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2.05 (목)

  • 구름많음동두천 6.8℃
  • 맑음강릉 10.4℃
  • 연무서울 8.3℃
  • 맑음대전 12.7℃
  • 맑음대구 13.4℃
  • 맑음울산 14.7℃
  • 맑음광주 13.0℃
  • 맑음부산 13.6℃
  • 맑음고창 11.2℃
  • 맑음제주 12.8℃
  • 구름많음강화 5.3℃
  • 맑음보은 11.2℃
  • 맑음금산 11.0℃
  • 맑음강진군 13.6℃
  • 구름많음경주시 13.9℃
  • 맑음거제 12.1℃
기상청 제공

사회

[전문가칼럼] 군자는 배부름과 편안한 곳보다는 ‘호학’을 추구한다

 

 

(조세금융신문=나단(Nathan) 작가) 

 

子曰; “君子食無求飽, 居無求安, 敏於事而愼於言, 就有道而正焉, 可謂好學也已.”

자왈;  군자식무구포, 거무구안, 민어사이신어언, 취유도이정언, 가위호학야이.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군자는 배부름과 편안한 곳을 추구하지 않으며, 일은 민첩하게 처리하되 말은 신중하게 하며, 도(道)를 가까이 하며 바르게 한다면, 호학(好學)이라 이를 만하다.” _ 학이(學而) 1.14

 

배움을 위해서 공자학당에 모여든 3천여 명 중에서 호학의 경지에 이른 제자는 ‘육예(六藝)’에 능통한 칠십자(七十子)입니다. 이 칠십여 명 중에서도 공자가 꼽은 열 명의 제자가 있습니다. 이들을 공문십철(孔門十哲)이라고 부릅니다.

 

“덕행에는 안연, 민자건, 염백우, 중궁이고, 언어에는 재아와 자공이며, 정사에는 염유와 계로(자로)이고, 문학에는 자유와 자하였다.” _선진(先進) 11.2

 

이 중에서 진정한 ‘호학’의 경지에 이른 제자는 과연 누구일까요? 대표적으로 안연, 자하, 자장, 증자, 자유를 들 수 있습니다.

 

김원중 교수의 《논어》에 의하면, 이들은 각각 21회, 21회, 18회, 15회, 8회 정도 《논어》에 등장했습니다. 참고로 1위는 42회의 자로, 2위는 38회의 자공입니다.

 

자로는 가장 오랜 기간 공자를 수행했기 때문에 출연이 제일 많습니다. 학문적 성과는 출연한 횟수 대비 미치지 못했지만 공부에 대한 열정은 그 누구보다 강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스승에게 꾸지람을 들어도 개의치 않고 많은 질문을 했습니다. 자공은 안연 다음으로 총명하기는 넘버투이지만, 순수한 호학이라는 측면에서는 다소 거리가 있습니다. 비록 그의 학문적 성취도 높은 편이지만, 학자의 길을 걷기보다는 부와 명예에 좀 더 집중해서일 것입니다.

 

요절한 안연을 제외하고, 자하, 자장, 증자, 자유는 후학을 양성하면서, 공자의 사상을 더욱 널리 전파하고, 공부에 진심을 다했습니다.

 

공자가 꼽은 열 명의 제자 중에서 증자가 포함이 되지 않은 이유에 대해서 사람들의 추측이 난무했습니다. 하지만 증자는 이 중에서 나이가 제일 어렸고, 공자의 말기 제자입니다. 더군다나 공자가 말년에 노나라로 돌아온 후 5년 만에 세상을 떠났기 때문에 아무래도 자신의 능력을 충분히 보여주지 못했을 것입니다.

 

하지만 이후 뛰어난 학문적 성취로 대기만성(大器晩成)했습니다. 그는 매일 세 가지, ‘충(忠), 신(信), 습(習)’(학이 1.4)으로 자신을 반성하면서 공부하고 실행을 멈추지 않았습니다. 그의 학통은 결국 맹자(孟子, 기원전 372년~289년)로 이어졌습니다.

 

군자는 배부름과 편안함을 추구하지 않는다

 

《논어》에서 유일하게 칭찬만 받은 제자는 안연뿐입니다. 그야말로 압도적인 1등 제자입니다. 그의 배움에 대한 열의를 공자는 다음과 같이 이야기했습니다.

