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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체크] 세무서장의 가혹한 훈계로 세무공무원 졸도…국세청은 두 달째 수수방관

상반기 기관 평가 최우수 수준…7월 실적 어긋났다고 호통
담당직원은 부서별 점수 집계 담당, 실적과 무관해
보고체계 넘겨 실무자 직보 요구, 중간 관리자도 외면
전문가들 “초기 대응 시급하다”…국세청은 외면

 

(조세금융신문=고승주 기자) 최근 경기 북부 P세무서 8급 직원이 세무서장의 언어폭력에 가까운 훈계로 졸도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국세청은 해당 직원에게 잘못이 없다는 것을 확인했음에도 두 달 동안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8월 9일 인천지방국세청 산하 P세무서 8급 직원 A씨는 세무서장 단독 대면보고 중 P세무서장의 언어폭력으로 현장에서 졸도, 가까운 병원 응급실로 이송됐다.

 

국세청 직원들의 전언에 따르면 P세무서장은 A씨에게 개인신상 관련 발언까지 한 것으로 알려졌다.

 

 

◇ 왜 화 냈나? 의문의 P세무서장

 

국세청 내에서는 부임한 지 갓 한 달이 지난 P세무서장이 화낼 만한 일이 아니라는 게 중론이다.

 

A씨는 P세무서 각 부서들이 보고한 성과점수를 집계하는 일을 맡고 있었으며, 7월 부서 실적을 보고하던 중 사달을 겪었다.

 

책임이 있다면 성과가 떨어진 각 부서장(과장)들에게 있었지만 P세무서장은 점수 집계를 담당하는 A씨를 불러 화를 냈다.

 

그런데 P세무서는 성과 하위도 아니었다.

 

P세무서는 올해 상반기 기준 조직 성과 평가에서 전국 세무서 2위, 인천국세청 1위 성적을 거뒀다. 7월 실적에 다소 변동이 있었어도 나머지 5개월 동안 얼마든지 만회할 수 있었다.

 

세무서장이 8급 직원을 단독으로 부른 것도 통상의 보고체계는 아니라는 의견이 나온다.

 

세무서장은 과장‧팀장 등 관리자 보고를 받으며 실무자 단독 대면 보고를 거의 받지 않는다.

 

실무자 보고가 필요하다고 해도 최소한 과장‧팀장을 함께 부른다. 보고체계를 뒤집어 버리면 직원들에게 과도한 부담을 주기 때문이다.

 

실무자 단독 보고 후 세무서장이 과장, 팀장들을 지적하면 실무자가 고자질한 셈이 되고, 보고한 실무자는 과장, 팀장들로부터 나쁜 인상을 받게 된다.

 

실무자 보고는 반드시 과장, 팀장과 동행해 보고해야 한다는 게 국세청 관리자들의 일관된 전언이다.

 

P세무서 중간 관리자들의 대처도 미흡했다. 직원 보호를 위해서라도 관리자들이 보고에 참여해야 했지만, 다른 부서에서도 실무자 대면 보고를 받았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부임 한 달 만에 이 정도로 신망이 벌어지는 건 흔한 일이 아니라는 것이다.

 

일각에선 P세무서장의 P세무서 부임에도 의문점이 있다고 보고 있다.

 

P세무서장은 경북 안동 출신으로 국세청 본부와 서울국세청에서 근무했고, 지방직 근무는 영덕‧천안‧화성에서 세무서장을 맡은 것 정도다.

 

원래 P세무서 세무서장에는 지역 상황을 잘 아는 사람을 배치할 예정이었지만, P세무서장이 강력히 P세무서 배치를 요구해 인사가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P세무서장은 해당 지역에 아파트를 한 채 가지고 있는데 자신의 인사 배경과는 전혀 무관하다고 밝혔다. 가족들과 함께 해당 아파트에서 십년 가량 거주하고 있었다고 덧붙였다.

 

 

◇ 말로만 조직, 조직

 

“함께 일하는 동료 간에는 서로 배려하는 따뜻한 조직문화를 만들어야 하겠습니다.”

(김창기 국세청장, 2023년 1월 2일 시무식 신년사)

 

임직원 언어폭력은 회사 내 빠른 조치가 필요하다.

 

지난해 10월 7일 법무법인 율촌 ‘오피스 빌런 알고 대응하기’ 웨비나에서 조상욱 법무법인 율촌 노동팀장은 “직장에서 다른 직원을 상습적으로 괴롭히는 ‘오피스 빌런’들은 본인의 행동이 정당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이들로 인한 분쟁은 대체로 장기화할 때가 많다. 초기부터 철저한 대응을 통해 피해자 등의 고통이 확산하는 것을 막아야 한다”고 전했다.

 

김경일 아주대 교수는 “권리 남용 직원들은 도구만으로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고 답의 범위도 좁기에 타협할 여지도 적다”며 “이들은 특히 실수를 인정해주지 않는 조직에 있을수록 퇴로가 없는 상황에 내몰린다”고 말하기도 했다.

 

하지만 국세청에서는 별다른 조치가 이뤄지지 않았다.


피해 직원 A씨는 지난 8월 21일 병가를 마치고 업무에 복귀했으나, P세무서장 역시 그대로 P세무서 업무를 하고 있다.

 

6일 현재까지 P세무서장에 대한 어떠한 조치도 이뤄지지 않았다. 

 

근로자들은 직장 내 괴롭힘 방지법의 보호를 받지만, 국가공무원은 징계조치 외 별다른 수단이 없다. 

 

국가공무원노동조합이 지난 7월 국가공무원에 대한 ‘직장 괴롭힘 금지법’ 도입을 요구했지만, 정부 내에서는 별다른 논의가 없는 상태다. 


 

[조세금융신문(tfmedia.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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