지방세무사회가 나아갈 길에 대해 들어봤다. Q. 회장님께서 국세청과 세무사로서의 길을 걸어오셨고 지난 1년 동안 서울지방세무사회장으로서 활약하셨는데 지금까지 삶의 여정을 소개해 주시죠. A. 저는 1957년에 경남의 작은 시골 마을에서 8남매 중 여섯째로 태어났습니다. 어린 시절에는 대부분 그랬듯이 저도 가난한 집에서 자랐습니다. 그때의 배고픈 기억에 지금도 밥을 남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