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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이슈체크 윤석열-윤우진上] 검사와 변호사, 그리고 윤우진

‘K다이어리’에서 윤우진, 윤석열, 검사들 이름들 대거 나와
4000만원대 골프 접대…골프는 쳤지만, 뇌물은 아니다 ‘결론’
'변호사 소개' 견해 벌어진 형‧동생

(조세금융신문=고승주 기자) 수사는 세무공무원의 뇌물 혐의에서 출발했다. 세무공무원이 업자로부터 골프 접대를 받고 돈을 받았다. 수사는 무혐의로 끝났다. 남의 돈으로 골프친 것까지는 맞으나, 친분으로 친 것이지 뒷돈으로 친 건 아니라는 석연찮은 이유가 붙였다. 수사 착수 후 해외도피했던 세무공무원을 국세청은 최상의 대우로 퇴임식을 치러줬다.

 

그로부터 8년 후인 2020년 10월 검찰이 뇌물사건 수사를 재개했다. 그로부터 2개월 후 해당 당사자가 뉴스타파에 입을 열었고, 7개월 후 또 다른 당사자는 거짓이라며 입을 닫았다. 윤우진 전 용산세무서장과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다.

 

 

지난 19일 뉴스타파는 새로운 사실을 공개했다. 지난해 12월 31일 윤우진 전 용산세무서장과의 단독 인터뷰 내용이다.

 

인터뷰의 쟁점은 2012년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 뇌물 수수 혐의 수사 과정에서 윤우진 전 용산세무서장이 당시 윤석열 당시 대검 중수부 1과장으로부터 그의 대검 후배인 이남석 변호사를 소개받았는지여부였다.

 

윤우진 전 용산세무서장은 자신이 이남석 변호사를 윤석열 전 총장으로부터 소개받았다고 말했다.

 

변호사법에 따르면, 재판‧수사 기관에서 일하는 공무원이 직무상 관련이 있는 사건에 대해 특정 변호사를 소개‧알선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반면, 윤석열 전 총장은 소개한 적 없다며 일축했다. 

 

 

조사통 뒤의 실력자 ‘검찰통’

 

윤우전 전 용산세무서장. 그는 국세청 세무공무원 중에서도 특히 검찰인사를 많이 알았던 인물로 회자된다. 국세청은 탈세 조사 특성상 경제범죄 관련된 자금흐름을 추적하며, 수사는 그 추적조사 결과에 상당한 영향을 받는다.

 

강제수사(검찰)와 경제조사(국세청)를 담당하는 두 기관간 공조는 당연하고, 이 과정에서 서로서로 아는 것 역시 특별한 일은 아니다. 윤우진 전 용산세무서장은 국세청의 중수부로 불리는 서울지방국세청 조사4국과 국세청 본부 국제조사과, 국무총리 산하 국무조정실에서 일한 바 있고, 때문에 검찰 인사들을 아는 것 역시 특이하다고 할 수 없다.

 

그렇지만 윤우진 전 용산세무서장이 국세청 내에서도 ‘검찰통’으로 꼽히는 이유는 따로 있다. 윤대진 현 법무연수원 기획부장의 친형이 윤우진 전 용산세무서장이기 때문이다.

 

윤석열 전 총장은 선배-후배, 형님-동생 등 서열에 의한 인맥 관리에 능통한 인물로 특히 윤대진 기획부장은 윤석열 전 총장과 호형호제하는 의형제 사이라고 알려져 있다. 덕분에 윤석열-윤우진-윤대진 간 친분이 자연스럽게 형성됐다. 윤우진 전 용산세무서장이 다수의 대검 중수부‧특수부 검사들과 인연이 있는 건 이런 배경에서였다고 한다.

 

 

‘K 다이어리’와 검사

 

하지만 친분의 고리를 유착의 고리로 의심케 하는 한 권이 다이어리가 발견됐다.

 

서울 성동구 마장동 육류수입가공업체 T업체의 대표 K씨를 압수수색하며 발견한 속칭 ‘K 다이어리’가 그것이다.

 

K씨는 2011년 언론을 떠들썩 하게 했던 한예종 뇌물 입학사건의 연루자로 경찰도 처음에는 뇌물 바친 학부모 중 한 명으로 K씨에 대해 압수수색을 단행했다.

 

그런데 K씨의 다이어리에서 수상한 내용이 발견됐다. 특정 일, 특정 시간대 밑에 윤우진 전 용산세무서장과 윤석열 전 총장과 그의 동료 검사 2명, 다스-BBK 수사를 담당했던 형사5부장 C씨의 이름이 있었고, 또한 인천 영종도 S골프장이란 단어도 함께 쓰여 있었다. 경찰 고위층은 뇌물 상납 정황이라고 판단했다.

 

민관 유착범죄 수사를 담당했다는 수사관의 말에 따르면, 상납자는 자신이 언제 어디서 누구와 만났는지를 꼼꼼하게 적어두는 경향이 있다고 한다. 접대대상자의 ‘배신’에 대비하기 위해서 또는 ‘배신하지 말라’는 메시지를 주기 위해서라고 한다.

