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금융신문=진민경 기자) 보험업계 오랜 숙원으로 꼽히던 보험업법 개정안, 이른바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내년 10월부터 실손의료보험 청구를 위해 각종 서류를 떼 보험사로 보내지 않아도 된다.
6일 국회는 본회의를 통해 실손의료보험 청구 과정 간소화를 골자로 한 보험업법 개정안을 처리했다고 밝혔다.
개정안은 보험회사가 실손의료보험의 보험금 청구를 위한 전산시스템을 구축 및 운영하도록 하고, 병원 등 요양기관에서 가입자 요청에 따라 관련 서류를 보험회사에 전자적으로 전송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그간 실손의료보험을 청구하기 위해선 가입자가 직접 병원 등 해당 기관을 방문해 진료 영수증, 세부내역서, 진단서 등 서류를 발급받고 이를 팩스나 온라인 등으로 보험사에 전송해야 했다.
이에 번거로움을 느낀 가입자들은 보험금이 소액인 경우 포기하는 경우도 많았다.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법 통과로 소액 보험금에 대한 청구도 증가할 것으로 기대되는 대목이다.
아울러 개정안에는 보험사 전산시스템 구축 및 운영 과정에서 얻은 정보·자료를 업무 외에 용도로 사용·보관하거나 비밀을 누설하지 않도록 하고, 이를 위반할 때는 각각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는 처벌 조항이 신설됐다.
가입자들의 개인정보를 보호하기 위한 조치인 셈이다.
해당 개정안은 공포 1년 이후부터 시행되며 의원급 의료기관, 약국 등에 대해서는 2년까지 유예 기간을 뒀다.
앞서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법은 2009년 국민권익위가 절차 개선을 권고하고, 이후 관련 법안 발의도 계속됐으나 의료계의 반발과 개인정보 유출 우려 등에 발목을 잡혀 입법이 번번이 무산됐다. 무려 14년이 소요됐다.
하지만 여전히 같은 맥락에서 시민단체 측은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법 통과에 대해 강하게 반발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날 한국암환자권익협의회 등 환우 및 소비자단체와 무상의료운동본부는 공동성명을 통해 “실손청구간소화는 민간 보험사의 환자 의료정보 전자전송법”이라며 “시민사회·노동 단체들과 환자 단체들이 시종일관 이 법안에 반대했음에도 끝까지 무시하는 윤석열 정부와 여당, 국회에 분노를 표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국민 대다수는 의료데이터가 민감한 개인정보라고 생각하고 이의 활용에 대해 우려하고 있음이 한국소비자연맹의 의료데이터 수집과 활용에 대한 인식조사의 결과로 나타난 바 있다”면서 “국민 대다수(71.2%)가 의료데이터를 민영보험사가 아니라 ‘정부 부처·공공기관’이 보관해야 한다고 답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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