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12.05 (금)

  • 맑음동두천 -0.3℃
  • 맑음강릉 6.6℃
  • 맑음서울 1.0℃
  • 맑음대전 4.4℃
  • 맑음대구 4.4℃
  • 맑음울산 5.0℃
  • 맑음광주 5.7℃
  • 맑음부산 6.6℃
  • 구름조금고창 4.5℃
  • 구름많음제주 8.7℃
  • 맑음강화 1.3℃
  • 맑음보은 2.2℃
  • 맑음금산 3.3℃
  • 맑음강진군 6.6℃
  • 맑음경주시 4.9℃
  • 맑음거제 5.5℃
기상청 제공

사회

[전문가칼럼] 나이에 따른 나만의 격을 갖추다

 

(조세금융신문=나단(Nathan) 작가) 

 

子曰; “吾十有五而志于學, 三十而立, 四十而不惑, 五十而知天命, 六十而耳順, 七十而從心所欲, 不踰矩.” 

자왈; 오십유오이지우학, 삼십이립, 사십이불혹, 오십이지천명, 육십이이순, 칠십이종심소욕, 불유구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나는 열다섯 살에 학문에 뜻을 세웠고, 서른 살에 자립하였으며, 마흔 살에는 미혹되지 않았고, 쉰 살에는 천명을 알게 되었으며, 예순 살에는 듣는 대로 이해가 되었고, 일흔 살에는 마음이 하고 싶은 대로 따라도 법도를 넘지 않았다.” - 위정(爲政)

 

《논어》를 읽지 않아도, ‘불혹’과 ‘지천명’의 말은 많이 들어봤을 것입니다. 이 단어들은 공자의 인생을 반추하면서 나온 이야기입니다. 공자는 어려운 가정환경으로 어릴 적부터 생활 전선에 뛰어들었습니다. 수많은 육체노동 끝에 배움이 필요함을 느꼈습니다. 마침내 열다섯 살에 학문에 뜻을 두었습니다. 많은 이들을 스승 삼아서 공부하고 서른 살에 자립했습니다.

 

‘자립’했다는 것은 경제적인 자립보다는 나만의 ‘가치관’을 세웠다는 의미로 후대의 학자들은 해석합니다. 마흔에는 주위의 유혹에 흔들리지 않고 학문에 정진했고, 쉰 살에 하늘의 뜻을 알았습니다. 예순에는 남의 말을 잘 받아들였고, 일흔이 되어서 정도의 길을 벗어나지 않았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공자의 삶을 이상적인 군자의  모습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꼭 그런 것은 아닙니다. 어떤 사람은 늦게 정신적으로 자립할 수 있고, 반대로 아주 일찍 자립할 수 있습니다. 심지어 우리는 죽기 전까지 ‘유혹’에 시달립니다. 유혹이라는 것은 내부나 외부의 영향입니다. 아무리 옳다고 믿어도 늘 시험을 당하게 마련입니다.

 

우리는 살면서 변합니다. 10년, 20년 전의 나의 생각과 모습이 지금의 나와는 다릅니다. 비록 나의 중심(core)은 쉽게 바뀌지 않지만 이를 둘러싼 생각은 변합니다. 주변의 환경, 경험 그리고 배움을 통해서입니다. 그래서 예전부터 후천적인 배움인 ‘예’와 ‘도’를 중요시했습니다.

 

인간은 불안정한 존재이기 때문에, ‘인’과 ‘예’를 통한 배움이 중요합니다

 

중국의 철학자 순자(荀子, 기원전 298년~238년)는 공자의 제자인 자하(子夏, 기원전 507년~420년)와 자유(子游, 기원전 506년~443년) 계통의 숭례파(崇禮派)를 계승했습니다. 숭례파는 말 그대로 ‘예’를 숭상한다는 의미입니다. 순자는 ‘성악설’(인간의 본성은 악하다)을 믿었기 때문에 ‘예’를 중요시했습니다. 예와 법으로서 사람을 교화시킬 수 있다는 것입니다.

 

반면 증자와 공자의 손자인 자사(子思, 기원전 483년~402년)는 공문(孔門)의 두 유파 중 나머지인 내성파(內省派)입니다. 여기에서는 마음수양을 중요시하고, ‘인(仁)’을 중심에 둡니다.

