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금융신문=안종명 기자)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을 최종 승인했다. 이로써 4년간의 긴 여정 끝에 얻어진 결실은 한국 항공업계 뿐만 아니라 글로벌 항공 시장에도 큰 변화를 줄 것으로 보인다.
특히 통합된 대한항공은 세계 7위의 메가 캐리어(초대형 항공사)로 도약하게 될 전망이다. 약 228대의 항공기를 보유하게 돼 여객 부문에서 글로벌 10위권으로 진입할 것으로도 점쳐지고 있다.
대한항공은 EC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 승인 선행 조건을 모두 충족해 심사를 종결한다고 발표했다고 지난 28일 밝혔다.
앞서 EC는 2월 양사의 기업결합을 조건부 승인했다. ▲여객 부문은 유럽 4개 노선(프랑크푸르트, 파리, 로마, 바르셀로나)의 일부 슬롯(시간당 허용되는 비행기 이·착륙 횟수)을 신규진입 항공사에 넘기고 ▲아시아나항공 화물기사업은 매각하라는 게 핵심 조건이다.
이에 대한항공은 해당 노선의 일부 슬롯을 국내 저비용 항공사(LCC)인 티웨이항공에 넘겼다.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는 에어인천을 매수자로 선정했다.
◇ 합병의 역사...그 의미는?
대한항공은 2020년 11월 경영난에 빠진 아시아나항공 인수합병을 공식적으로 추진하기 시작했다. 2개의 항공사가 합병하려면 전 세계 14국의 국가 승인 심사가 필요해 대한항공은 이후 14개 국가의 경쟁당국에 기업결합 승인을 요청했고, 2021년부터 튀르키에를 시작으로 여러 국가에서 승인을 받았다.
다만 유럽연합은 승인 과정에서 파리, 프랑크푸르트, 바르셀로나, 로마 등 중복 노선에 대한 신규 항공사 운항, 아시아나항공 화물기사업 매각을 조건으로 내걸었다.
대한항공은 이러한 조건들을 충족해 지난 28일 EC로부터 최종 승인을 받게 된 것이다.
◇ 합병 효과와 앞으로 전망...아시아나항공, ‘부채비율’ 크게 감소
이번 합병으로 인해 대한항공은 세계 7위의 초대형 항공사로 도약할 것으로 전망된다. 약 228대의 향공기를 보유하게 돼 여객 부문에서 글로벌 10위권에 진입할 것으로도 전망된다.
뿐만 아니라 국내 항공 산업 재편으로 저비용항공사(LCC) 업계의 판도 변화가 예상되고 있다. 특히 진에어, 에어부산, 에어서울의 통합 LCC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이번 합병으로 아시아나항공의 부채비율은 유상증자 대금과 화물 사업부 매각 대금으로 크게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 대한항공의 합병 이후 계획...해결과제는?
대한항공은 앞으로 아시아나항공을 자회사로 편입해 2년간 독립 운영할 예정이다.
또한 인력 재배치, 고용 승계, 아시아나항공 재무구조 정상화 작업 진행, 2년 후 통합 대한항공으로 출범 예정이다.
그러나 앞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도 만만찮은 상황이다. 우선 독과점 우려로 인해 공정한 경쟁 환경 조성이 필수불가결한 조건이 될 수 밖에 없다.
무엇보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양사 노조 간 갈등해결과 고용안정화는 중요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소비자들의 서비스 질 하락에 대한 우려도 해소되어야 할 중요한 과제로 남아있다.
또한 미국 법무부(DOJ)의 최종 승인 절차가 남아있는 상태여서 해당 부분이 어떻게 마무리될지 주목되고 있다.
미국 법부부는 별도의 심사 결과는 발표하지 않지만 독과점 소송을 제기하지 않는 방식으로 승인 여부를 결정한다.
업계 관계자는 “EC가 승인한 만큼 미국도 별다른 문제 없이 승인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대한항공은 이러한 미국 법무부의 승인을 마지막으로 올해 12월 안으로 최종 거래종결 절차를 마무리 짓겠다는 계획이다.
한편 두 기업 합병이 완료되면 대한항공은 6개월 이내에 공정거래위원회에 마일리지 통합 정책을 보고해야 한다.
올해 3분기 기준 아시아나항공의 미사용 마일리지는 9819억원에 이른다. 대한항공의 미사용 마일리지(2조 5542억원)까지 더하면 약 3조 5000억원 규모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공정위 등 유관 기관 및 전문 컨설팅 업체와 긴밀히 협조해 전환 비율을 결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조세금융신문(tfmedia.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