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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하나금융 계열사 CEO교체…글로벌, M&A 변화 가져오나

‘중국통’ 지성규 KEB하나은행장, ‘전략통’ 장경훈 하나카드 사장 주목
함영주 하나은행장 부회장직 유지…후계 구도 변화 관심

 

(조세금융신문=이기욱 기자) 하나금융그룹이 CEO교체를 단행한 주요 계열사의 정책 변화에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KEB하나은행장의 경우 차기 회장 1순위 후보로 거론되는 자리인 만큼 향후 후계구도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달 28일 하나금융그룹 임원후보추천위원회는 임기만료를 앞둔 총 9개 관계회사 CEO의 후보 선정을 마무리했다. KEB하나은행과 하나카드, 하나대체투자자산운용, 하나에프앤아이 등 4개 계열사에는 신임 CEO를 추천했으며 하나금융투자와 하나캐피탈 등 5개사는 현 CEO를 연임하기로 결정했다.

 

시장에 가장 큰 충격을 준 것은 KEB하나은행장 인사다. 지난 2015년 9월 이후 3년 6개월동안 하나은행의 성공적인 성장을 이끌어 3연임이 유력시됐던 함영주 하나은행장이 스스로 사퇴의사를 표했고 지성규 부행장이 신임 하나은행장에 내정됐다.

 

지 내정자는 1963년 생으로 함영주 행장(1956년 생)보다 무려 7살이나 어리다. 5대 시중은행장 중에서도 가장 젊다.

 

우리금융지주 회장을 겸임하고 있는 손태승 우리은행장이 1959년 생으로 가장 나이가 많으며 이대훈 NH농협은행장(1960년 생)과 허인 KB국민은행장(1961년 생)이 그 뒤를 잇고 있다. 지난해 말 새롭게 신한은행장에 내정된 진옥동 내정자도 허 행장과 같은 1961년 생이다. 지 내정자의 선임으로 하나은행 내부의 세대교체도 한층 빨라질 것이란 분석도 다수 제기되고 있다.

 

밀양고등학교와 연세대학교를 졸업한 지 내정자는 한일은행에 입행함으로써 금융권에 첫발을 내디뎠으며 1991년 하나은행 영업준비사무국에 입행했다.

 

지 내정자의 가장 큰 장점으로 꼽히는 것은 ‘글로벌 역량’이다. 그는 지난 2001년 하나은행 홍콩지점 근무를 시작으로 중국 심양지점장과 하나금융(중국)유한공사 설립단 팀장, 차이나데스크 팀장 등을 지내며 대표적인 ‘중국통’ 인사로 거듭났다.

 

2011년에는 글로벌전략실 실장을 지냈으며 하나은행(중국)유한공사 은행장도 역임했으며 지난해 1월부터는 하나은행 글로벌사업그룹장을 맡았다. ‘영업통’으로 불리는 함영주 행장과는 상반되는 경력을 가지고 있어 향후 하나은행의 글로벌 역량이 보다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주요 시중은행장의 다수가 ‘국제통’ 인사로 채워져 있기 때문에 글로벌 진출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한 인사로 분석된다. 손태승 우리은행장은 LA지점장과 글로벌부문 부문장 등을 지냈으며 진옥동 신한은행장 내정자도 오사카지점 지점장, SBJ은행 사장 등을 거친 ‘일본통’ 인사다.

 

한 하나은행 관계자는 “아직 내정자 신분이기 때문에 향후 포부나 행보에 대한 언급을 아끼고 있다”며 “향후 어떤 행보를 보일지는 확신할 수 없지만 아무래도 중국에서의 경험을 살려 글로벌 부문 쪽으로 방향을 제시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반면 지 내정자의 약점으로 꼽히는 것은 국내 현장 영업 경험 부족이다. KEB하나은행 노조 역시 지 내정자에 대해 “오랜 기간 중국에서 근무를 했었기 때문에 현장 직원들과의 소통에서 부족함을 드러낼 수 있다”고 우려를 표한 바 있다.

 

장경훈 하나카드 사장 내정자도 적지 않은 관심을 받고 있다. 원큐(1q)카드를 성공시키며 안정적인 실적을 기록해 연임의 가능성이 높았던 정수진 하나카드 사장를 대신해 다소 의외의 선임이 이뤄졌기 때문이다.

 

특히 카드업계의 경우 카드수수료 인하, 모바일 페이업계 성장 등으로 업황 부진이 이어지고 있어 대부분 CEO를 연임해 안정을 꾀하는 것이 일반적인 상황이었다. 8개 카드전업사 중 올해 사장이 교체된 곳은 하나카드가 유일하다. 하나카드의 지난해 실적은 1067억원으로 전년 대비 0.28% 증가율을 기록하며 신한카드(-43.16%)나 삼성카드(-10.71%)에 비해 선방했다는 평가도 받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사교체가 이뤄진 배경에는 롯데카드 인수전이 일부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추정된다. 지성규 내정자와 같은 1963년 생인 장경훈 내정자는 하나은행 미래금융사업본부장과 하나금융그룹 그룹전략총괄(CSO) 겸 경영지원실장, 하나은행 웰리빙그룹장 등을 역임한 그룹 내 ‘전략통’으로 꼽힌다.

 

현재 하나금융그룹은 롯데카드 인수를 추진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시장점유율 8% 수준의 하나카드가 11% 정도의 롯데카드 인수에 성공할 경우 KB국민카드나 삼성카드와 경쟁이 가능할 정도로 외적 성장을 이룰 수 있게 된다.

 

장 내정자는 전략통으로서 롯데카드 인수를 직접 이끌고 향후 수익 전략 수립 역할도 수행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외에 김희석 하나대체투자자산운용 사장 내정자는 한화생명 투자전략본부장(CIO)과 NH농협금융지주 부사장(CIO) 등을 지낸 외부 전문가다. 국내에서 보기 드문 유럽지역 대체투자 전문가로 미국에서 유럽으로 해외투자 시선을 돌리기 시작한 하나금융 대체투자 정책에 적합한 인물로 평가받고 있다.

 

이번 인사는 각 계열사뿐만 아니라 향후 하나금융그룹 후계구도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함영주 행장이 연임에 성공했다면 임기 만료시점이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2021년 3월)과 일치해 무난히 회장 자리까지 올랐을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이번에 은행장 연임을 자진해서 포기함으로써 현직 프리미엄이 사라지게 됐고 2년 후 회장 레이스에서 다소 불리한 입장에 놓일 수밖에 없게 됐다. 현재 수행하고 있는 하나금융 부회장직은 유지할 계획이지만 이 역시 올해 말 만료된다. 차기 회장 구도는 내년 초 함 행장의 부회장직 유지 여부에 따라 결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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