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7.27 (토)

  • 흐림동두천 26.6℃
  • 흐림강릉 28.1℃
  • 서울 28.1℃
  • 흐림대전 26.9℃
  • 흐림대구 28.6℃
  • 구름많음울산 27.0℃
  • 흐림광주 26.3℃
  • 구름조금부산 27.4℃
  • 흐림고창 27.2℃
  • 제주 27.4℃
  • 흐림강화 27.8℃
  • 흐림보은 27.3℃
  • 흐림금산 25.6℃
  • 흐림강진군 27.7℃
  • 구름많음경주시 26.5℃
  • 구름많음거제 27.0℃
기상청 제공

사회

[전문가칼럼] 때(時)와 장소(場所)를 나의 편으로 만들다

(조세금융신문=나단(Nathan) 작가) 1억 명의 인구, 3000억 달러를 넘는 수출, 대한민국 국토의 3배, 세계 GDP 순위 41위(20년 기준), 22년 GDP 성장률 6% 이상 기대. 이와 같이 큰 잠재력을 갖고 있는 나라는 어디일까? 바로 베트남이다.

 

기원전 2879년, 베트남에는 우리나라의 단군 신화와 비슷한 건국 신화가 전해져 내려온다. 학자들은 기원전 7세기경 반랑 왕국이 최초의 베트남 역사의 시작이라고 추정한다. 하지만 베트남은 중국의 지배를 오랫동안 받았다.

 

이후 최초의 왕조인 응오 왕조(938년~)가 설립되었고, 마지막 왕조인 응우옌 왕조(1802년~1945년)까지 역사가 지속되었다. 하지만 식민지를 확보하려는 프랑스와 1차 인도차이나 전쟁을, 공산주의 확산을 막으려는 미국과 베트남 전쟁을 벌였다. 미국이 처음으로 패전한 이 전투에 대해서 후대에서는 여러 가지 분석이 있다.

 

당시(지금도 마찬가지지만) 세계 최강의 군대를 갖고 있던 미국이 어떻게 동남아시아의 한 개 국가를 점령하지 못하고 물러갔을까? 여기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지만, 베트남은 적어도 자신이 갖고 있는 환경을 최대한 활용했던 것이다.

 

때와 장소를 자신의 편으로 만든 것이다

 

베트남 군대는 미국군이 원하지 않는 방식으로 전쟁을 주도했다. 베트남의 전설적인 영웅인 보응우옌잡 장군은 전쟁에서 승리한 비결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했다.

 

“미국과 싸우며 우리가 한 건 별로 없습니다. 세 가지를 피했어요. 우선 적들이 원하는 시간에 싸우지 않았고, 그들이 원하는 장소에서 싸우지 않았으며, 그들이 생각하지 못한 방법으로 싸웠습니다.”

- 〈인터비즈〉2018.9.14.

 

이들은 익숙한 지형에서 싸우고 새로운 방식의 게릴라전으로 미국 군대를 괴롭혔다. 만약 미국과 정면 대결을 펼치면서 대규모의 전쟁을 했다면 진작 패했을 것이다. 이는 《손자병법》의 저자 손자(孫子)가 싸움의 조건으로서 도의(道), 기상(天), 지리(地), 장수(將), 법제(法)의 5가지를 강조한 것과 마찬가지다. 베트남군은 주민들의 지지를 받았고, 기상과 지리적인 여건을 잘 이용했다. 장군들의 통솔력이 뛰어났고, 엄격한 군법으로 이를 실행했다.

 

유비와 손권의 세력도 마찬가지였다. 이들은 거대한 세력인 조조의 군대와 싸워야 했다. 이미 하북의 원소를 무찌르고, 중원의 대부분을 차지한 조조를 막을 자는 없었다.

 

이제 그 유명한 ‘적벽대전’에 대해서 이야기해 보자.

이곳은 장강의 남쪽에 주둔한 손권의 진영이다. 추운 겨울밤, 아름다운 달이 두둥실 떠 있는 강 위에는 크고 작은 수많은 배가 장관을 이루고 강가에 정박해 있었다. 주변에는 조조군의 야습에 대비하여 병사들이 엄중하게 경계를 서고 순찰을 돌고 있었다.