 

“안회(안연의 이름)라는 제자가 배우기를 좋아하고, 노여움을 다른 곳에 옮기지 않고, 과오를 두 번 되풀이하지 않았습니다. 불행히도 일찍 죽었습니다. 지금은 이 세상이 없으니, 배우기 좋아하는 제자를 듣지 못했습니다.” _옹야(雍也) 6.2

 

매슬로의 욕구의 5단계가 있습니다. 첫째 생리욕구, 둘째 안전욕구, 셋째 애정과 소속 욕구, 넷째 존경 욕구, 다섯째 자아실현 욕구가 그것입니다.

 

음식을 통해서 생리욕구를 해결하고, 안전한 장소에 살면서 안전욕구를, 가정을 이루거나 연애를 하면서 애정, 회사나 사업, 다른 단체에 소속되면서 소속 욕구를 느낍니다. 시간이 흐르면서 어느 정도 위치에 오르면 존경을 받게 됩니다(모두가 존경을 받는 것은 아닙니다).

 

가장 높은 단계가 자아실현 욕구입니다. 물론 네 가지의 욕구만으로도 행복한 사람들이 있을 것입니다. 잘 먹고, 잘 자고, 사랑하고, 존경받으면 충분하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공자와 그의 제자들은 ‘자아실현 욕구’를 더 중요하게 생각했습니다.

 

그렇다면 나의 욕구를 어떻게 만족하면서 살아야 할까요?

 

공자는 다음과 같은 답을 제시했습니다. “군자는 배부름과 편안한 곳을 추구하지 않으며(食無求飽, 居無求安 식무구포, 거무구안), 일은 민첩하게 처리하되 말은 신중하게 해야 한다(敏於事而愼於言 민어사이신어언)”. 말을 아낀다는 것은 자신에게 주어진 것에 대해서 감사하고 겸허하게 받아들이고, 과시하거나 티를 내서는 안 된다는 의미입니다.

 

무엇보다 도(道)를 가까이 하며 자신을 바르게 해야 한다(就有道而正焉, 可謂好學也已, 취유도이정언, 가위호학야이의)라고 강조했습니다. 즉, 도를 가까이 하고, ‘배움의 자세’를 잊지 말아야 한다는 말입니다.

 

‘호학’은 자아실현의 욕구

 

‘나’를 제대로 바라보고, 어떻게 하면 좀 더 나은 ‘나’가 될 수 있을지 치열하게 고민하고 책을 읽으면서 사색하고, 실천하는 것의 군자의 삶입니다. 책을 읽고, 사색하고, 글을 쓰는 것이 그 중의 하나입니다.

 

배우다 보면 알게 됩니다. 나의 생각이 얼마나 작고, 이 세상과 우주가 얼마나 넓은지 말입니다. 그러면서 지혜를 터득하고, 삶을 겸허하게 바라봅니다. 그것이 결국 행복에 이르는 길입니다. 더 많이 읽고, 느끼게 될수록 내가 갖고 있는 것들에 감사한 마음을 갖고, 아무리 사소한 음식도, 내가 거주하는 공간도 소중할 수밖에 없습니다.

 

편안함과 안락함을 추구하는 욕망은 끝이 없습니다. 더 넓은 아파트, 더 쾌적한 공간을 찾아서 늘 노심초사해야 합니다. 차라리 적당한 불편함을 안고 사는 편이 낫습니다. 그래야 지금 나의 삶의 소중함을 느낄 수 있습니다.

 

‘호학의 경지’는 ‘자아실현의 욕구’입니다. 호학은 단순히 배우는 것에만 그치는 것이 아닙니다. 배운 바를 제대로 실행하는 것입니다. 공자는 《논어》에서 ‘실행의 중요성’을 수없이 이야기할 정도로 실행을 강조했습니다. 결국 배우는 것에 그치지 않고, 타인을 배려하는 ‘인(仁)’의 정신과 자신을 돌아보면서 반성하고, 겸허하게 사는 것을 말합니다.

