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가 한산했던 회원권시장은 휴가시즌이 끝나가면서 정중동의 분주함이 확인되고 있지만 정작 결정에서는 여전히 매도수 당사자들 모두 조심스러운 분위기이다.
또한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북한의 미사일 도발에 이은 지정학적 리스크가 재차 대두되면서 이후 불확실성에 대한 논란이 있었지만, 현실적인 안목에서는 내성이 생긴 악재로 인식하는 경향이 커보였다. 이런 이유로 가을시즌을 앞두고 법인업체들의 무기명회원권 주문이 증가하고 있고 개인들은 아직 미약하지만 저평가된 종목들을 중심으로 거래기조를 다듬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특히, 무기명회원권의 경우 법인들의 선호도가 높아지면서 시장의 변화가 느껴지고 있다. 현재 사용혜택과 재무적 안정성이 담보된 적절한 매물을 확보하기 힘든 여건인데 정작 상품판매처인 각 골프장들은 수익성 감소를 우려해 발행 계좌를 조율하거나 금액대를 높이는 추세이고, 후발 골프장들은 분양판매와 신규 수익사업에 대한 대안마련에도 분주한 양상이다.
이에 비해 소비자들의 입장에서는 금융위기 이후 업황리스크가 확대된 골프장들의 실질자산 확인과 입회금반환의 척도라 볼 수 있는 그들의 재무제표에 더욱 민감해하면서 옥석 가리기 작업에 들어갔다.
이러한 동향을 감안하여 에이스회원권에서 수도권 근교의 회원제 100대 골프장들을 대상으로 최근 5년 이내에 자산재평가를 단행해 재무제표에 반영한 업체들을 조사하였는데, 현재 그 비율이 12% 수준이나 향후 점진적으로 수치는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수도권 주변이나 지방의 거점도시의 근교에 있는 곳들은 지가상승에 따른 골프장 부동산가격도 큰 폭으로 상승했기에 이를 재무제표에 반영함으로써 거둘 수 있는 몇 가지 이점들이 분명해 보이며 자세한 내용과 효과는 다음과 같다.
첫째 골프장 자산을 매각하고자 하는 곳들은 M&A를 기획하면서 몸값을 부풀리며 협상에 유리한 측면을 확보하고자 할 수도 있다. 일반적인 M&A의 경우 다수의 예비 입찰자들을 대상으로 실사를 하게 되지만 기업회생 절차상의 M&A 정도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골프장들은 비공개로 M&A를 추진하기 때문에 묵시적인 가격대를 제시하고자 하는 의도가 있을 수 있다.
다만, 회원제의 경우는 기존 회원들과의 협상의 문제나 체시법상 회원지위를 그대로 인수하는 부담에 따라 현실적으로 이러한 형태로 M&A가 성사되는 경우는 최근 들어 드문 편이기에 중장기적인 방편으로 이해된다.
둘째 재무구조 개선효과에 따른 수익사업의 증대이다. 회원제 골프장들이 발행하는 회원권들은 보증금 반납기한의 장단기 구분에 따라 유동, 비유동부채로 회계에 반영하게 되어 있다. 따라서 회원권 분양이 순조롭지 못하면 투자비 회수가 미흡해서 문제가 되기도 하지만 분양이 순조롭게 진행되어 투자비를 회수하더라도 이후부터는 재무적인 부담감이 동시에 존재하게 된다.
반면, 자산재평가로 자산이 증대하면 자연스럽게 부채 리스크를 만회하는 효과를 발휘하기 때문에 소비자들로부터 안정성에 대한 신뢰도 얻고 회원권 분양에도 이득을 보게 될 여지가 크다는 것이다.
셋째 골프장들의 운영 및 신규시설 개발투자에도 긍정적인 모티브가 될 수 있다. 골프장들의 운영수익은 한정되어 있거나 금액의 변동성이 크지 않기 때문에 골프장 운영사들은 회원권 분양이나 투자자 유치 또는 금융권의 차입 등으로 운전자금이나 개발사업 자금 유치를 할 수도 있다.
회원권 분양을 제외하고는 외부자금을 끌어오기 위해 금융권에 의존하는 경향이 큰 경우가 많은데, 금융권의 특성상 담보를 제공하여야 하고 골프장 입장에서는 자산재평가로 담보 가치의 상승을 유도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최근의 골프장들의 개발성공 사례를 보면 실적을 우선으로 하는 상장사들과의 지분이 연계된 경우가 증가하고 있으며 코스증설과 클럽하우스 리모델링 등의 전통적인 방식보다는 골프장과 연계할 수 있는 고급주거형의 대규모 리조트개발이 진행되면서 과거 장부가에 머물러 있던 자산재평가가 진행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프로필]이현균
• ㈜에이스회원권, 회원권 애널리스트
• MPA(Membership Analysis Project Team) 회원권시장, 시세 마케팅 분석팀장
• 전)디지털조선 ‘골프회원권 시세와 전망 출연’
• 주요 일간지 및 골프 월간지 회원권 관련 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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