 

일촉즉발의 긴장되는 상황에서 군중의 한 장막에는 희미한 불빛이 새어 나오고, 주변은 유독 조용하고 차분한 분위기였다. 그 안에는 조조의 백만 대군을 상대하기 위해 손권의 참모인 주유와 노숙, 유비의 최고 브레인이라고 할 수 있는 제갈량이 서로 머리를 맞대고 있었다. 먼저 주유가 어색한 침묵을 깨며 제갈량의 마음을 떠보았다.

 

“어제 우리 주공께서 사람을 보내 빨리 군사를 내라고 재촉하시었소. 그러나 이 유(瑜)는 아직 좋은 계책을 마련치 못해 걱정이외다. 바라건대 선생께서 좋은 가르침을 내려주시오.”

 

제갈량은 동남풍이 불어올 것이라는 날씨를 예측해서 ‘화공’을 마음에 두고 있었다. 이미 박망파와 신야에서 두 번의 화공으로 강력한 조조의 군대를 물리치기도 했지만, 대군을 상대로 이길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화공이었다.

 

주유도 마찬가지로 화공을 생각하고 있었지만, 겨울철 북서풍이 주로 부는 상황에서는 화공의 성공 확률이 낮기 때문에 주저하고 있었다. 하지만 공명은 그 지방의 과거 계절풍에 대한 데이터베이스를 입수해서 동남풍이 불 확률이 높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었다.

 

또한 계절은 이미 겨울철로 접어들어서 조조군에게는 말들을 먹일 건초(乾草)가 충분치 않았고, 북쪽의 병사들이 남쪽의 지방으로 내려오면서 전염병이 돌기 시작했다. 이러한 상황이 실낱같은 희망이었다. 물론 이들도 풍토병에서 자유로울 수 없기 때문에 마냥 기다릴 수 없었다.

 

유비와 손권의 연합군에게 있어서 유리한 때는 ‘동남풍’이 불 때고, 장소는 바로 ‘장강’이었다. 적벽대전도 장강에서 벌어진 전쟁이었다. 이들 연합군은 장강을 사이에 두고 조조군과 결전을 벌이고자 했다. 결국 언제, 어디서 조조군과 싸울지를 정하는 것이 가장 큰 핵심 포인트였다. 이는 《손자병법》의 가르침과도 궤를 같이 한다.

 

“싸울 때와 싸우지 않아야 할 때를 아는 자는 승리한다.” - 《손자병법孫子兵法》 〈모공편謀攻篇〉

 

때와 장소, 그리고 거기에 맞는 제품을 갖추고, 나만의 동남풍을 기다려야 한다

 

애플은 잡스가 떠나고 나서 뉴턴(Newton)이라는 PDA(Personal Digital Assitant)를 출시했지만 결과는 대참패였다. 당시 PDA는 일정, 주소 관리, 일부 게임을 제외하고는 특별한 기능이 없었다. 또한, 2001년에 마이크로소프트 회사는 현재 태블릿의 원형이 되는 태블릿 PC를 출시했지만 소비자들의 반응은 냉담했다. 아직 사람들은 터치 방식에 익숙하지 않았고, 앱도 지금처럼 충분하지 않았다.

 

하지만 2010년 아이패드, 갤럭시 태블릿 등이 출시되면서 소비자들은 본격적으로 태블릿을 구매하기 시작했다. 제품의 기술이 발달하고, 수많은 앱 개발자의 참여로 많은 콘텐츠가 생성되면서 생태계가 갖추어졌기 때문이다.

 

마케팅에서는 이를 PMF라고 한다. Product Market Fit이라는 것인데, ‘제품의 시장 맞춤’이다. 넷스케이프(Netscape)의 창업자이고, 실리콘밸리(Silicon Valley) 벤처캐피털리스트 마크 앤드리슨(Marc Andreessen)은 PMF를 “좋은 시장에 그 시장을 만족시킬 수 있는 제품을 갖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PDA와 초기 태블릿 제품은 좋은 시장을 만나지 못했고, 제품은 준비가 제대로 안 된 경우였다. 미국에서 2008~2010년에 투자를 받은 약 1100여 개의 스타트업 중에서 70%가 실패했는데, 이 중 42%는 시장 니즈가 없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때와 장소, 그리고 거기에 맞는 제품은 마케팅에 있어서 가장 기본이 되는 요소다. 이러한 조건이 갖춰지지 않는다면 아무리 마케팅 활동을 열심히 해도 한계가 있다. 회사의 성공을 위해서는 ‘때’와 ‘장소’를 나의 편으로 만들어야 한다. 아이디어나 기술도 소비자의 요구와 상관없이 너무 앞서 나가도 안 된다.

