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금융신문=김필주 기자) 일본을 방문 중인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반도체 분야에서 한일간 협업을 강화해야 한다는 뜻을 피력했다.
최태원 회장은 지난 23일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이 주최한 도쿄 데이코쿠 호텔에서 열린 ‘제29회 아시아의 미래’ 포럼에 연사로 참석한 바 있다.
24일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최태원 회장이 전날 인터뷰를 통해 “반도체 분야에서 일본 제조장치 및 재료 제조업체와 협업‧투자를 더욱 강화하겠다”는 뜻을 제시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최태원 회장은 “일본과 미국 등 다른 나라에서 (HBM 등 반도체를)제조할 수 있는지 계속 조사하고 있다”며 “새로운 R&D(연구개발) 시설 설치나 일본 기업에 대한 투자도 검토하는 중”이라고 밝혔다.
SK하이닉스가 4조원을 투자해 지분을 보유 중인 일본 반도체 업체 키옥시아와 미국 반도체 업체 웨스턴디지털간 합병에 대한 질의에는 “투자자로서 키옥시아의 성장을 바란다”며 원론적으로 답했다.
작년 10월 키옥시아와 웨스턴디지털 양사는 합병을 추진했으나 키옥시아 최대 주주인 베인캐피털과 합병 조건에서 합의점을 찾지 못한채 결렬됐다.
이보다 앞선 2017년 베인캐피털은 한·미·일 컨소시엄을 구성해 키옥시아 지분 49.9%를 사들였는데 이 과정에서 SK하이닉스는 컨소시엄에 4조원을 투자해 키옥시아 지분을 최대 15% 확보할 수 있는 권리를 확보했다.
작년 기준 SK하이닉스의 글로벌 낸드플래시 시장점유율은 약 20%로 2위를 차지하고 있다. 만약 웨스턴디지털과 키옥시아간 합병이 성사된다면 합병회사 점유율 31대로 올라서며 SK하이닉스는 3위로 뒤쳐지게 된다.
한편 이날 최태원 회장은 한일 양국이 EU(유럽연합)와 같이 경제협력체를 조성하는 방안도 고민해야 한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그는 “한·일 각자 시장만으로는 경제권 크기가 작다. 허나 두 국가가 결합할 경우 국내총생산(GDP)이 6조달러가 넘고 연봉 3만달러 수준의 고소득자를 약 2억명 보유하는 시장이 된다”면서 “한일 협력은 선택이 아닌 필수다. 이제 양국은 사고를 전환해 서로를 경쟁국이 아닌 협력 대상국으로 인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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