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금융신문=권대중 명지대학교 부동산대학원 교수) 지난 2017년 5월 9일 대한민국의 제19대 대통령으로 문재인 후보가 취임하면서 향후 부동산시장은 규제가 강해질 것으로 예측한 전문가들이 많았다.
이를 반증이라도 하듯 문재인 정부는 출범 41일 만에 6.19대책(주택시장 안정화 대책)을 내놓았다. 6.19대책에서는 지난 2016년 11월 3일 「주택공급에 관한 규칙」을 일부 개정해 만들어진 청약조정대상지역을 40곳으로 확대하였으며 이에 따라 분양권전매금지 기간은 연장되었고 가계부채를 줄이기 위해 주택담보대출비율(LTV)과 총부채상환비율(DTI)를 일부 강화하였다.
물론 치솟기 시작한 강남권의 주택가격을 안정시키기에는 역부족이었으며 지속적으로 가격이 오르자 문재인 정부는 출범 이후 85일 만에, 6.19대책 발표 44일 만에 두 번째 부동산 대책인 8.2대책(주택시장 안정화 대책)을 내놓았다.
다주택자에 대한 규제 강화 8.2대책
8.2대책은 노무현 정부 당시 내놓았던 부동산 시장 규제 정책을 그대로 발표한 듯 고강도 대책이었으며 부동산 시장 전반에 영향을 주는 장단기적 대책이었다. 특히, 서울 전역을 투기과 열지구로 지정하였으며 강남4구(서초, 강남, 송파, 강동)을 비롯한 11곳은 투기지역으로 지정하였다.
뿐만 아니라 8.2대책은 다주택자들이 부동산 가격을 올리는 주범이라고 생각하고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소득세 중과세와 금융규제강화 그리고 임대주택사업자 등록 유도 등 다주택자에 대한 규제대책이 강화되었으며 재건축재개발사업 규제도 정비하여 분양권전매금지는 물론 임대주택 의무비율 상향과 함께 재당첨제한 강화도 포함하고 있다.
또한 서민을 위한 주택공급도 확대하여 공적임대주택을 연간 17만 호씩 공급하겠다고 발표하였으며 신혼부부 희망타운이라는 새로운 주택도 5만 가구씩 공급하겠다고 하였다.
이로 인하여 시장은 잠시 숨죽이는 듯 조용해지기 시작하였지만 결국 강남의 재건축시장처럼 미래가치가 있는 곳에 수요가 몰리기 시작하여 강남권 부동산 가격은 다시 상승하기 시작하여 2017년 한 해는 정부와 부동산 시장이 줄다리기를 하면서 숨바꼭질을 하는 듯하였다. 결국 문재인 정부 출범 116일 만에, 8.2대책 발표 31일 만에 세 번째 부동산대책인 9.5대책(8.2대책 후속조치)을 내놓았다.
9.5대책에 이은 10.24가계부채종합대책
9.5대책은 성남 분당구와 대구 수성구를 투기과열지구로 추가 지정한 것 외에 지난 2015년 1월 1일부터 규제 완화되었던 민간택지의 분양가상한제를 다시 강화한 것이다. 일단, 3개월 주택매매가격이 물가상승률의 2배만 넘으면 분양가상 한제 적용에 해당된다.
8.2대책이 발표된지 두 달이 넘었어도 강남권을 비롯한 서울지역의 주택가격은 좀처럼 진정기미를 보이지 않자 문재인 정부는 다시 또 칼을 빼 들었다. 가계 부채가 지속적으로 늘어나자 지난 8월에 발표하기로 했던 가계부채대책인 10.24대책(가계부채종합대책)을 발표했다.
10.24대책은 문재인 정부 출범 170일만이며 9.5대책 발표후 54일 만에 나온 네 번째 부동산 대책이다. 10.24대책의 내용을 살펴보면 크게 세 가지로 가계부채의 취약차주 맞춤형 지원과 총량측면의 리스크 관리 그리고 구조적 대응이다. 그러나 그 속을 들여다보면 내용 중 부동산 시장에는 큰 악재가 될 내용들이 담겨져 있다.
그 첫 번째가 지금까지 대출을 받을 경우 미리 받은 대출에 대해서는 이자상환 능력만 따지고 신규대출을 해 주었지만 2018년 1월 1일부터는 과거에 받은 주택담보대출의 원리금상환 능력과 신규 대출을 받는 주택에 대해서도 원리금 상환능력을 심사하여 결정하며 기 대출이 있는 경우에는 대출비율을 대폭 낮춰서 30%까지 대출을 받도록 해 다주택자의 신규대출을 어렵게 만들었다.
