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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체크] 김재철 중부국세청장 퇴임, 비고시 36년의 꿈 그리고 상처

 

(조세금융신문=고승주 기자) 김재철 중부지방국세청장이 8일 국세청을 떠났다. 

 

최근 국세청에서 가장 논란의 중심에 있는 인물 중 하나였던 그는 “꿈의 크기가 인생의 크기를 결정한다”며 “현 위치에 만족하지 않고 끊임없는 자기개발을 통해 일신우일신(日新又日新) 한다면 반드시 멋진 미래가 여러분을 맞이할 것”이라고 말을 남겼다.

 

김재철 중부청장은 지난 정부에서 비고시로는 유일하게 1급 고위직에 승진했다. 36년 봉직의 끝이었다.

 

세무대 출신 비고시들의 운명은 쓸쓸하다. 

 

5급 행정고시 간 격차를 이겨낼 수 없고, 유능한 인재들이 많이 국세청을 떠났다.

 

실무에서 큰 일을 하면 공적도 얻지만, 그만큼 위험에도 노출되기 때문이다.

 

떠나는 사람들이 늘어날수록 남아 있는 사람들은 많은 손가락질을 받았다.

 

능력이든, 도덕성이든 무엇이든 비판의 꼬투리가 잡혔다.

 

남아 있는 사람들은 살아남기 위해 또는 삭은 동아줄이라도 붙잡기 위해 많은 것을 베팅하거나 어떠한 편에 서야 했고, 그것이 때로는 강한 비호감을 사기도 했다.

 

김재철 중부청장은 64년생으로 전남 장흥, 순천고를 나와 22세에 세무대 4기로 국세청에 들어왔다.

 

눈에 띄는 선호부서보다는 보좌하고 관리하는 업무를 전전하면서도 항상 중앙에서 머물러 있으려 했다.

 

문재인 정부로 정권이 바뀌면서 호남 정치인이 득세했고 물길도 바뀌었다.

 

그는 곧바로 호남 서울청장 밑에서 서울청 운영지원과장을 맡았고, 2018년 7월 일약 국세청 납세자보호담당관으로 올랐다. 그를 고속승진 시키겠다는 또렷한 신호였다.

 

그 역시 기다리지 않았다.

 

2019년 7월 국세청장의 5대 보좌 과장(운영, 감찰, 정보, 대변인, 정책관) 중 하나인 대변인에 올랐다. 공적을 쌓기 위해 치고 나섰다. 그리고 물 들어와서 오른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증명해야 했다.

 

마침내 중부지방국세청장에 올랐으나 논란이 많았다.

 

모든 인사가 그렇지만, 타인을 밀쳐내고 오른 자리였기 때문이다. 누군가는 이로 인해 상처를 입었다.

 

그렇지만 애초에 되돌아 갈 수 없는 편도행이었다.

 

김재철 중부청장은 퇴임식에서 과장 시절 늘 입버릇처럼 말하던 꿈을 재차 언급했다.

 

“나의 미래가 현재보다 의미 있고 멋진 삶이 되기를 원한다면 꿈을 크게 그려야 합니다. 그리고 꼭 성취할 수 있다는 믿음을 갖고 목표를 이루기 위해 부단히 변화하고 노력한다면 반드시 그 꿈은 현실이 되어 있을 것입니다.”

 

꿈은 누구나 꿀 수 있지만, 누구나 실현할 수 없기에 꿈이다. 인생 자체가 원래 앞길을 알 수 없고, 고위직일수록 그러하다. 죽은 자가 살아서 돌아오고, 떨어졌던 사람이 날아오르기도 한다. 

 

새로운 국세청장이 그렇게 탄생했다.

 

“김재철 중부청장님이 쏘아올린 작은 공이 이렇게 돌아올 지 아무도 몰랐을 거에요. 본인조차도요.”

(한 국세청 관계자)

 

김재철 중부청장은 국세청 역사에서 큰 논란의 대상이 되는 인물이지만, 권좌에 오른 사람들은  크고 작을 뿐 누구나 논란의 대상이 된다.

 

뒤를 돌아보았을 때 무엇이 남고, 무엇이 사라졌는지 그것을 퇴임사에 담을지 마음에 담을지는 그들의 자유다.

 

김재철 중부청장은 꿈을 남기길 원했다.

 

남은 사람들은 무엇을 남길 것인가.

 

 

What have I become, my sweetest friend?

나의 친애하는 친구여, 난 대체 무엇이 된 걸까?

 

Everyone I know goes away in the end

내가 아는 모든 이들이 결국 떠나버렸다네

 

And you could have it all, my empire of dirt

자네가 원한다면, 이 먼지만 남은 나의 세상을 가져가게나

 

I will let you down

난 자네를 실망시킬 거야

 

I will make you hurt

자네를 아프게도 하겠지

 

If I could start again

만약 다시 시작할 수 있다면

 

A million miles away

처음으로 돌아갈 수만 있다면

 

I would keep myself

난 내 자신을 잃지 않고

 

I would find a way

방법을 찾았을 텐데

 

조니 캐쉬의 곡 '상처' 중에서

(Johnny Cash - Hurt, (C) 2002 American Recording Company, LLC)

 

[조세금융신문(tfmedia.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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