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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칼럼] 예견된 부동산 조정의 행동경제학

 

(조세금융신문=장기민 디자인경제연구소장) 자동차는 구매하는 즉시 가격이 하락한다. 하지만 그것에 불만을 표하는 사람은 없다. 우리가 매일 사용하는 스마트폰 역시 마찬가지다. 새것을 구매한 뒤 하루를 사용하면 이미 중고가 되어버린다. 자동차는 세월이 흐를수록 가치가 하락하는 반면 부동산은 그와 반대로 가격이 상승한다.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한 다니엘 카너먼 교수는 인간의 손실회피성을 설명하면서 1만원을 잃었을 때의 상실감과 2만 5000원을 얻게 되었을 때 기쁨이 대략 비슷하다고 말한 바 있다. 이는 1만원을 잃었을 때 상실감이 같은 금액이 생겼을 때의 기쁨보다 2.5배 강하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자신이 입는 손실을 철저히 회피하려고 하는 인간의 이런 본성은 카너먼 교수의 프로스펙트 이론으로 정리되었다.

 

동전을 던져서 나오는 면을 보고 돈을 주고받는 게임을 한다고 할 때 뒷면이 나올 확률과 앞면이 나올 확률은 모두 절반씩 공평하다. 뒷면이 나올 경우 1만원을 지불해야 한다면 앞면이 나왔을 때에도 1만원을 받는 공평한 상황이다. 하지만 사람의 손실회피심리는 1만원을 잃을 때의 아픔을 더 크게 여기기 때문에 이 조건으로 내기에 적극 참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미국 스탠포드대 마크 레퍼 교수는 할인마트 내 잼을 시식할 수 있는 부스를 만들어 한 곳에는 6종류, 다른 곳에는 24종류의 잼을 놓아두고 고객들의 반응을 알아보는 실험을 했다. 그를 통해 6종류의 잼이 있는 코너에서 40%의 구매가, 24종류의 잼이 있는 코너에서는 단 3%의 구매만이 일어난다는 결과를 얻어냈다.

 

부동산 안정을 추구하는 정부는 공시지가 발표와 부동산 투기지역의 확대 그리고 3기 신도시 발표 등 굵직한 대안들을 국민들에게 던졌고 그로 인해 대한민국 부동산은 조정 국면에 처해있는 현시점이다.

 

선택지가 많으면 구매율이 떨어지는 법. 수가 많은 2기 신도시들에 대한 뒷정리도 완벽히 진행되지 못한 지금, 상대적으로 그 수가 적은 3기 신도시를 지정 발표하고 수요를 흩어버리는 행정부의 속내는 과연 무엇일까.

 

손실을 회피하고자 하는 본성이 있는 인간은 2만 5000원의 이득보다 1만원 이상의 손해를 더욱 두려워한다. 때문에 조금이라도 손해가 일어나는 투자는 하지 않는 것이다. ‘무난한 것’ 에 대한 가치를 일깨우려는 듯한 현 시대의 움직임은 모두가 잘 사는 시대를 만들기 위함인지, 모두의 움직임이 불편한 시대를 만들어가려는 건지 다시 한 번 진지하게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프로필] 장기민(슈페이스)

• 디자인경제연구소, 도시디자인연구소 대표

• 전)디자인링크, 브라운아이디어소울 대표

• 2009년 경향닷컴 하반기 유망브랜드 대상 디자인광고부문

• 인천광역시 명예사회복지공무원

• 부천시청 홍보실 시정소식지 기자

• 한양대학교 이노베이션대학원 산업디자인학전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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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세금융신문=이상현 편집국 부국장) ‘국민연금법’이 여야 합의로 통과됐지만, 일하는 3040 세대의 상당 수가 불만을 표시한 것이 국민들의 대표(제발 그 이름값을 하기를!)의 표결 결과에서 드러났다. 그러니 바로 지금이 가계의 노후를 준비하는 연금과 금융투자, 부동산 문제를 되돌아 볼 적기다. 한국 가계경제의 특징은 독특하다. 국가가 책임져야 할 교육을 거의 완전히 사교육에 의존하도록 만들어 모든 소득계층에서 과도한 사교육비를 지출하고 있다. 사교육의 결과를 보면 그 가성비는 매우 낮다. 전 계층에서 사교육비를 쓰지 않아도, 아니 어쩌면 쓰지 말아야 더 많은 인재가 모든 분야에 골고루 나올 것이다. 그런데 사교육 결과 모든 소득계층 학생들의 문해력은 떨어지고 평생학습동기는 고갈되며 통찰적 사고능력이 떨어진다. 직업도 오로지 돈을 많이 번다는 이유로 의사로 쏠리는 기현상이 연출되고 있다. 가성비가 거의 제로에 가까운 사교육에 많은 돈을 지출한 결과, 학부모의 노후준비는 거의 포기해야 할 지경이다. 여러 이유로 10위권 밖으로 성큼 밀려난 한국의 세계경제순위와 무관하게, 오래전부터 악명 높은 노인빈곤율이 그 결과물이다. 가계 부문에서 착실히 자산을 형성해 노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