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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법개정안 논평] 세무사회, 상속세 등 '역대급 감세' 세법개정안에 우려 표명

"‘좋은 세금’ 위해 정부, 국회, 전문가 머리 맞대야"
"경제 역동성 확보, 민생 안정 위한 세제 혜택 도입은 긍정적"

 

(조세금융신문=이지한 기자) 한국세무사회(회장 구재이)가 25일 정부가 발표한 2024 세법개정안에 대해 5년간 상속세 등 18조 6천억원의 세입이 감소되는 역대급 감세라고 평가했다.

 

세무사회는 “정부가 경제의 역동성 확보와 민생안정을 위해 다양한 세제혜택을 도입하고 있는 것은 평가할 만하지만, 이와 크게 상관관계가 없어 보이는 상속세를 중심으로 5년간 무려 18조 6459억원의 세입을 감소시키는 가히 ‘역대급감세’ 세법개정안에는 우려를 표명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다음은 한국세무사회의 2024년 세법개정안 논평 내용이다.

 

국민 현장의 목소리를 담기위한 노력과 적용하기 쉬운 감면제도 개편은 긍정적

통합고용세액공제 등 고용지원세제의 경우 과거 난수표같은 감면세액 산정방식과 고용인원 감소에 따른 추징으로 적용조차 꺼려했던 것을 감안하면 산정방식을 단순화하고 인원감소시 추징제도를 폐지하는 등 납세자 편의를 극대화한 것은 매우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고액상속자에 집중되는 상속세 인하를 중산층의 상속세 납세편입 막게 재설계해야

상속세 최고세율을 40%로 인하하여 30억원 초과 고액상속자만 세율인하의 혜택을 받지 않고 모든 구간에 걸쳐 과표를 늘리거나 세율을 조정하는 방식을 통해‘하후상박(下厚上薄)’으로 재조정하고, 주거권 보호를 위해 도입했지만 10년 이상 1주택 동거라는 까다로운 조건에 6억 원만 공제되는 동거주택상속공제 한도는 고가주택 기준인 12억 원까지 늘리는 등 합리적 대안을 강구해야 상속세 완화로 인한 혜택을 단 2400명이 아니라 온 국민이 누리고 집 한 채밖에 없는 중산층까지 확대되고 있는 상속세 납세자 편입과 부담을 비로소 축소하게 될 것이다.

 

대기업 주식은 20% 할증평가 폐지, 중소기업 비상장주식은 과대평가 역차별

비상장주식을 포함한 주식의 적정한 시가과세를 위한 평가제도 합리화를 위한 재설계 없이 중소기업이 아닌 매출 5000억원 이상의 중견기업과 대기업만 적용대상인 최대주주 주식에 대한 20%할증평가 제도를 평가제도에 대한 전반적인 검토나 재설계 없이 일률폐지하는 것은 문제다.

 

조세감면의 두 얼굴…대기업-고액자산가‘최대감면’, 소상공인-국민‘용도폐기’

투자와 고용에 파격적인 감면을 이어가거나 늘리고 있고, 심지어는 배당을 늘리면 법인세까지 깎아주는 ‘기업밸류업’ 조세감면까지 등장했지만 이 또한 대부분의 혜택은 대기업이나 상장기업에게 돌아갈 것이다. 기업밸류업을 위해‘대기업혜택 몰아주기’를 하면서도 소상공인과 일반 국민 등 조세약자에 상대적으로 적은 규모로 지원되는 합리적인 조세감면은 ‘비과세 ․ 감면 축소’하겠다는 것은 과도하게 편중된 정책목표에 매몰되어 조세제도의 합리적 운용이라는 숲을 보지 못하는 우를 범하는 것이다.

 

금투세-가상자산 과세, 필요성과 시행불가 주장 오락가락하는 정부에 국민 혼란 가중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를 아예 폐지하고 가상자산 과세도‘27년까지 2년 늦춘 것은 조세제도 합리화라는 정책목표를 포기하는 것은 물론‘소득있는 곳에 세금있다’는 조세원리까지 무시하는 것으로 매우 우려스럽다. 만약 정부의 개정안대로 확정된다면 다른 누구도 아닌 정부가 입법의 필요성을 강력하게 주장하여 도입한 제도를 시행하기도 전에 이를 부정하고 다시 폐지의 필요성을 주장한다면 정부에 대한 신뢰훼손은 물론 국민의 성실납세의식도 크게 떨어질 것으로 우려된다.

 

보다 근본적이고 체계적인 결혼 ․ 출산 등 가족친화적 과세체계 구축

한시적 결혼세액공제를 도입하거나 유인 효과 없는 자녀세액공제를 늘리는 등 단편적이고 일시적인 임시변통이 아니라 배우자공제를 대폭 확대하거나 다른 외국과 같이 독신과 배우자 있는 소득자에 대한 차별적인 소득세 과세체계로 개편하는 등 가족친화적인 소득세 과세체계로 나아가는 일은 더이상 미뤄서는 안 된다.

 

국민의 뜻 담고 공감하는‘좋은 세금’위해 정부와 국회, 국민과 전문가 머리 함께 맞대야

정부는 그동안 각계각층의 의견을 들어 세법개정안을 마련하고자 노력하기는 했으나 결국 내놓는 조세정책마다 대기업과 고소득자에 편중되고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조세약자는 무시되는 개정안으로 귀결되고 있는 것은 아쉽다. 하지만 세법개정안 발표로 끝나지않고 국민의견을 제대로 수렴해 잘못된 인식과 판단으로 말이 없지만 준엄한 국민의 뜻을 제대로 담지못한 부분은 국회에 제출하는 개정법률안에 충실히 반영해야 할 것이다.

 

국회도 안정적인 재정조달이 가능하면서도 조세원리에 맞는 세제를 만드는 일의 중요성을 인식해야 한다. 특히 이번 정부의 세법개정안은 조세원리에 충실하고 조세제도 합리화를 도모하기보다는 특정계층을 지원하겠다는 정책세제가 극명한 만큼 그 부담이나 혜택이 특정계층에 편중되지 않고 함께 분담하거나 누릴 수 있도록 세심하게 살피는 작업에 집중해야 한다.

 

한편, 구재이 회장은 “한국세무사회는 국민과 기업 현장에서 활동하는 1만6천 조세전문가로 구성된 법정단체로서,‘국민이 원하는 세금제도 만들기’활동의 일환으로 이번 2024세법개정안이 정부에서 충분한 재검토와 심도 있는 국회 논의를 통해 조세원칙와 조세정의에 맞고 국민이 원하는 ‘좋은 세금’이 되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고 밝혔다.

 

 

[조세금융신문(tfmedia.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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