 

현대 사회에서도 성선설(인간의 본성은 선하다)을 믿기는 하지만 사회 체제를 유지하기 위해서 엄격한 법을 집행합니다. 법을 집행하는 것은 사람을 교화시키고 이를 통해서 다시 선한 마음을 찾기를 바라는 것입니다. 누군가는 진심으로 뉘우치고 바꾸려고 하고(성선설), 누군가는 변하지 않고 또 다시 죄를 저지릅니다(성악설).

 

많은 사람들이 어릴 적 또는 성인이 되어서도 종종 실수를 저지릅니다. 마치 법의 한계가 어디까지인지 확인하려는 듯 피해를 입히기도 합니다. 그렇게 수많은 경험을 하고, 잘못을 저지르면서 점차 깨닫고 변하는 것이 사람이고, 인간입니다. 실수를 통해서 배우지 못한다면 문제가 되지만 말입니다.

 

마흔이 제일 무섭고 중요한 순간입니다. 그 동안 사회생활을 하면서 받은 스트레스가 지속적으로 누적되기 때문입니다. 인생의 마지막 갈림길이기도 합니다. 20대, 30대에는 좌충우돌을 하면서 살았다면 40대에는 나의 길을 가야할 때입니다. 어떤 사람은 이 때 자신의 몸과 마음을 잘 관리해서 슬기롭게 헤쳐 나가고, 반면 어떤 사람은 몸과 마음을 모두 축내고 쓰러집니다(안 쓰러져도 50, 60대에 결국 쓰러집니다).

 

마흔이 되면 책임져야할 부분이 늘어납니다. 상사뿐만 아니라 부하직원의 실적 및 심성도 잘 관리해야 합니다. 소위 사회에서 말하는 성공과 실패의 갈림길에 서게 됩니다. 같이 사회생활을 시작한 동기와도 비교되고, 차이가 점차 벌어짐을 느낍니다. 당연히 스트레스는 늘어나고, 술을 마시거나 담배를 핍니다. 그리고 운동을 하지 않습니다. 주말에 등산을 가더라도 등산 후 음주량이 평상시보다 더 많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마흔을 그대로 넘으면 길을 잃기 십상입니다. 내가 가는 길이 맞는 것인지, 아니면 잘못된 길을 가고 있는지 후회가 됩니다. 공자가 ‘미혹’을 하필 40대에 언급한 것은 그만큼 유혹이 커진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마흔은 미혹되기 쉬운 나이이지만, 반면 기회입니다

 

미혹되지 않으려면 스스로 노력해야 합니다. 가치관을 세우고, 거기에 집중해야 합니다. 가치관은 말 그대로 가치(Value)를 어디에 두는가입니다. 나의 삶에 있어서 중요한 것이 무엇인가? 가족인가? 회사인가? 나 자신인가? 물론 세 가지 모두 포기할 수 없습니다. 가족, 일, 나 자신 모두 중요합니다. 하지만 내가 먼저 건강하고 행복해야 가족을 지키고, 회사에서도 꿋꿋이 일할 수 있습니다.

 

마흔은 고비이지만 반면 기회입니다. 아무리 사회생활 초창기에 잘 나간다고 하더라도 마흔에 접어 들어서 잘못된 길로 발을 내딛으면 모든 것이 사상누각(沙上樓閣)입니다. 마흔은 자신을 좀 더 단단하게 만드는 시기입니다. 그것은 결국 나의 사명감을 아는 지천명의 단계에 나아가기 위한 길입니다.

 

공자는 마흔에 ‘무직(無職)’이었습니다. 제나라에서 그가 원했던 자리는 얻을 수 없었고, 노나라의 세도가들이 좋은 자리를 권했지만 거절했습니다. 여러 가지로 불안한 심정이었지만, 흔들리지 않고 자신의 ‘도(道)’에 맞춰서 살았습니다. 학문적 깊이를 더하면서, 2기 제자들을 양성했습니다.