 

그렇지만 절대로 다이어리에 쓰지 않는 단어가 있다. 만남의 목적이다. 목적까지 쓸 경우 작성자 자신도 위험해진다.

 

서울경찰청 광수대가 입수한 ‘K 다이어리’ 역시 마찬가지였다. 경찰은 K 다이어리에서 윤우진 전 용산세무서장과 윤석열 전 총장을 포함 검찰 내 핵심 인사들이 이름이 나온 것을 보고 관련 정황과 직접 증거 수집에 열을 올렸다.

 

 

검찰의 압수수색 영장 거부

 

경찰은 우선 육류가공업체 대표 K씨가 윤우진 전 용산세무서장에게 뇌물과 접대를 할 만한 정황을 포착했다.

 

K씨는 사업이 중견급으로 매출이 성장하자 중소기업으로 꾸며 낮은 법인세율을 적용받기 위해 회사를 쪼개고, 매출도 쪼갰다. 사업상 필요하지도 않으면서 서류상으로만 쪼갰을 경우 국세청 세무조사에서 막대한 가산세를 물 수도 있다.

 

K씨는 국세청 세무조사 등을 회피하기 위해 조사통이자 검찰통으로 유명한 윤우진 전 용산세무서장(당시 성동세무서장)에 접촉해 2010년 3월과 9월에 걸쳐 2000만원의 현금을 전달하고, 이후 4100만원 규모의 골프 접대를 했다고 판단했다. 그리고 이 골프접대 과정에서 K씨가 윤석열 전 총장 등 윤우진 전 용산세무서장과 친한 검찰인사를 소개받았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윤우진 전 용산세무서장의 두 개의 대포폰에서는 검찰과 윤우진 전 용산세무서장 간 잦은 연락이 이뤄줬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대포폰 중 하나는 세무법인D 명의의 검찰 간부들간 일반 연락망이었다, 다른 하나는 2012년 3월 윤우진 뇌물사건에 대한 서울청 광수대 수사 직후 사용된 비상연락폰이었다. 아직 경찰이 윤우전 전 용산세무서장에 대해 직접 수사를 하지 않았을 시점이었다. 이 비상연락폰에서는 검찰 고위 인사, 방송국 주요 간부들의 이름이 줄줄이 나왔다.

 

K-윤우진 전 용산세무서장-윤석열‧검찰 간 어떤 관계가 있을 수 있다는 정황은 포착됐지만, 유착이라고 보기에는 증거가 부족했다.

 

서로 연락한 것 정도가 아니라 실제 이들이 만났는지, 만났다면 언제 어디서 만났는지, 만나서 무엇을 했는지가 명확해야 했다.

 

그 답은 인천 영종도 골프장 이용내역과 골프장 CCTV에 있었다. 특히 골프장 CCTV에서 K-윤우진-윤석열 전 총장 및 검사들의 얼굴이 나온다면 최소한 이들이 K씨의 돈으로 골프를 친 사실 자체는 밝혀낼 수 있었다.

 

그런데 증거 수집에서 제동이 걸렸다. 증거를 강제 수집하려면 경찰이 신청하고 검찰이 청구하며, 법원이 승인하는 압수수색 영장이 필요했다. 그런데 검찰이 압수수색 영장 신청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경찰은 내용을 보완해 재신청에 재신청을 거듭했지만, 여섯 차례의 검사 기각 끝에 1차례 겨우 발부됐다. 그것도 제한된 범위 내에서의 발부였다. 경찰은 인천 영종도 S골프장에 진입하기 위해 반드시 지나가야 하는 톨게이트를 전수조사해 K 다이어리 내 검사들이 수시로 톨게이트를 오갔다는 것을 밝혀냈다. 그러나 골프장에 들어간 것이 확인됐을 뿐 K씨-윤우진-검사들이 함께 골프를 친 것까지 입증하는 증거는 아니었다.

 

세무서장과 검사들이 얽혀진 뇌물 수사 결과는 허망했다.

 

우선 골프접대의 경우 K씨로부터 골프를 같이 친 것은 윤우진 전 용산세무서장으로 결론이 났다. 골프 친 것도 세무조사 무마 등 대가성이 아니라 친분으로 친 것이라며 무혐의로 종결됐다. K-윤우진 전 용산세무서장-검찰간 고리 역시 혐의 없이 끝났다. 2015년 2월

 

 

변호사 소개 의혹

 

그럼에도 의혹은 남았다.

 

윤석열 전 총장은 윤우진 전 용산세무서장에게 변호사를 소개해주었는지다. 2012년 뉴스타파 녹취록에는 자신이 윤우진 전 용산세무서장에게 이남석 변호사를 소개해주었다는 윤석열 전 총장의 육성이 담겨 있다.

