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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SK 회장 "이혼소송으로 심려끼쳐 죄송…진실 바로 잡을 것"

최 회장, 임시 수펙스추구협의회 참석해 이해관계자·구성원에 사과
주요 계열사 CEO들 "법원 판결, SK 성장 역사 정경유착으로 곡해"

 

(조세금융신문=김필주 기자)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수펙스추구협의회에 참석해 최근 이혼소송 항소심 판결로 인해 구성원·이해관계자들에게 심려를 끼쳤다며 사과했다.

 

이와함께 최태원 회장은 그룹 경영 및 국가경제에 차질이 없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3일 서울 종로구 SK서린사옥에서 열린 임시 수펙스추구협의회에 참석한 최태원 회장은 “개인적인 일로 SK 구성원과 이해관계자 모두에게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며 “SK와 국가경제 모두에 부정적인 영향이 없도록 묵묵히 소임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최태원 회장은 이번 이혼소송 항소심 판결에 대해 상고하겠다는 의사도 전했다. 아울러 글로벌 경영환경 대응을 위한 경영활동에도 집중하기로 했다. 

 

최태원 회장은 “사법부 판단을 존중해야 한다는 생각에 변함이 없지만 SK가 성장해온 역사를 부정한 이번 판결에는 유감을 표하지 않을 수 없다”면서 “SK와 구성원 모두의 명예를 위해서라도 반드시 진실을 바로잡겠다”며 상고 의지를 밝혔다.

 

그러면서 “이번 사안에 슬기롭게 대처하는 것 외에 엄혹한 글로벌 환경변화에 대응하며 사업 경쟁력을 제고하는 등 그룹 경영에 한층 매진하고자 한다”면서 “우선 그린·바이오 등 사업은 ‘양적 성장’ 보다 내실 경영에 기반한 ‘질적 성장’을 추구하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또한 그는 “반도체 등 디지털 사업 확장을 통해 ‘AI 리더십’을 확보하는 것도 중요하다”며 “그룹 DNA인 SKMS 정신을 바탕으로 고객에게 사랑받고 대한민국 사회에 기여하는 모습을 보여주자”고 임직원에 당부했다.

 

최태원 회장은 이번 회의에 참석한 주요 계열사 CEO들에게 “우리 구성원의 행복 증진을 위해서 모두 함께 따뜻한 마음을 모으자”면서 “저부터 맨 앞에 서서 솔선수범하겠다”고 강조했다.

 

SK그룹에 따르면 이번 임시 수펙스추구협의회는 이혼소송 항소심 판결이 최태원 회장 개인을 넘어 그룹 가치·역사를 심각히 훼손한 만큼 그룹 차원의 입장 정리와 대책 논의 등이 필요하다고 인식한 경영진들의 발의로 소집됐다. 이날 회의에는 최창원 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 등 주요 계열사 CEO 20여명이 참석했다.

 

이들 CEO는 이혼소송 항소심 판결에 불만을 제기하면서도 향후 대응 방안 등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일부 CEO는 항소심 재판부가 과거 SK의 이동통신사업 진출 과정에서 제6공화국 정부의 특혜를 받았다고 판단한 것과 관련해 “노태우 정부 당시 압도적인 점수로 제2이동통신 사업권을 따고도 정부 압력으로 일주일만에 사업권을 반납한 것은 역사적 사실이자 직접 경험한 일”이라며 이의를 제기했다.

 

회의에 참석한 주요 계열사 CEO 대부분 역시 “김영삼 정부 출범 이후 어렵게 한국이동통신을 인수해 이동통신사업에 진출했는데 마치 정경유착이나 부정한 자금으로 SK가 성장한 것처럼 곡해한 법원 판단에 참담한 심정”이라며 입장을 밝혔다. 

 

이밖에 SK그룹 경영진들은 판결 이후 구성원과 주주, 투자자, 협력사 등 이해관계자들의 반응과 향후 경영에 미칠 파장 등을 점검하고 대응책 등을 논의했다. 

 

그룹 주요 계열사 CEO들은 가장 먼저 구성원들이 동요하지 않고 안정적으로 업무에 전념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자는 데 의견을 모았다. 여기에 외부 이해관계자들이 SK 경영 안정성을 우려하지 않도록 적극 소통에 나서 보다 확고한 신뢰관계를 맺을 수 있도록 노력하기로 했다.

 

최창원 수펙스협의회 의장은 “우리 CEO들부터 솔선수범해 흔들림 없이 본연의 업무에 충실하자”며 “기업 가치 및 사업 경쟁력 제고를 위한 노력도 평소와 다름없이 계속해 나가자”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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