 

우리는 ‘공자’가 아니고, 공자와 같은 ‘성인’이 될 수도 없습니다. 죽는 그 순간까지 ‘미혹’은 언제나 찾아옵니다. 스물, 서른, 마흔, 쉰, 예순, 일흔 등 평생 나이를 가리지 않고 말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늘 실수하고, 유혹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을 인정하고 받아들여야 합니다. 다만, 그러한 과정을 통해서 스스로 돌아보는 노력을 게을리하면 안 됩니다. 그러면서 자신만의 가치관을 형성하고, ‘격’을 완성해가는 것입니다.

 

 

[프로필] 조형권(나단) 작가

•《인생의 절반쯤 왔을 때 논어를 읽다》 출간, 교보문고 MD의 선택

•《적벽대전 이길 수밖에 없는 제갈량의 전략기획서》 출간, 교보문고 북모닝 CEO도서 선정

•《공부의 품격》 출간

•(현)SK그룹 내 마케팅 임원

•성균관대학교, EMBA 석사 졸업

•고려대학교, 전기공학과 졸업

 

[조세금융신문(tfmedia.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













전문가 코너

더보기



[이명구 관세청장의 행정노트] 낚시와 K-관세행정
(조세금융신문=이명구 관세청장) 어린 시절, 여름이면 시골 도랑은 나에게 최고의 놀이터였다. 맨발로 물살을 가르며 미꾸라지와 붕어를 잡던 기억은 지금도 선명하다. 허름한 양동이에 물고기를 담아 집에 가져가면 어머니는 늘 “고생했다”라며 따뜻한 잡탕을 끓여주셨다. 돌과 수초가 얽힌 물속을 들여다보며 ‘물고기가 머무는 자리’를 찾던 그 경험은 훗날 관세행정을 바라보는 나의 태도에 자연스레 스며들었다. 성인이 되어서도 물가에서는 마음이 늘 편안했다. 장인어른께서 선물해 주신 낚싯대를 들고 개천을 찾으며 업무의 무게를 내려놓곤 했다. 그러나 아이가 태어나면서 낚시와는 자연스레 멀어졌고, 다시 낚싯대를 잡기까지 20년이 흘렀다. 놀랍게도 다시 시작하자 시간의 공백은 금세 사라졌다. 물가의 고요함은 여전히 나를 비워내고 다시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힘이 되었다. 낚시는 계절을 타지 않는다. 영하의 겨울에도 두툼한 외투를 챙겨 입고 손난로를 넣은 채 저수지로 향한다. 찬바람이 스쳐도 찌가 흔들리는 순간 마음은 고요해진다. 몇 해 전에는 붕어 낚시에서 나아가 워킹 배스 낚시를 시작했다. 장비도 간편하고 운동 효과도 좋아 빠져들지 않을 수 없었다. 걸어 다니며 포인트를 찾는
[초대석] 세무법인 와이즈앤택스 최시헌 회장, 김선명 대표 "변화 앞에서 흔들리지 않는 최고의 세무서비스"
(조세금융신문=이지한 기자, 사진=이학명 기자) 지난 2023년에 이어 2025년에 치러진 한국세무사회 제33대와 제34대 임원 선거에서 부회장으로 선출돼 3년째 주요 회직을 수행해 온 최시헌 부회장과 김선명 부회장이 올해 1월 세무법인 와이즈앤택스를 설립하고 최고의 세무 컨설팅과 세무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꿈을 안고 본격 출범한 지 1년 가까이 됐다. 대구지방국세청장으로 국세공무원을 마감한 최시헌 세무사가 회장직을 맡았고, 세무 고시 출신의 김선명 세무사는 대표세무사로서 법인을 이끌고 있다. 여기에 김준성, 김민식, 박정준, 민규태 세무사 등 4명의 젊은 세무사가 합류해 분당 본점과 분당 서현, 경기 광주, 서울 용산 등을 거점으로 하여 활발한 업무를 전개하고 있다. 낙엽이 거리를 뒤덮고 있던 11월 중순, 분당 본점에서 최시헌 부회장과 김선명 세무사를 만나 와이즈앤택스의 설립 과정을 돌아보고, 향후 법인을 어떻게 이끌어 갈 예정인지 알아봤다. Q. 우선 성공적인 법인 설립을 축하합니다. 올해 1월 각자 활동하시던 세무사사무소를 합쳐서 새로운 세무법인을 설립하셨는데요. 어떤 계기가 있었습니까? (최시헌 회장) 저는 20년 연말 대구지방국세청장을 끝으로 공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