적절한 시기와 좋은 제품으로 차분히 준비하면서 제갈량처럼 나만의 ‘동남풍’을 기다려야 한다.

 

 

[프로필] 나단 작가

•전 대기업 반도체 부서 마케팅 관리자

•성균관대학교, EMBA 석사 졸업

•고려대학교, 전기공학과 졸업

•저서 《적벽대전 이길 수밖에 없는 제갈량의 전략기획서》 출간, 교보문고 북모닝 CEO 도서 선정,

《공부의 품격》, 《가장 위대한 메신저》 출간

 

[조세금융신문(tfmedia.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












배너

전문가 코너

더보기



[김우일의 세상 돋보기] 의사의 꿈을 버리고 인류 최고의 지혜를 만든 사람
(조세금융신문=김우일 대우M&A 대표) 의료계의 극심한 반대 속에서도 정부 측의 강행으로 의대증원이 확실시 되어가며 바야흐로 의사 전성시대가 도래되었다. 현재 의대정원 3058명이 5058명으로 대폭 늘어나며 10년 후에는 5만명 이상의 의사가 늘어나게 된 것은 반드시 우리 사회에 포지티브 영향만을 주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 양지가 있으면 음지가 존재하듯이 이에도 여러 가지 부작용이 도래될 것임은 명확하다. 첫째는, 의사를 목표로 하는 광풍시대가 사회구조를 더욱 불균형으로 만들 것이다. 오로지 계급 최고의 위치에 있는 의사가 되기 위해 본인을 비롯해 부모들이 더 미친듯이 나댈 것은 지금까지의 입시 흐름을 봐서도 틀림없다. 그래서 흔히 회자되는 의대입학을 위한 반수생, N수생의 폭증이 불 보듯 뻔하며 이 수요는 이공계의 우수한 인재를 거의 고갈시켜 국가과학기술발전에 큰 후퇴를 가져올 것이다. SKY대 등의 이공계 우수인재들이 의대입학을 하기 위해 자퇴를 하고 의대입시 전문학원에 몰려드는 현상이 더욱 심화되는 것은 현재 바이오, AI, 우주, 반도체 등이 글로벌 산업의 중추로 국가간 초경쟁시대에 거꾸로 가는 현상이고 이는 국가미래에 매우 불안한 느낌을 준
[인터뷰] 창립 50주년 부자(父子) 합동 남서울관세사무소 홍영선 관세사
(조세금융신문=이지한 기자) 국내 최초의 부자(父子) 합동 관세사무소인 남서울관세사무소가 지난 5월 12일 하버파크호텔에서 창립 50주년 행사를 열고 혁신과 도약의 100년을 다짐했다. 이 자리에는 특히 장시화·이용철·이영희·김용우·이상태·손종운 씨 등 남서울 창업 멤버가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현재 남서울관세사무소를 이끄는 홍영선 대표관세사는 이날 기념식에서 인사말을 통해 “남서울관세사무소의 50주년은 관세사회 역사에 커다란 획을 긋는 뜻깊은 기록이자 커다란 귀감이 되었다고 자부합니다. 전·현직 남서울 식구들에게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믿음으로 다져온 남서울관세사무소의 50년을 보냈습니다. 앞으로 혁신과 도약의 100년을 다짐합니다”라고 전했다. 기념식에는 이승남 국가원로회의 정책위원 겸 KBS 前 국장도 참석해 “지금까지 믿음으로 50년을 지켜온 만큼 앞으로 100년도 믿음으로, 튼튼하게 성장해 나가는 기업이 될 것”이라며 덕담을 전했다. 남서울관세사무소(옛 남서울통관사)는 국내 첫 지하철(청량리역~서울역)인 1호선이 개통되고, ‘K-푸드’의 대표주자로 세계 60여 개 나라의 과자 시장을 휩쓰는 ‘초코파이’가 탄생하던 해인 1974년 5월 10일 고 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