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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체크] 법사위원장 싸움에 발목잡힌 국세청장 후보 인사청문회

16대~19대 국회까지는 야당 몫
20대 국회 때 여당인 새누리당(국민의힘)이 맡은 후 부작용
법제심의‧법안검토 기능 이용해 입법권 장악
21대 국회, 법사위 기능 일부 분산 논의 무산
권성동, 법사위원장 내놓지 않으면 장관 및 청장 임명 강행
민주당, 정권 초부터 야당 패싱이라며 '반발'

(조세금융신문=고승주 기자) 국회가 21대 국회 원 구성 협상을 두고 옥신각신 하는 가운데 당정이 부처 장관과 외청장들의 인사를 강행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여당에서는 상원격 상임위인 법제사법위원장을 내놓지 않으면 인사청문회 없이 인사청문 대상 장관과 청장 인사를 강행하겠다는 입장까지 밝히고 있어 '야당 무시' 논란이 뒤따를 전망이다. 

 

 

정부는 지난달 16일 김창기 국세청장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보고서 요청안을 올렸지만, 지난달 29일 전반기 국회 종료 후 국회가 원 구성을 두고 한 발자국도 움직이지 못한 가운데 청문보고서 마지막 시한인 7일이 됐다.

 

박순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 김승희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 김승겸 합참의장 후보자 역시 인사청문회를 마냥 기다리고 있는 상태다.

 

관건은 법제사업위원장.

 

법제사업위원회는 원래 국회 다른 상임위가 의결한 제‧개정 법률안이 헌법이나 다른 법에 상충되는지 마지막으로 한번 더 검토하는 곳이다.

 

16대 국회부터 야당 몫인 자리였지만, 20대 국회에서는 여당인 새누리당이 전‧후반기 법제사업위원장을 맡으면서 국회 입법권을 완전히 통제‧장악하는 사실상의 ‘상원’이 됐다.

 

20대 국회 전반기는 권성동 법제사업위원장. 후반기는 여상규 법제사업위원장이 나란히 맡았는데 두 위원장이 상임위 의결 법안을 본회의에 올리지 않고, 무기한 검토할 수 있는 권한을 강력하게 행사했다.

 

다수 지지를 받는 법안이라도 새누리당 마음에 들지 않으면 통과하지 못할 수도 있었던 것이다.

 

 

새누리당의 후신인 국민의힘측은  "20대 국회 내내 여당 지위에서 법제사법위원장을 가지고 갔으면서 21대 전반기 국회에서는 국민의힘이 야당이 됐으니 전통에 따라 법제사법위원장을 야당이 가져가야 한다"고 요구했지만, 더불어민주당이 받아들이지 않았다.

 

민주당 측은 21대 전반기 당시 예산결산위원장, 국토위원장 등 지역 돈줄을 쥔 상임위원장까지 주면서 설득하려 했으나 국민의힘은 다른 것은 다 필요없다며 오로지 법제사법위원장만을 요구했다.

 

더불어민주당이 다수당의 힘을 이용해 21대 전반기 법제사법위원장을 맡은 후 법제사법위원회의 법제심의 기능 및 위원장의 무기한 검토권한을 분산 또는 제거하자는 양당간 논의를 제안했지만, 국민의힘은 이에 강하게 반발해 응하지 않았다.

 

더불어민주당도 차일피일 시간을 보내다가 대선을 맞이했고, 대선 후 21대 국회 후반기 여소야대 정국에서 법제사법위원장을 두고 양당간 줄다리기가 되풀이 되고 있다.

 

 

다 필요없고, 오직 법사위원장

 

“(김창기 국세청장 후보자의 경우) 충분히 인사청문회를 위한 시간적 여유가 있었는데 야당이 거부했다. 불가피하게 임명해야 하는 것 아닌가는 개인적인 생각을 갖고 있다.”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는 지난 6일 국회 기자간담회에서 더불어민주당 압박에 나섰다.

 

국회 원 구성이 8일째 양당 논의조차 되지 않자 '원 구성이 이뤄지지 않는 것도, 국세청장 후보자의 청문보고서 기한이 지나간 것도 모두 더불어민주당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아직 청문보고서 기한이 지나지 않은 박순애 교육부 장관 후보자, 김승희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 김승겸 합참의장 후보자에 대해선 “빠른 시간 내 원 구성을 하고 인사청문회를 거쳐 대통령이 임명 여부를 결정하는 게 좋겠다는 의견을 대통령실에 전달하겠다”고 말했다.

 

권 원내대표는 그러면서 국민의힘이 법제사법위원장을 맡아야 한다고 강하게 의사를 밝혔다.

 

“법사위원장을 국민의힘 몫으로 하는 건 여야 합의사항이고, 국회의장과 법사위원장을 1, 2당이 나눠 갖는 건 당연하다. 법사위를 차지하고 싶으면 국회의장을 돌려줄 것인지 되묻고 싶다. ‘법사위만 주면 일사천리로 진행될 건데 왜 고집하는지 이해하지 못하겠다’는 이야기를 (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와) 나눴다.”

 

더불어민주당 내부에서는 청문회를 볼모로 법제사법위원장을 내놓으라는 것이 말이냐 되느냐는 반응이 나온다.

 

민주당 관계자는 “원 구성이 되지 않더라도 청문회를 여는 방법이 없는 것이 아니다. 국회의장 주관하에 인사청문특별위를 만들 수도 있다”며 “일부 후보자의 경우는 음주운전 등 심각한 문제가 있는데도 청문회 없이 인사를 강행하겠다는 것은 야당을 완전히 무시하겠다는 것이고, 청문회법 취지에도 맞지 않다”고 전했다.

 

또 다른 민주당 관계자는 “법사위원장을 두고 양당간 입장이 전혀 좁혀질 기미가 없고, 자칫 6월 말까지도 원 구성이 안 될 가능성이 작지 않다”며 “법사위원장을 덮어 두고 청문회라도 하자고 해도 아직 여당이 받아들일 의사가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박순애 교육부장관 후보자는 지난 2001년 ‘면허 취소’ 수준의 음주운으로 적발이 됐는데 선고 유예로 아무런 처벌을 받지 않았다.

 

김승희 복지부장관 후보자는 최근까지 모 로펌 고문을 맡아 복지부에 대해 27건의 소송을 자문했으며, 이중에는 불법 의료행위 기관을 변호하는 건도 있었다.

 

가족 편법 증여 의혹, 세종시 아파트로 억대 차익을 누린 것도 검증대상이다. 세종시 아파트는 지난해 사회적으로 큰 논란이 일었던 공무원 특별공급(특공) 아파트였다.

 

대통령실은 7일 김창기 국세청장 후보자의 청문 기한이 종료되면 8일 곧바로 재송부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시 20일간 기다려보고 이후에도 국회 청문보고서가 나오지 않으면 바로 임명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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