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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체크] 국세청이 '특공 먹튀?'…자녀 교육 어떡하라고

순환배치로 주거지 변경 불가피, 공공임대 아파트는 없어
자녀 교육 불모지 세종…살 만한 도시돼야 정착

(조세금융신문=고승주 기자) 국세청이 국회의 세종시 아파트 특별공급 자료요구에 응하지 않았다.

 

21일 국회 환경위원회 소속 권영세 국민의힘 의원실이 밝힌 내용이다.

 

권 의원은 지난 5월 국회에서 ‘특공 특혜’가 있었는지 전체 정부기관 및 공공기관에 특별 공급 현황 자료를 요구했다.

 

관세청 관세평가분류원이 편법 특공 공급 논란이 제기된 후 전체 정부기관에 대한 현황파악에 나선 것이다.

 

중앙행정기관(50), 국책연구기관(15), 공공기관(35) 중 국세쳥을 제외하고 모두 자료를 제출했다. 제출 기관들은 개인정보를 제외한 공급 리스트를 제출했으며, 일부는 현재 보유 또는 실거주 여부까지 파악해 전달했다.

 

하지만, 국세청은 특공 확인서 발급대장 관리가 의무화된 2019년 말 이후 세종세무서 직원 2명에게 특공 확인서가 발급됐다는 사실만 보고했을 뿐 자료를 제출하지 않았다.

 

권 의원실에 따르면 국세청은 인사 시즌이어서 민감한 자료를 제출하기 어렵다거나, 특공 현황 파악 조사를 벌이면 조직 내 반발이 심할 것이라는 등 이해할 수 없는 이유를 댔다고 밝혔다.

 

 

◇ 국세청의 복잡한 속내

 

국세청은 세종시에 배치된 다른 행정기관 및 공공기관들과 약간 사정이 다르다.

 

타 기관들은 대체로 기획부서이고, 근무지도 세종시이다.

 

반면, 국세청은 세종시 본부 근무자를 주기적으로 다른 지역으로 배치한다. 본부 근무가 승진의 징검다리 역할을 하기에 승진 기회 균등 차원에서 자주 인원을 솎아내는 것이다.

 

세종 국세청 본부는 타 기관들 못지않게 근무강도가 높기로 유명하다. 국세청은 신입 공무원의 20~30%가 입직 1~3년만에 떠나는 곳으로 유명하다. 신입 공무원은 본부에서 일하는 것도 아니다. 상대적으로 근무환경이 훨씬 낫다는 지방 세무서에서 일한다.

 

순환배치되더라도 가족이 세종시 특공에 실거주한다면 문제가 없겠지만, 실제로는 그렇게 되기 어렵다.

 

자녀 교육 문제나 맞벌이 배우자 직장 문제가 걸려 있기 때문이다.

 

자녀 교육, 배우자 직업 문제는 국세청만의 문제는 아니다.

 

비록 특성화 고교가 몇 개 생기기는 했지만, 세종시 고등학교들의 첫 대입 성적표는 참담했다. 서울 주요 대학 진출 인원 수가 심각했다. 세종시 공무원 학부모 커뮤니티에서 이는 대단한 논란이 됐다고 한다.

 

세종시 공무원 A씨는 “세종시 학부모들 사이에서 자녀 대학 진학 문제로 크게 논란이 일었다”며 “일부 가정은 세종 집을 팔고 배우자 직장이 있는 서울로 주거지를 옮겼고, 안 간 사람들 가운데서도 자녀가 어릴 때 최대한 빨리 옮겨야 한다는 말도 나온다”라고 말했다.

 

 

국세청은 자녀교육과 배우자 일자리 문제가 있는 데다가 본청 전입 기회 균등, 본부 근무 후 지방전출 원칙으로 인해 타 기관보다 세종시 특공을 매매하거나 임대했을 가능성이 상당하다.

 

 

◇ 구조적 모순, 10년 전부터 지적됐다

 

세종시 특공은 그 시작부터 구조적 모순을 담고 있다.

 

행정기관 세종시 이전 확정 후 정부는 2010년부터 공무원 특별공급 물량을 풀었다. 직장 위치를 옮겼으니 직원들 주거지 문제를 해결해야 했다. 첫 규모는 세종시 전체 분양물량의 70%였다.

