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금융신문=홍채린 기자) 초대형 여객기 A380을 조종하는 아시아나항공 조종사 120명이 코로나19로 자격유지에 필요한 필수 비행 경험을 못채워 자격이 상실된 것으로 밝혀졌다.
박상혁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국토교통부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코로나19가 시작되기 직전인 지난해 2월 아시아나항공의 A380 조종사는 총 145명이었다. 이 중 1년6개월이 경과한 지난달 기준 자격을 유지한 조종사와 기종을 전환한 조종사는 각각 10명, 14명이었다.
사직한 1명을 제외한 120명의 조종사는 자격을 잃은 상태로 무기한 휴직 중이다. 자격이 상실된 상태로 2년이 지나면 새 기종을 처음 조종할 때 필요한 훈련과 심사 과정을 다시 거쳐야 한다.
현재 자격을 상실한 120명의 조종사 중 대다수가 이미 자격을 잃은 지 1년 이상 지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A380는 보잉을 대표하는 초대형 여객기로, '하늘 위 호텔'이라고 불리는 비행기다. 하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이 비행기의 여객 수요가 대폭 줄었다. 연료 소비가 많아 가성비가 떨어지기 때문에 A380 대신 더 작은 기종을 투입해 운항을 이어가고 있는 것이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은 비용이 많이 들어 수익성이 떨어지는 A380의 운항을 5년 내 중단한다고 밝힌 상태다. 이에 대한 조치로 대한항공 A380 조종사들에 대한 기종 전환을 진행했다.
만약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면 이들이 최우선 정리 대상이 될거라는 우려가 나온다. 하지만 이에 대해 아시아나항공 측은 고용불안은 없을 것으로 일축했다.
이에 국토교통부도 자격에 필요한 비행 경험을 대체할 수 있도록 항공사에 모의비행장치를 이용할 수 있게 조치했다. 하지만 이럼에도 아시아나항공에서 이 시뮬레이터를 이용해 자격을 유지한 사람은 A380 교관 10명에 그쳤다.
박상혁 의원은 "이런 상황에서 공정거래위원회의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기업결합 심사가 진행되며, 조종사들의 고용 불안이 더 커지고 있다"라고 진단하고, "항공사와 정부가 해결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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