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금융신문=고승주 기자) 신탁이 고령화 시대의 문제점으로 부상한 노노상속 문제도 해법으로 주목받고 있다.
노노상속이란 부모의 연령이 점차 높아지면서 상속대상인 자녀도 고령화가 진행된 상황을 말한다. 부모가 애써 상속재산을 자녀에게 물려줘도 자녀도 고령이기에 얼마 못 가 손자‧손녀에게 물려주게 된다.
이 경우 상속세를 두 번 내게 되기에 신탁을 통해 해법을 찾는 사람들의 문의가 계속되고 있다. 세제지원을 통해 신탁시장으로 노노상속 문제를 끌어내면 자산유동화를 통해 금융시장에도 활력을 불어 넣을 수 있다는 전문가 조언이 뒤따른다.
오영표 변호사(현 신영증권 패밀리헤리티지 본부장)는 15일 ‘신탁 활성화 및 신탁산업 발전을 위한 법제 및 세제 개선방안’ 세미나에서 일본은 손주의 결혼을 위한 신탁에 대해서는 1000만엔(약 1억원)까지 비과세하고 300만엔까지 일시 지불이 가능하다라며 세제지원을 할 경우 노노상속 문제를 해결하고 고령자 자산의 조기 유동화를 통해 금융시장 활성화에도 도움이 된다고 밝혔다.
현재 자산시장에서는 조부모가 자녀에게 증여나 상속을 하는 것보다 할증 과세를 부담하더라도 손자‧손녀에게 직접 증여하는 일이 잦아지고 있다. 자녀의 수명이 임박한 가운데 직계 상속을 하면 짧은 기간 내에 상속세를 두 번 낼 수 있기 때문이다.
일본의 경우 조부모가 손주의 결혼이나 교육 목적에서 신탁 계약을 맺고 증여를 하면, 일정 금액까지 비과세 혜택을 줘서 자녀의 교육비‧결혼비용 부담을 크게 줄이면서 손주들도 조기에 더 나은 교육서비스를 받거나 결혼비용 부담을 해소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비과세 혜택은 손주 교육 신탁의 경우 1500만엔, 결혼 신탁의 경우 1000만엔으로 각각 우리돈으로 1억5000만원, 1억원 상당의 돈이다.
이는 절세 목적도 있지만, 고령자 자산 유동화 측면에서도 긍정적인 요인이 있다. 고령자들의 낮은 소비지출 성향을 손주의 교육이나 결혼 등으로 돌리고, 이를 위해 조성된 자금을 원천으로 금융시장 활성화에도 일부 기여할 수 있다.
오 변호사는 "일본은 생애 이슈에 대해 적절히 세제지원을 배치함으로써 복지형 가족신탁을 정착하고 사회 안전망 확충에 성공적인 성과를 거뒀다"며 "실질적인 보장 수단이 되려면 비과세나 저율과세 등 세제지원을 적절히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현재 우리나라도 많은 비용부담으로 결혼과 자녀교육 등이 쉽지 않은데 이제 우리도 이러한 상품이 나올 때가 됐다고 본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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