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금융신문=안수교 기자) 국민건강보험이 내년부터 적자로 전환, 직장인 건강보험료율이 내년 처음으로 7%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오는 2028년엔 적립금이 바닥날 것으로 예상되면서 건보료율 상승이 불가할 전망이다.
17일 기획재정부와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코로나19 유행으로 흑자로 돌아섰던 건강보험 수지가 2022년엔 1조4000억원 적자로 돌아설 것으로 풀이된다. 이어 20204년에는 2조6000억원, 2028년에는 8조9000억원까지 적자가 불어날 것으로 예측됐다. 이로 인해 올해 21조2000억원 가량으로 추산된 적립금이 2028년 고갈될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이와 관련, 건강보험 지출 증가세로 직장가입자 건강보험료는 2018년 3.49%, 2020년 3.20%, 2021년 2.89%가 올랐다. 내년 보험료율은 7.09%로 정해져 처음 7%대가 된다.
정부는 건강보험 수지 악화 이유로 고령화를 들었다. 2025년에는 65세 이상 인구 비중이 전체 우리나라 인구의 20%가 돼, 초고령사회에 접어든다. 건강보험료를 내는 인구는 줄어들고 보험료를 타가는 노인 비중이 늘어나면 적자가 불가피하다는 해석이다.
이밖에 정부의 보장성 강화 정책도 건보 수지 악화 이유로 꼽힌다. 지난 2012년부터 5년간 매년 3∼4조원대 흑자를 내던 건강보험 수지가 보장성 강화 정책이 시작된 2017년부터 급속하게 악화했다는 주장이다.
건강보험에 대한 국고 지원이 올해로 끝나는 것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2007년 일부 개정된 국민건강보험법은 매년 건보료 예상 수입액의 20%를 정부가 지원하도록 했다. 하지만 10년 뒤 끝나는 일몰 규정으로, 두 차례 기한을 늘려 올해 12월 31일까지 유효기간이 연장돼 있는 상태다.
일각에서는 일몰 규정을 삭제, 국고 지원을 영구적으로 확대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정치권에서도 이와 관련한 국민건강보험법 개정안이 다수 발의됐다.
건강보험에 대한 외부 통제 기능 부재 문제도 지적된다. 지난 7월 감사원은 “건강보험은 국가재정이 아닌 건보공단의 회계로만 관리되고, 복지부가 건강보험 정책 수립과 예결산 심의까지 함께 수행하고 있어, 재정 운용 주체인 복지부가 아닌 외부에서는 건강보험 지출 총액을 통제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없는 구조”라고 강조했다.
이어 감사원은 “건강보험료는 급여에서 원천징수 하는 준조세 성격이라는 점을 고려해 지출 증가에 따른 부담을 결국 국민 개개인이 지게 된다”라며 “건강보험의 구체적인 정책 결정에 대해 당사자의 자율권을 인정하되 지출 총량에 대해서는 국회와 재정당국에 의한 별도의 통제 절차를 마련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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