뿐만 아니라 2018년 하반기부터 DSR 즉,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을 시행하게 되면 대출을 받을 차주는 다른 은행이나 다른 대출이 있는 경우 심지어는 사용하지 않고 개설만 해 놓은 마이너스통장까지도 부채로 취급되어 신규대출을 제한한다.
그러니 주택을 구입할 때 통상 50%씩 받았던 주택담보대출을 받지 못할 수 있어 부동산 시장에는 큰 악재가 될 것이다. 이렇게 문재인 정부는 부동산시장을 안정화시키고 가계부채를 줄이기 위한 여러 번의 대책을 내놓았지만 정책이 시장을 이길 수는 없다는 진리처럼 부동산 가격은 여전히 조금씩이지만 상승하고 있어 집 없는 국민은 불안해하고 있다.
‘100만가구 주택 공급하겠다’ 11.29대책
이번에는 문재인 정부가 취임 206일 만에, 10.24대책 발표 36일 만에 11.29대책(주거복지 로드맵)을 발표했는데 이는 100만 가구의 주택을 공급하겠다는 것이었다. 지금까지 주택 시장을 옥죄는 규제정책, 즉, 수요억제 정책이었다면 주거복지 로드맵은 공급조절 정책이라고 보면 될 것이다.
그도 사회 통합형 주거사다리 구축을 위한 주거복지 로드맵으로 첫째, 생애단계별소득수준별 맞춤형 주거지원이라는 점과 둘째, 무주택 서민과 실수요자를 위한 주택공급 확대라는 점 그리고 셋째, 임대차 시장의 투명성과 안정성 강화라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
특히, 상대적으로 주거약자에 해당하는 청년, 신혼부부, 고령층, 저소득 및 취약계층을 위한 맞춤형이라는 점에서 매우 좋은 정책이라 할 수 있다. 물론 어디에 공급하는 지 장소적 문제가 가장 중요하지만 일단 젊은 사람들에게는 취업에서 결혼, 출산, 그리고 저소득층에서 중산층으로 이어질 수 있는 주거 사다리를 마련하여 세대 간, 계층 간 사회통합에 기여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는 얘기다. 그러나 2018년부터 입주물량이 증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정부의 임대주택 공급이 맞물리면 주택시장에 혼란이 야기될 수 있다는 점을 정부도 알아야 한다.
정부가 그동안 미루고 미루던 다주택자에 대한 임대주택 등록 관련대책을 취임 219일, 11.29 주거복지로드맵 발표 15일 만에 12.13대책(임대주택등록 활성화방안)을 발표했다. 그런데 임대주택등록 활성화방안의 내용 중 가장 눈길이 가는 것은 세제혜택기준이 되는 공시가격과 면적에 대한 완화조치가 빠져있다는 점과 내년 4월 1일 이후 임대사업자 등록을 하면 양도세 중과배제와 종합부동산세 합산배제 등의 이점이 기존 5년 임대에서 8년 임대로 기간이 늘어난다는 내용이 추가되었다.
여기서 양도세 중과배제와 종합부동산세 합산 배제를 받기 위해서는 5년간만 의무임대를 하면 혜택을 받았 지만 2018년 4월 1일 이후 등록 분부터는 3년의 기간이 더 늘어나 8년 의무임대기간을 채워야만 양도세중과와 종합부동산세 합산배제혜택을 받을 수 있다.
또한 주택임대등록 내용은 세제혜택 기준이 되는 주택가격이나 면적의 완화가 포함되지 않아 서울 수도권 등 공시가격 6억원 이상 주택에는 등록유인책이 없으며 가장 중요한 양도세 중과배제와 종합부 동산세 합산배제혜택을 위해서는 연 5% 이내 수준(=실질적 으로는 2년에 5%규제)으로 8년간 임대료인상을 거의 할 수 없는 준공공임대사업자로 등록해서 8년 이상 임대를 해야만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됨으로써 내년 3월 31일까지 집을 팔라는 압박과 함께 임대등록을 하려면 2018년 3월 31일까지 마치라는 압박이다.
또 한 가지 문제점은 임대기간 동안 소유자는 주택을 매도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좀 가혹한 듯하다. 물론, 장기임대(의무8년)인 전용 85㎡ 이하 주택을 8년 이상 임대하면 양도세 장기보유특별공제 비율이 50%에서 20% 높아지는 이점도 있지만 임대기간이 너무 긴 것은 다주택자들에게는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며 이것이 바로 다주택자들에게 임대사업자 등록을 미루게 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
이렇게 문재인 정부는 취임 1년도 되기 전에 벌써 6번의 부동산 대책을 내놓았다. 물론, 줄줄이 부동산 시장 규제대책으로 이전 정부와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국민은 그 방향성을 잃고 있다. 아직도 문재인 정부는 집권 4년이 넘게 남아있으며 2018년 6월에는 지방선거도 있다. 향후 부동산 시장이 어떤 방향성을 가지고 그래프를 그릴지 매우 궁금하다. 분명한 것은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은 서민을 위한 서민중심정책으로 부동산 가격상승은 묵과하지 않을 것이며 가계부채 역시 증가하는 것을 좌시하지 않을 것이다.
