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금융신문=방영석 기자) 금융감독원이 올해 금융사를 대상으로 내린 제재 중 절반 이상이 보험업계에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보험사와 GA, 손해사정사가 모두 제재를 받았으나 금감원의 집중 감독의 결과로 판매채널에서 영향력이 증대된 GA업계가 가장 많은 제재를 받는 불명예를 안았다.
금감원이 소비자보호 정책을 강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업권 특성상 보험금 지급과 불완전판매 문제로 갈등이 빈번하게 발생하는 보험업계의 부담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4일 금융감독원 제재공시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7월 현재 금감원이 금융사를 대상으로 결정한 제재의 대다수가 보험업계에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금감원은 올해 들어 총 160건의 제재를 결정했으며 이중 보험사와 GA, 손해사정사 등 보험업계가 받은 제재는 84건, 52.5%에 달했다.
이는 보험 계약을 모집하고 심사하는 것은 물론 향후 보험금 지급이 필요한 보험업계의 특성에 기인한 결과다. 소비자와의 분쟁 여지가 타 금융사에 비해 많은데다 실적에 따른 수수료 수입 차이로 불완전판매가 발생할 가능성도 높을 수 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금감원이 보험업계에 내린 제재 원인은 주로 작성계약이나 수수료유용, 불완전판매 등이 대다수였다.
소비자보호 시스템 구축에 대한 금감원의 압박 역시 계약자의 개인정보 보관 미숙 등 내부 통제 역량 부족 역시 관련자 해임이나 자격정지, 과태료 부과로 이어지는 모습을 보였다.
보험업계에서 가장 많은 제재를 받은 업권은 판매채널에서 영향력을 급격히 확장하고 있는 GA업계였다.
GA는 이 기간 전체 제재의 38,2%에 해당되는 61건의 제재를 받았다. 대형 GA는 물론 소속 설계사 500인 이하의 중소형 GA 또한 감독 칼날을 피하지 못했다.
GA에 이어 보험사가 총 20건의 제재로 12.5%의 비중을 보였으며 손해사정사도 3건의(1.8%) 제재가 공시됐다.
보험업권에서 올해 가장 많은 제재를 받은 회사는 대형 GA인 GA코리아였다. GA코리아는 총 5건의 제재를 받아 상대적으로 가장 문제가 많았다는 불명예를 안았다.
중소 GA들의 연합체로 규모면에서 GA업계 최대사가 된 GA코리아의 특성상 소속 지점들을 세밀히 관리하기 어려웠던 것이 제재 최다사가 될 수 밖에 없었던 원인으로 거론되고 있다.
GA업계의 복수 제재사에는 주로 대형 GA가 이름을 올렸다. ▲엠금융서비스 ▲리더스금융판매 ▲글로벌금융판매 ▲비엡시금융서비스 등 4개 GA가 2회의 제재를 받았다.
보험사 중에서는 ▲삼성화재 ▲메리츠화재 ▲현대해상 ▲동양생명이 각각 2회의 제재를 기록했다.
생명보험업계에 비해 GA와 전속설계사를 대상으로 수수료 지급 경쟁과 매출 확대 경쟁이 심했던 손해보험사들이 금감원의 주요 적발 대상이 된 것이다.
금감원이 소비자보호를 위해 보험업계에 내부 통제 시스템을 강화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하반기에도 제재 건수는 줄어들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금감원은 7월 보험설계사의 판매 이력을 조회할 수 있는 e-클린보험시스템을 도입할 예정이며, 보험사와 GA 준법감시인을 중심으로 일정 수준 이상의 내부 통제 역량을 구비하도록 압박하고 있다.
올해 들어선 종합검사를 부활시키고 GA업계에 대한 정기‧비정기 검사까지 나서고 있기 때문에 사전에 시스템을 점검하지 못한 보험사와 GA는 무더기 제재를 피할 수 없을 예정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계약 이후 수십년이 지나야 보험금이 지급되는 산업 특성상 보험업계는 타 금융업권에 비해 제재에 취약하다”며 “소비자보호와 정도영업을 정착시킬 자정 노력이 없는 회사는 시간이 지날수록 금융당국의 무더기 제재로 버티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조세금융신문(tfmedia.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