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금융신문=이정욱 기자) 태영건설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유동위기에서 한숨 돌렸다. 채권단 동의 75%를 넘기며 태영건설 워크아웃 개시가 확정됐기 때문이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산업은행 등 주요 채권자는 이날 제1차 채권자협의회를 열고 투표(서면결의)를 통해 태영건설에 대한 워크아웃 개시에 합의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워크아웃 개시 조건이 이미 충족됐다“고 밝혔다.
워크아웃은 신용공여액 기준으로 채권단 75% 동의를 넘어야한다. 투표는 이날 자정까지 진행되는데 이미 요건을 충족한 것으로 보인다.
산은은 이날 진행된 공식 투표 결과를 12일 오전에 종합해 발표한다.
태영건설은 지난달 28일 워크아웃을 신청한 뒤 채권단과 자구안을 놓고 보안 수정을 이어왔다.
앞서 지난달 28일 태영그룹이 내놓은 자구안에는 태영인더스트리 매각대금(1549억원)의 태영건설 지원, 에코비트 매각추진 및 매각대금의 태영건설 지원, 블루원의 지분 담보제공 및 매각 추진, 평택싸이로 지분(62.5%) 담보제공 등이 담긴 자구안을 내놓았다.
그러나 태영그룹이 태영인더스트리 매각 자금 중 일부(890억원)를 납부하지 않았고, 채권단과 금융당국은 진정성이 의심된다며 워크아웃 무산 가능성을 거론하며 한 때 워크아웃 실패 위기감도 조성됐다.
결국 태영그룹이 논란이 된 태영인더스트리 매각 대금 잔액인 890억원을 태영건설에 투입하면서 상황은 일단락됐다.
여기에 오너일가의 태영그룹 창업회장과 윤석민 회장이 보유한 티와이홀딩스 지분과 TY홀딩스가 보유한 SBS 지분을 담보 제공할 수 있다는 내용을 추가 자구안에 포함시키면서 채권단의 75% 이상의 동의를 얻을 수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워크아웃이 개시됨에 따라 채권단 주도로 태영건설의 사업·재무구조 개선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채권단은 최대 4개월간 채권 행사를 유예하고, 이 기간 회계법인을 선정해 자산부채 실사를 진행한다.
워크아웃이 개시됐지만 마음 놓기에는 아직 이르다. 자산부채 실사 과정에서 우발채무가 드러날 경우 또 다른 국면을 맞이하기 때문이다.
또 실사 기간 중 필요한 태영건설의 운영자금도 관건이다. 자산실사가 시작되면 기촉법에 따라 금융채(금융사 차입급) 상환은 동결되지만, 태영건설 운영자금과 협력사의 거래대금은 태영 측이 따로 마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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