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2.04 (수)

  • 흐림동두천 3.9℃
  • 흐림강릉 7.8℃
  • 연무서울 5.3℃
  • 구름많음대전 7.6℃
  • 맑음대구 10.0℃
  • 구름많음울산 10.1℃
  • 맑음광주 8.6℃
  • 구름조금부산 10.4℃
  • 맑음고창 10.1℃
  • 맑음제주 12.9℃
  • 흐림강화 5.8℃
  • 구름많음보은 6.3℃
  • 구름많음금산 7.0℃
  • 맑음강진군 10.7℃
  • 구름조금경주시 9.3℃
  • 구름많음거제 8.9℃
기상청 제공

SK그룹, 故 최종현 선대회장 '선경실록' 복원 성공…위기 극복 해법 담겨

‘디지털 아카이브’ 프로젝트 지난 3월말 완료…고 최종현 선대회장 육성녹음 등 13만여개 자료 복원

 

(조세금융신문=김필주 기자) SK그룹이 고(故) 최종현 선대회장 육성녹음 3530개 등 13만여개 자료를 27년 만에 디지털화하는데 성공했다.

 

2일 SK그룹은 그간 그룹 수장고에 장기간 보관해 온 30~40여년 전 경영철학과 기업활동 관련 자료를 발굴해 디지털로 변환한 뒤 영구 보존·활용하는 ‘디지털 아카이브’ 프로젝트를 지난 3월말 완료했다고 밝혔다.

 

SK그룹에 따르면 이번에 복원한 자료는 오디오·비디오 형태 약 5300건, 문서 3500여건, 사진 4800여건 등 총 1만7620건, 13만1647점이다.

 

이중 고 최종현 선대회장의 음성 녹취는 오디오 테이프 3530개 수준인데 이는 하루 8시간을 연속 청취해도 1년 이상 시간이 걸릴 만큼의 분량이다.

 

특히 고 최종현 선대회장의 음성 녹취록에는 과거 위기 극복을 위한 비전 제시와 혜안 등의 내용이 담겼다.

 

실제 고 최종현 선대회장은 지난 1982년 신입구성원과의 대화를 통해 “땅덩어리가 넓은 미국에서도 인재라면 외국 사람도 쓰는 마당에 한국이라는 좁은 땅덩어리에 지연‧학연‧파벌을 형성하면 안된다”면서 한국 내 만연한 관계지상주의를 깨자고 임기 내내 수차례 강조했다.

 

또 1992년 임원들과 간담회에서는 “R&D(연구개발)를 하는 직원도 시장 관리부터 마케팅까지 해보면서 돈이 모이는 곳, 고객이 찾는 기술을 알아야 R&D 성공 확률을 높일 수 있다”고 주문했다.

 

같은 해 SKC 임원들과 회의에서는 “플로피디스크(필름 소재의 데이터 저장장치)를 팔면 1달러지만 그 안에 소프트웨어를 담으면 가치가 20배가 된다”면서 소프트웨어 산업 육성 강화를 시사했다.

 

1990년대 중반 유럽 한 국가의 왕세자 면담을 위해 고 최종현 선대회장이 준비한 보고서에는 앞으로 기후위기가 심각한 국제문제가 된다며 법정기준치보다 훨씬 낮은 환경기준을 맞추기 위해 함께 노력하자는 제안이 담겼다.

 

이외에도 고 최종현 선대회장의 목소리를 통해 SK그룹이 성장 과정에서 어떤 식으로 위기 극복했는지도 정확히 확인할 수 있다.

 

구체적으로 세계경제 위기를 몰고 온 1970년대 1‧2차 석유파동 당시 정부요청에 따라 고 최종현 선대회장이 중동의 고위 관계자를 만나 석유 공급에 대한 담판을 짓는 내용, 1992년 정당하게 획득한 이동통신사업권을 반납할 때 좌절하는 구성원들을 격려하는 상황 등이 음성 녹취에 담겨있다.

 

또한 타 그룹 총수들과 산업 시찰에서 나눈 대화, 외국담배회사가 한국 내 유통 협업을 제안하자 ‘비즈니스는 결국 신용’이라며 거절한 일화, 김장김치 보관법 등 고 최종현 선대회장 생전 겪었던 다양한 주제의 대화가 오디오 테이프에 남아있다.

