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금융신문=오익재 소통개발원장) 최근 ‘조각투자’라는 용어가 널리 쓰이고 있다. ‘조각투자’는 “개인이 투자하기 어려운 고가의 자산을 1000원에서 1만 원 단위의 지분으로 쪼개어 여러 명이 공동 투자하는 것”으로 정의된다.
회사 지분을 주식으로 쪼개어 사고파는 주식투자는 그냥 주식투자라 부른다. 반면 부동산이나 문화콘텐츠, 항공기, 선박, 스포츠 선수, 연예인, 유튜버 지분・수익권은 ‘조각투자’라고 부른다. 스타트업 투자에도 활용되고 있는 용어다.
현재 국내 조각투자 플랫폼 중 가장 관심이 많은 분야는 상가, 오피스텔, 아파트 등 ‘부동산 조각투자’다. 부동산은 단일자산으로는 펀드 설정액만 약 142조 원에 이를 정도로 규모가 크며 성장가능성도 매우 높다. 부동산개발자 입장에서는 부동산을 유통할 새로운 채널이 생긴 셈이다.
부동산 조각투자자는 5000~1만원을 내고 거액 부동산의 한 두 조각에 투자할 수 있다. 소유한 조각만큼 임대 수입 등 정기적인 수입을 얻는다. 부동산 가치가 오르면 투자한 조각만큼의 시세차익도 얻을 수 있다.
우리나라 부동산 조각투자자가 가장 선호하는 대상은 아파트다. 시세차익은 적지만, 임대료 등의 정기 수입을 얻을 수 있기에 아파트 다음으로 상가와 오피스텔도 선호도가 높은 주각투자 대상이다.
부동산 조각 투자자는 투자설명서와 증권신고서, 부동산 감정평가서 등을 확인하고, 부동산 입지와 성장 가능성을 고려해 투자할 수 있다. 배당수익률과 월임대료, 임차인 정보, 보증금, 감정평가액 등도 비교가능하다.
현재의 부동산 조각투자는 발행과 유통이 하나의 회사에서 이뤄지는 것처럼 보인다. 부동산 조각 투자회사로는 금융위원회가 지정한 혁신금융사업자 1호인 ‘카사코리아'를 비롯해 세종텔레콤 컨소시엄이 선보인 ‘비브릭’, 루센트블록의 ‘소유', 펀드블록글로벌의 ‘펀블’ 등이 있다.
‘카사코리아’는 2018년 설립됐으며, 2019년 서비스를 출시한 데 이어 2022년에는 싱가포르거래소를 설립 중이다. 건물주가 신탁회사에 건물 소유권을 이전하면, ‘카사코리아’와 신탁사는 해당 부동산을 기반으로 한 디지털자산유동화증권(DABS)을 발행하고 조각투자자를 모집한다. 현재 카사코리아 조각투자자는 서울 강남과 여의도 등에 소재한 상업용 부동산 4개를 DABS로 거래하고 있다. 2023년 3월 대신파이낸셜그룹이 카사코리아를 인수하면서 카사코리아 시스템이 대신증권 계좌와 연동되도록 정비하고 있다. 대신그룹은 투자 유망한 부동산을 추가 공모, 상업용 부동산 조각투자 기회를 넓히려 한다. 인수당시 앱 다운로드 수 37만 건, 회원수 17만 명이다. 창업자 예창완 대표는 카사싱가포르 사업에 주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루센트블록의 ‘소유’는 상업용 부동산을 소액 단위로 증권화해 주식처럼 사고팔 수 있는 부동산조각투자 거래소다. ‘소유'는 플랫폼에서 거래되는 수익증권을 직접 관리하지 않고 ‘전자증권법’에 따라 신탁사와 함께 발행한 다수 수익증권을 한국예탁결제원에 전자등록해 관리하고 있다. 현재 ‘소유’는 하나증권이 계좌관리기관으로 서비스에 참여하고 있고, 한국투자증권과는 업무협약(MOU)를 체결해 자산관리 솔루션을 공동 개발하고 있다.
‘펀블’은 첫사업으로 롯데월드타워 내 시그니엘 레지던스 1개 호실을 증권화했다. 주당 5000원인 디지털자산증권(Digital Asset Securities, DAS) 130만 DAS를 발행했으며, 총 발행금액은 65억 원이다. 공모를 진행하기 위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증권신고서 발행에 대한 승인을 신청했고, 승인 후 바로 공모에 들어갔다. 공모가 시작되면 건물의 소유권은 부동산 신탁사로 이전되고, 신탁사는 공모 대상인 건물의 수익증권을 발행한다. 이 수익증권이 ‘펀블’이 발행하는 DAS와 1대1로 상응한다.
‘비브릭’은 부산 초량 MDM타워를 대상으로 거래를 개시하며 조각투자 시장에 진입했다. ‘비브릭'은 대상 부동산의 수익증권을 블록체인 분산원장(Decentralized Ledger)과 예탁결제원에 관련 내역을 동시에 기록하는 방식을 채택하면서 보안성을 유지하고 있다. ‘비브릭’은 부동산 소유권을 지분으로 판매하는 방식이 아닌 수익권을 조각으로 쪼개서 판매하는 방식이다.
증권사만 부동산조각투자에 관심을 보이는 것은 아니다. ‘디와이디'는 토큰증권 시장 진출을 위해 부동산 조각투자 플랫폼 개발 업체 피스브릭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 피스브릭은 부동산 조각투자 방식으로 명동에 위치한 호텔을 분양하기도 했다.
토큰증권 시장은 블록체인 방식을 활용해 코인 형태로 발행한 증권이 거래되는 시장이다. 토큰증권은 카사코리아의 DABS나 핀볼의 DAS처럼 조각투자에 필요한 디지털증권이다. 자본시장법, 전자증권법 등의 개정으로 토큰증권이 법제화되면 부동산 투자뿐만 아니라 부동산개발을 위한 프로젝트파이낸싱(PF)직무도 변할 것이다.
‘지비시코리아(GBCKOREA)’는 ‘무궁화신탁’과 협약을 통해 부동산개발사업을 발굴하고, 부동산 실물자산을 기반으로 토큰증권을 발행해 이를 유동화하려 한다.
‘아이티센그룹’은 ‘알 샤리프 그룹 홀딩’과 ‘임페리얼 홀딩' 등 사우디아라비아 회사와 토큰증권발행사업 추진을 위한 MOU를 맺고 사우디아라비아 부동산 개발 사업을 부동산 토큰증권화 하려한다. 해당 토큰증권은 국내에도 유통될 것이다.
부동산조각투자를 위한 부동산 토큰증권 발행과 유통은 분리될 것이다. 부동산 토큰증권은 한국거래소가 시범 개설한 디지털증권시장에서 거래될 것이다. 또 장외거래중개업 인가 신설로 소규모 장외 유통 플랫폼에서도 부동산 토큰증권이 거래될 수 있을 것이다.
[오익재 소통개발원 원장]
오익재는 30여년 이상 여러 회사 및 협회, 단체에서 사업소통 직무를 담당하며 여러 저서를 집필했다.
현재는 사내·고객·투자자·정부 등의 소통을 자문하면서. 금융산업 소통 관련 콘텐츠를 개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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