특히, 다주택자들을 부동산 투기꾼으로 규정하고 투기는 근절시킬 것이며 서민을 위한 임대주택공급 확대 등으로 서민주거복지 안정에 매진할 것으로 예상한다. 더 중요한 것은 이런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 기조와 더불어 2018년부터는 이전 정부에서 부동산시장을 활성화시키면서 공급되었던 주택들이 이제 입주를 맞이하고 있으며 미국의 금리인상과 함께 우리나라도 금리를 인상하기 시작했다. 또한 정부의 가계부채 증가를 줄이고 주택시장을 안정화시킨다는 명목으로 대출을 규제하기 시작하였으며 한편으로는 임대주택공급확대라는 주거복지 로드맵을 발표하는 등 어느 것 하나 부동산시장을 안심하게 만들지 못하고 있다.
2018년 부동산 시장 전망
우선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따라 2018년 부동산 시장에서 가장 큰 이슈는 대출규제와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세 그리고 입주 물량 공급과잉이다. 따라서 매매가격은 신DTI시행과 양도세 중과세 및 다주택자 임대주택 등록 활성화방안의 영향으로 수요는 감소하면서 매물은 증가하는 현상이 나타날 것이다. 물론 지역별 차이는 있겠지만 이러한 영향으로 가격은 다소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며 그 영향은 주택시장 전반에 미칠 것이다.
특히, 상반기 매물이 상반기에 모두 소진되진 않을 것으로 예상되며 여기에 입주물량 공급과잉과 겹치면 수도권 일부지역부터 가격하락이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 물론 하반기로 넘어가면 오히려 입주물량 공급과잉과 함께 수요가 감소한 상태에서 거래절벽 현상이 나타나는 지역도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물론 강남권은 영향이 적을 것으로 예상된다. 역시 강남은 강남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강남권을 제외한 다른 지역의 낙폭은 시간이 경과하면 할수록 커질 가능성도 있다. 이미 경기 남부지방에서는 분양가격 이하 매물이 나타나기 시작했으며 거래절벽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한마디로 2018년 매매시장은 매물과 가격측면에서 모두 상고하저 현상이 나타날 것이다. 전세시장은 강남의 재건축 이주수요와 일부 임대 주택 등록 활성화 방안에 따른 영향으로 미리 가격을 올리는 현상 등 서울 일부지역에서는 가격오름세가 나타날 수 있다.
하지만 대부분 지역에서 여전히 입주물량 공급과잉으로 안정세를 보이면서 수도권 일부지역에서는 역전세난도 나타날 수있다. 이미 경기남부지방에서는 전세가격도 턱없이 낮은 가격으로 시장에 나오고 있다. 그러나 월세 역시 임대주택 등록활성화 방안에 따른 영향으로 미리 월세를 인상할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전반적으로 월세 인상폭은 물가상승폭을 따라갈 것으로 예상된다.
결론적으로 2018년 부동산 시장은 외나무다리 위에 서 있는 듯 불안한 출발로 가격불안전성이 커지는 한 해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문재인 정부는 6개월이라는 짧은 기간에 부동산 대책을 7번이나 발표했다. 이 중 6번은 규제대책이었으며 1번은 공급확대 대책이었다.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방향은 분명 이전 정부와는 다른 규제와 압박 그리고 임대주택 공급확대 정책으로 이해하면 좋을 것이다. 여기에 다주택자에 대한 등록의무화도 생각하고 있으며 보유세 인상까지도 생각하고 있다.
특히, 주택으로 돈을 벌 생각은 접어야 한다. 지금까지 문재인 정부가 발표한 대책만으로도 시장은 충분히 안정화된다. 따라서 실수요자나 가수요자나 주택구입을 서둘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장기적으로 주택공급은 늘어나고 인구는 감소하고 규제는 강화되어 가격이 하락할 수 있기 때문이다.
[프로필] 권 대 중
• 명지대학교 부동산대학원 교수
• (사)대한부동산학회 회장
• 국가공간정보전문위원
• 국토교통부 부동산산업발전위원
• 한국공인중개사협회 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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