 

SK그룹 관계자는 “고 최종현 선대회장의 경영 기록은 한국 역동기를 이끈 기업가들의 고민과 철학을 그대로 느낄 수 있는 보물과 같은 자료”라며 “방대한 양과 너무 오래된 기간으로 인해 복원이 녹록치 않았으나 첨단기술 동원해 품질을 크게 향상시키는 것이 가능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고 최종현 선대회장이 남긴 자료는 이른바 ‘선경실록’으로 불릴 만큼 방대하기에 한국 근현대 경제사(史)를 연구하는 중요한 사료로 쓰일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SK그룹은 디지털 아카이브의 자료를 그룹 고유 철학인 SKMS와 수펙스추구 문화 확산 등을 위해 활용할 방침이다.

 

 

[조세금융신문(tfmedia.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













전문가 코너

더보기



[이명구 관세청장의 행정노트] 공정의 사닥다리
(조세금융신문=이명구 관세청장) 며칠 전, 새로 전입한 사무관들과 조용한 만남의 자리를 가졌다. 짧지 않은 시간 동안 어떤 말을 전해야 할지 잠시 생각하다가, 결국 두 가지만을 강조했다. 인사를 잘하라는 것, 그리고 돈을 멀리하라는 것이었다. 이 말은 새로 만든 조언이 아니다. 지금으로부터 30여 년 전, 내가 사무관이던 시절 같은 과에서 근무하셨던 한 선배 사무관께서 해주신 말씀이었다. 그때는 그 의미를 다 헤아리지 못했지만, 공직의 시간을 오래 지날수록 그 말은 점점 더 분명한 울림으로 다가왔다. 그래서 그날, 나는 그 말씀을 그대로 후배들에게 전했다. 인사는 결국 사람을 남기는 일이고, 돈을 멀리하라는 말은 공직자의 판단을 흐리는 유혹과 거리를 두라는 경고였다. 공직은 단거리 경주가 아니라 긴 항해이기에, 처음부터 방향을 잘 잡지 않으면 어느 순간 되돌아오기 어려운 곳으로 흘러가게 된다. 덧붙여 이런 이야기도 했다. 너무 경쟁하듯이 하나의 사다리만 오르려 하지 말고, 각자의 사닥다리를 각자의 속도로 차분히 오르기를 바란다고. 레드오션처럼 한 방향으로 몰려 달리다 보면, 사닥다리가 무너질 수도 있고 병목현상 속에서 누군가는 추락할 수도 있다. 성과와 평가
[초대석] 정재열 관세사회장 "마약· 특송·외화 밀반출 등 국경관리...관세사가 앞장"
(조세금융신문=안종명 기자) “1976년 관세사 제도가 처음 생길 때 우리나라 수출액이 80억 달러였습니다. 지금은 1조 3,000억 달러를 넘보는 세계 10위권 무역 강국이 됐죠. 지난 50년이 우리 존재를 증명한 시간이었다면, 앞으로의 50년은 국가 무역 안전망의 ‘재설계’ 기간이 될 것입니다.” 대한민국 경제의 심장부, 강남. 빌딩 숲 사이로 겨울바람이 매섭게 몰아치던 날, 기자는 한국관세사회 회장실을 찾았다. 문을 여는 순간, 바깥의 냉기와는 대조적으로 따뜻한 온기가 공간을 채우고 있었다. 지독한 독감으로 고생했다는 소식이 무색할 만큼, 정재열 회장은 밝은 미소로 기자를 맞이했다. 그 미소 뒤에는 창립 50주년이라는 거대한 역사의 변곡점을 지나온 수장으로서의 고뇌와 확신이 함께 담겨 있었다. 마주 앉은 그는 차 한 잔을 건네며 지난 반세기 동안 한국 경제와 궤를 같이해 온 한국관세사회의 발자취를 차분히 되짚었다. 그의 시선은 과거의 성과에 머물지 않았다. ‘새로운 100년’을 향한 다짐 속에서, 혁신을 향한 굳건한 의지는 또렷이 전해졌고, 그 울림은 강남의 차가운 겨울 공기마저 녹이기에 충분했다. 80억 달러 수출국에서 1.3조 달러 무역 강국으로 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