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금융신문=김필주 기자) 롯데케미칼 전남 여수 공장이 일부 가동 중단한다. 이는 중국의 저가 공세·과잉 생산 등으로 인해 공장 가동시 손해만 늘어난다는 판단에 따른 조치인 것으로 해석된다.
3일 업계 및 롯데케미칼 등에 따르면 지난 2일 롯데케미칼은 여수 국가산업단지 내 1~3 공장 중 2공장 가동 중단 절차에 나섰다.
이번 중단 절차는 생산시설을 비우고 질소를 충전하는 ‘박스업(Box-Up)’으로 가동 중단 상태에서 설비를 보호하는 조치에 속한다. ‘박스업’은 정기보수·점검 등을 위해 진행하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공장 운영 중단을 앞둔 전 단계에 해당한다.
롯데케미칼 2공장은 지난달 에틴렌글리콜(EG), 산화에틸렌유도체(EOA) 등 생산시설을 상대로 박스업을 위한 준비 단계에 들어간 바 있다. 2공장에서 근무하던 70여명은 조만간 전환 배치될 예정이다. 따라서 업계는 롯데케미칼 2공장의 재가동 여부가 불확실할 것으로 내다봤다.
롯데그룹은 지난달말 고강도 인적 쇄신을 통해 경영체질 혁신과 본원적 경쟁력 강화를 위해 대대적인 인사를 단행한 바 있다.
이 과정에서 기존 롯데 화학군을 이끌던 이훈기 사장이 용퇴를 결정했고 이영준 롯데케미칼 첨단소재 대표(부사장)가 사장으로 승진하면서 후임을 맡게 됐다.
또한 롯데그룹은 총 13명의 화학군 CEO 중 지난해 선임된 롯데알미늄,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LC USA의 대표를 제외한 10명을 교체했다.
롯데케미칼은 지난 2021년 1조5356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그룹 내 캐시카우 역할 맡아오던 알짜배기 기업이었다.
하지만 중국이 빠른 석유화학기술 국산화 이후 저가 공세·과잉 공급 등에 나서면서 2022년 7626억원, 2023년 3477억원의 영업손실이 각각 발생했고 올해 3분기에는 4136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증권가 등에서는 롯데케미칼의 올해 영업손실 규모가 총 7300억원 이상이 될 것으로 추산했다.
롯데케미칼을 비롯해 국내 석유화학업체가 침체에 빠지자 최근 업계 일각에서는 정부가 석유화학업계를 지원하기 위해 세제혜택, 정책금융, 스페셜티(고부가가치) 위주 사업재편 등의 종합대책을 검토 중이라는 소문이 퍼졌다.
이에 산업통상자원부 등 정부관계기관은 지난달말 설명자료를 통해 “석유화학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방안을 논의 중이나 구체적인 내용 및 발표시기는 정해진 바 없다”면서 “해당 방안은 기업들의 자발적 사업재편 촉진을 위한 목적일 뿐 정부는 인위적인 구조조정을 염두에 두고 있지 않다”며 대규모 정부 지원설에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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