 

세종 특공제도 도입 당시부터 정부와 국회 내부에서는 이견이 분분했다. 제일 큰 지적은 한정된 부동산을 분양으로 넘기면 나중에 오는 사람은 받을 게 없다는 주장이었다.

 

세종시 공무원들이 계속 세종시에 살면 좋겠지만, 배우자 직업이나 자녀교육 문제로 세종시를 떠나 수도권으로 이동하는 수요가 매우 높을 것이란 이유에서였다.

 

게다가 늘어나는 세종시 인구를 부동산 공급물량이 따라잡지 못할 때 부동산 가격폭등으로 전월세를 전전하는 공무원들이 늘어날 것이란 관측도 있었다.

 

 

세종시는 2012년부터 불과 7년 만에 인구가 세 배 이상 늘었고, 지난해 말 기준 서울 다음가는 부동산 급등 지역이 됐다.

 

따라서 짧게 근무하는 공무원들에게 로또 분양이 될 것이란 지적도 나왔다. 실제 세종시 특공 전매제한 위반은 매년 국정감사 도마 위에 올랐으며, 계속 국정감사에서 지적받자 2016년 세종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은 슬쩍 전매 현황자료를 소관 업무가 아니라며 관리하지 않기 시작했다.

 

대신 일은 뒤에서 벌였는데 2016년 정부는 대전지방국세청과 검찰을 동원해 대대적인 세종 특공 전매 수사에 착수하기도 했다.

 

송언석 국민의힘 의원이 2019년 국정감사에서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2010~2019년 10월 14일까지 전체 물량의 23.4%가 매매, 전매, 임대(전-월세)한 것으로 드러났다.

 

진보 정치권 내에서는 특별공급을 하는 한 공무원 전매나 가격상승‧공급부족으로 어려움을 겪는 공무원들을 고려해 모든 특별공급을 정부 임대 관사로 만들어야 한다고 제안해왔다.

 

관리비와 소정의 이용료만 받고 거주하게 하면, 전매나 특공 논란을 근본적으로 해소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심상정 정의당 의원은 지난 5월 24일 국회 기자회견에서 공무원에게 공급하는 부동산 물량을 공공임대로 전환할 것을 제안한 것도 이와 궤를 같이한다.

 

그러나 2013년 당시에는 이런 주장이 통하지 않았다. 공무원들이 세종시로 강제 전입하는 것도 못마땅한 데 집마저 가질 기회를 안 준다면 누가 세종시를 가고, 가더라도 누가 계속 있겠느냐는 논리에서다.

 

게다가 세종시 행정수도 조기 안착이란 정책적 목표도 있었다.

 

세종시 행정수도 이전은 이명박 정부 당시 충청도와 경북에 정치적 지지 기반을 둔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의 핵심 추진 정책이었다.

 

2013년 박근혜 정부 출범 후 세종시 공공기관 이전은 점차 빨라졌는데, 그 덕택에 대형 상급종합병원도, 소방서도 없는 상황에서 인구만 계속 늘어났다. 집만이라도 빨리 공급하자는 목적하에 고도제한도 없이 고층의 아파트들이 각 정부청사들을 포위했다.

 

 

◇ 살기 좋은 도시

 

정책 추진과정에서 다소 부작용이 나왔다고 해서 그 취지나 목적 자체가 문제라고 폄훼할 수는 없다.

 

수도권 과밀화는 국가 성장력을 위해 해결해야 하는 우선 과제이기 때문이다. 과밀화가 되면 부동산 지가 상승으로 생산비용과 운용비용이 올라가고, 올라간 비용은 고스란히 월급쟁이 지갑을 얇게 한다. 출퇴근 시간도 늘어난다.

 

세종시에 근무하는 고위공무원 B씨는 세종시가 좀 더 살기 좋은 곳이 되어야 한다고 전했다.

 

아직은 직장‧자녀교육 문제로 세종시를 떠나는 공무원들이 많지만, 자녀 교육이나 일자리 문제에서 안심할 수 있는 대안이 마련되면, 세종시 거주자가 늘어난다는 것이다.

 

현재 전세를 살고 있다는 세종시 공무원 C씨는 지금은 세종에서 집 구하기에 분양경쟁률도 높고, 집값도 비싸다며 정부가 처음부터 공공임대 아파트를 제공했다면, 특공으로 지탄받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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