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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전문가칼럼] 실행가와 전략가의 역할을 구분하다

 

(조세금융신문=나단(Nathan) 작가) 국내주식시장의 시가총액 1위이면서 수많은 개미군단이 믿고 투자하는 삼성전자. 2위 업체와 5배 정도의 시총 격차로 ‘넘사벽’처럼 보인다. 하지만 이 회사보다 무려 5배나 시총이 더 큰 회사가 있다. 바로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 회사다. 2조 달러가 넘는 시가총액을 자랑하는 이 회사는 1위인 애플(Apple)사와 엎치락뒤치락 하고 있다.

 

1975년 전설적인 천재, 빌 게이츠(Bill Gates)에 의해서 설립된 이 회사는 PC 시장의 성장과 함께 승승장구했다. 1990년대에 Window OS는 PC 운영체계를 거의 평정할 정도였다. 그러다가 위기가 찾아왔다. 바로 게이츠 회장의 후임이면서 오른팔인 스티브 발머(Steve Ballmer)가 바통을 이어받으면서다.

 

그는 마이크로소프트의 내적 성장을 주도했지만 미래를 내다보는 혜안이 부족했다. 대표적으로 스마트폰 OS(운영체계) 시장을 애플과 구글(Google)에 내준 것이다. 뒤늦게 만회하기 위해서 노키아(Nokia)의 휴대폰 사업을 인수한 것도 신의 한수가 아닌 ‘악수(惡手)’로 남았다.

 

사실 조직의 수장 간에 갈등을 방조한 것이 더 큰 문제였다. 다행히 그는 제때 물러날 줄 알았고, 2014년 2월에 후임으로 사티아 나델라(Satya Nadella)가 임명되었다. 나델라 회장은 요새 누구나 알고 있는 클라우드(Cloud) 사업에 집중하고, 오픈 소스뿐만 아니라, 회사 분위기를 개방적으로 바꿨다. 그동안 문제였던 관료주의, 조직이기주의 문화가 사라졌다.

 

그렇다고 스티브 발머 전 회장을 마냥 비난할 수는 없다. 그는 회사를 안정적으로 성장시킨 실행가에 가까웠다. 넘치는 열정과 패기로 부하들에게 과감하게 업무를 이양했다. 전형적인 보스의 기질이었다. 하지만 그는 스마트폰 OS 시장을 놓쳤다. 물론 빌 게이츠 전 회장도 책임에서 완전히 자유로울 수 없다. 반면 나델라 회장은 클라우드 시장, 오픈 소스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조직의 체질을 과감하게 바꿨다. 그는 한발 앞서서 움직였고, 지금의 마이크로소프트를 만들었다.

 

회사에는 실행가와 전략가 모두 필요하다

 

실행가는 기존의 사업을 확장하는데 유리하다. 누구보다 빠르게 움직이고, 조직의 체계를 효율화시켜서 경쟁력을 갖추도록 한다. 반면 전략가는 행동보다 생각을 좀 더 많이 한다. 현재 조직의 오퍼레이션(Operation)보다는 앞으로 미래에 대한 상상이 주(主)를 이룬다. 회사에 실행가와 전략가가 모두 필요한 이유다.

 

그런 측면에서 제갈량은 뛰어난 전략가였다. 그는 ‘천하삼분지계’라는 중장기 전략, ‘천하통일’이라는 비전(Vision), ‘평화로운 세상을 만들어야 한다’는 미션(Mission)을 갖고 있었다. 거기에 맞춰서 조직이 움직였다. 그의 전략을 실행한 사람은 나중에 오호대장군(五虎大將軍)으로 불린 관우, 장비, 마초, 황충, 조운이었다. 이외에 위연, 강유, 왕평, 마대, 관평, 관흥, 장포 등의 기라성 같은 장수들이 있었다. 전략가에는 방통, 장완, 비의, 법정도 있었다.

 

유비의 세력은 조조의 세력이나 손권의 세력보다 인적, 물적, 지리적 측면에서 열세였다. 하지만 촉나라를 세우고 이후 유 씨 가문이 익주 지역을 거의 반세기까지 통치한 것도 제갈량이 기반을 잘 닦아두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제갈량이 유비의 세력에 처음 합류했을 때는 훨씬 더 열악한 상황이었다. 그래서 이들은 초기에 농구의 ‘올코트프레스’ 전략과 같이 전원이 공격과 수비를 다해야 했다.

