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금융신문=안수교 기자) 최근 의료계의 ‘조건부 찬성’으로 논의의 물꼬가 트일 것이라고 기대를 모았던 실손의료보험 보험금 청구 간소화 법안이 윤석열 정부 첫 국회 정무위원회 법안심사 논의 테이블에서 제외되면서 제자리걸음을 하는 모양새다.
16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 15일 열린 국회 정무위 법안심사1소위원회에서 총 63개 법안이 안건으로 올랐지만, 실손의료보험 보험금 청구 간소화를 담은 보험업법 개정안은 빠진 것으로 확인됐다.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 법안은 실손보험 가입자가 보험금 청구를 하기 위해 진료비 등 종이 서류를 직접 병원에서 발급받아 보험사에 전달하는 수고를 덜기 위해 의료기관이 관련 서류를 전자적 방식으로 보험사에 전달하는 것을 말한다.
이와 관련한 논의는 2009년 국민권익위원회 권고로 공론화된 이후 13년째 의료계의 반대로 국회에 계류되고 있는 상태다.
최근 정부는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의 실마리를 마련하기 위해 민간이 참여하는 태스크포스(TF)를 발족, 지난달에는 디지털플랫폼 정부위원회 주관으로 ‘디지털플랫폼 정부 보건의료 선도과제 TF회의’가 열리기도 했다.
아울러 지난 14일에는 국민의힘 정책위원회 주도로 ‘실손보험금 청구 간소화’와 관련한 토론회에서 의료계를 대표해 참석한 김종민 대한의사협회 보험이사가 ‘조건부 찬성’ 의사를 밝히면서 정책 도입에 물꼬가 트이는 듯했다.
김종민 이사는 “의료계는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 서비스 도입에 찬성한다”면서도 “공공기관인 건강보험심사평가원(심평원)을 중계기관으로 해 의료기관에 보험사로의 청구를 강제화하는 것에는 반대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의료계가 원하는 간소화 서비스는 심평원 등 공공기관을 중계기관으로 지정하지 않는 민간 주도의 형태”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전날 정무위 법안심사에서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 개정안이 빠지면서 보험업계는 허탈해하고 있다. 업계는 이번 21대 국회에서는 반드시 개정안이 통과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한편 의료업계 관계자는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의 경우 의료계에서 큰 이슈고 찬반이 갈리는 사안이라 의협에서 입장표명을 했어도 내부에서 합의하는 데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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