 

경찰이 윤우진 전 용산세무서장을 목표로 본격적으로 수사에 착수한 것은 2012년 6월의 일이었다. 수사가 착수하자 국세청은 윤우진 전 용산세무서장의 직위를 해제하고, 대기발령 상태로 두었다. 그 해 8월 말 윤우진 전 용산세무서장은 홍콩을 거쳐 캄보디아로 도주했고, 바로 그 다음인 9월 이남석 변호사는 자신이 윤우진 전 용산세무서장의 경찰청 내사 사건의 변호인으로 선임됐다는 선임계를 제출했다.

 

국세청은 그해 9~10월 사이 윤우진 전 용산세무서장에게 복귀할 것을 지시하는 복무명령서를 세 차례 발송했다. 그러나 해외 도피 중인 그에게 보낼 수는 없었고, 변호인인 이남석 변호사에게 보냈다. 그럼에도 소식이 없자 명령불복종으로 2013년 2월 징계위원회를 열고, 그해 3월 파면을 결정했다.

 

윤우진 전 용산세무서장은 2014년 2월 파면취소 소송을 제기하고, 국세청으로부터 복귀 명령을 못 받았다며 복직할 것을 요구했다.

 

공문서는 당사자가 직접 인지한 시점부터 효력을 얻는다. 당사자에게 전달이 안 된다면, 당사자에게 내용을 전달할 위치에 있는 사람에게 전달하면 당사자에게 전달한 것으로 친다.

 

윤우진 전 용산세무서장은 이남석 변호사가 자신을 대리해 공문서를 받을 수 있는 위치의 사람이 아니었다고 주장했다. 이남석 변호사가 내사 단계에서 선임됐을 뿐 재판 등을 대리하는 정식 법률 대리인이 아니라는 것이다. 이 논리를 통해 윤우진 전 용산세무서장은 2015년 4월 복직했다.

 

그런데 2019년 윤석열 검찰총장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이것이 재차 조명되면서 논란이 거세게 일었다.

 

이남석 변호사가 2012년 9월 국세청에 제출한 선임계, 그리고 윤우진 파면 취소소송에 따르면, 이남석 변호사는 2012년 9월 경찰 내사단계에서 윤우진 전 용산세무서장의 변호인으로 국세청에 선임계를 제출했다.

 

그런데 2019년 검찰총장 인사청문회에서 윤석열 전 총장은 윤우진 전 용산세무서장에게 이남석 변호사를 소개해 준 것은 자신이 아니라 윤우진 전 용산세무서장의 동생 윤대진 검사이며, 이남석 변호사가 윤우진 전 용산세무서장의 변호인으로 선임되지도 않았었다고 말했다.

 

이남석 변호사 역시 윤석열 전 총장과 같은 취지의 답변을 했다. 한 가지 특이한 점은 이남석 변호사가 선임계를 경찰에는 내지 않았다고 했는데, 국세청에 냈는지는 언급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리고 윤우진 전 용산세무서장은 2020년 하반기에 과거 2012년 뇌물 수수 사건과 관련해 추가 혐의로 수사대상에 오르자 2020년 12월 뉴스타파와의 인터뷰에서 윤석열 전 총장의 소개로 이남석 변호사를 알게 됐다고 강조했다.

 

윤우진-윤석열-이남석의 주장 사이에는 미묘한 법리 해석상 차이가 있다.

 

윤우진 전 용산세무서장은 윤석열 전 총장, 이남석 변호사 모두 2012년 뇌물수수 사건 관련 선임계를 경찰청에 내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변호사법상 직무상 소개 금지 위반은 아니라는 논리를 형성하기 위해서다.

 

다만, 윤석열 전 총장의 경우 윤우진 전 용산세무서장의 동생인 윤대진 검사를 방패로 ‘이남석 변호사 소개’에서 빠지려 하고 있고, 윤우진 전 용산세무서장의 경우 윤석열 전 총장의 소개까지는 사실이 아니냐며 동생(윤대진 검사)을 감싸는 형국이다.

 

이를 표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윤석열 전 총장이 기억하는 윤우진 뇌물수수 사건은 경찰의 보복 수사였다.

 

뉴스타파가 공개한 2012년 윤석열 전 총장의 육성 통화에 따르면, 윤석열 전 총장은 윤우진 전 용산세무서장의 동생 윤대진 검사가 2012년 이철규 전 경기지방경찰청장을 저축은행 비리혐의로 구속기소하자 경찰 쪽에서 윤대진 검사를 표적 삼아 보복성 수사를 전개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현재는 한 때 윤우진 씨가 의동생인 윤석열 전 총장을, 윤석열 전 총장은 자신을 의형으로 따랐던 윤대진 검사를 두고 입장이 갈리고 있다. 

 

 

<윤석열 전 총장>

“2012년에 이 변호사는 윤 전 용산세무서장의 형사사건 변호인이 아니었다. 이 변호사에게 ‘윤우진의 얘기를 한번 들어나 봐달라’고 부탁한 사람도 윤대진 검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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