 

제갈량은 유비의 세력에 합류한 후에 우선 장수들과 다른 참모들의 수준을 냉정하게 가늠했다. 그나마 미축, 간옹, 손건 등의 문관이 있었지만 전략가로 보기에는 무리가 있었다. 그래도 이들을 잘 활용해서 없는 재원을 극대화했다. 문제는 혈기왕성한 장수들이었는데, 다행히 관우, 장비, 조운을 비롯한 다른 장수들은 제갈량을 ‘의심하지 않고’ 그의 말을 따랐다.

 

물론 관우와 장비도 초기에 제갈량의 능력에 의구심을 표했지만, 앞선 박망파와 신야성의 전투에서 그의 뛰어난 전략을 본 후 어느 정도 신임을 하게 되었다. 심지어 이들은 첫 전투에서 승리하고 돌아오면서 이렇게 말할 정도였다.

 

“공명은 참으로 뛰어난 인물이구나.”

 

제갈량은 인재의 자질을 파악하는데 뛰어난 능력이 있었다

 

나중에 유비의 세력이 더욱 커졌을 때, 제갈량은 조직을 더욱더 전문화하고, 자신 대신에 참모 역할을 할 수 있는 인재들을 양성했다. 이를 제갈량의 ‘인재 양성소’라고 할 수 있다. 후에 촉나라를 책임지게 되는 장완, 비의, 강유가 대표적이다. 특히 강유는 제갈량의 유지를 받들고, 위기의 촉나라를 위해서 몸과 마음을 다 바쳤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장완과 비의가 사망한 후 뒤를 받쳐줄 전략가가 없어서 결국 촉나라를 부흥시키는데 실패하고 만다.

 

유비는 선견지명이 있었다. 처음에 의(義)를 위해서 뭉친 무리들은 제대로 된 장수나 책략가가 아니라 유협의 무리에 가까웠다. 좋게 이야기하면 ‘협객’이고, 나쁘게 이야기하면 ‘건달’에 가까웠다. 그렇기 때문에 그가 ‘와룡’과 ‘봉추’를 얻으면 천하를 통일할 수 있다는 말을 듣고, 누구보다 기뻐했던 이유다. 그에게는 무력이 뛰어난 실행가가 있었지만, 전략가가 없었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와룡’인 제갈량과 ‘봉추’인 방통을 얻었을 때 얼마나 큰 기쁨을 느꼈겠는가?

 

지금 우리 회사를 돌아보자. 행동보다는 생각이 깊고 신중한 사람이 있을 것이고, 그 반대의 경우도 있다. 만약 작은 회사라면 이를 딱히 구분하기가 쉽지 않다. 사장과 관리자가 전략가와 실행가 역할을 모두 해야 하기 때문이다. 마치 초기의 유비 세력처럼 말이다.

 

하지만 회사의 규모가 점차 커지다 보면, 경영진은 좀 더 큰 그림을 바라봐야 한다. 회사의 운영에만 집중하다 보면 중요한 것을 놓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회사에는 영업, 마케팅, 기획부서가 있는 것이다. 영업과 마케팅이 회사의 경영 실적을 향상하기 위해서 고객과 제품에 집중해서 고군분투할 때, 기획팀은 보다 큰 그림을 그리면서 2~3년, 심지어 5년 후 회사의 미래에 대해서 걱정하고, 전략을 세워야 한다.

 

실행가에는 과감한 추진력이 있는 사람을, 전략가에는 융합적 사고방식을 통해서, 회사의 미래 모습을 ‘디자인’할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하다.

 

[프로필] 나단 작가

•전 대기업 반도체 부서 마케팅 관리자

•성균관대학교, EMBA 석사 졸업

•고려대학교, 전기공학과 졸업

•저서 《적벽대전 이길 수밖에 없는 제갈량의 전략기획서》 출간, 교보문고 북모닝 CEO 도서 선정,

《공부의 품격》, 《가장 위대한 메신저》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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