 

공자와 그의 3천 명의 제자는 의식주(衣食住)가 불편한 가운데에서 배움의 기쁨을 추구했습니다. 함께 ‘도’를 추구하면서 호학의 기쁨을 누린 것입니다.

 

 

[프로필] 조형권(나단) 작가

•《인생의 절반쯤 왔을 때 논어를 읽다》 출간, 교보문고 MD의 선택

•《적벽대전 이길 수밖에 없는 제갈량의 전략기획서》 출간, 교보문고 북모닝 CEO도서 선정

•《공부의 품격》 출간

•(현)SK그룹 내 마케팅 임원

•성균관대학교, EMBA 석사 졸업

•고려대학교, 전기공학과 졸업

 

 

[조세금융신문(tfmedia.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













전문가 코너

더보기



[이명구 관세청장의 행정노트] 공정의 사닥다리
(조세금융신문=이명구 관세청장) 며칠 전, 새로 전입한 사무관들과 조용한 만남의 자리를 가졌다. 짧지 않은 시간 동안 어떤 말을 전해야 할지 잠시 생각하다가, 결국 두 가지만을 강조했다. 인사를 잘하라는 것, 그리고 돈을 멀리하라는 것이었다. 이 말은 새로 만든 조언이 아니다. 지금으로부터 30여 년 전, 내가 사무관이던 시절 같은 과에서 근무하셨던 한 선배 사무관께서 해주신 말씀이었다. 그때는 그 의미를 다 헤아리지 못했지만, 공직의 시간을 오래 지날수록 그 말은 점점 더 분명한 울림으로 다가왔다. 그래서 그날, 나는 그 말씀을 그대로 후배들에게 전했다. 인사는 결국 사람을 남기는 일이고, 돈을 멀리하라는 말은 공직자의 판단을 흐리는 유혹과 거리를 두라는 경고였다. 공직은 단거리 경주가 아니라 긴 항해이기에, 처음부터 방향을 잘 잡지 않으면 어느 순간 되돌아오기 어려운 곳으로 흘러가게 된다. 덧붙여 이런 이야기도 했다. 너무 경쟁하듯이 하나의 사다리만 오르려 하지 말고, 각자의 사닥다리를 각자의 속도로 차분히 오르기를 바란다고. 레드오션처럼 한 방향으로 몰려 달리다 보면, 사닥다리가 무너질 수도 있고 병목현상 속에서 누군가는 추락할 수도 있다. 성과와 평가
[인터뷰] 뮤지컬 '4번출구' 제작 김소정 대표...청소년 ‘삶의 선택지’ 제시
(조세금융신문=김영기 기자) “무대 위에서 가장 조용한 숨으로 깊은 소리를 만드는 오보에처럼, 이제는 소외된 아이들의 숨소리를 담아내는 무대를 만들고 싶습니다” 오보이스트에서 공연 제작자로 변신한 주식회사 스토리움의 김소정 대표가 뮤지컬 〈4번 출구〉를 통해 청소년 생명존중 메시지를 전한다. 2026년 청소년 생명존중 문화 확산 사업 작품으로 선정된 이번 뮤지컬은 김 대표가 연주자의 길을 잠시 멈추고 제작자로서 내딛는 첫 번째 공공 프로젝트다. 공연 제작자 김소정 스토리움 대표 인터뷰 내용을 통해 '4번출구'에 대해 들어봤다. ■ 완벽을 추구하던 연주자, ‘사람의 삶’에 질문을 던지다 김소정 대표는 오랫동안 클래식 무대에서 활동해온 오보이스트다. 예민한 악기인 오보에를 다루며 늘 완벽한 소리를 향해 자신을 조율해왔던 그는 어느 날 스스로에게 근본적인 질문을 던졌다. 김 대표는 “어느 순간 ‘나는 무엇을 위해 이 숨을 쏟고 있는가’라는 질문이 남았다”면서 “완벽한 소리를 위해 버텨온 시간이 누군가의 삶과 어떻게 닿아 있는지 생각하게 되면서 개인의 완성을 넘어 더 많은 사람과 만나는 무대를 꿈꾸게 됐다”고 제작사 ‘스토리움’의 설립 배경을 밝혔다. ■ 〈4(死)