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금융신문=박청하 기자) 대법원이 관습법상 인정되는 '법정지상권(토지 사용권리)'이 현재에도 법적 규범으로서 유효하다는 판단을 내놨다. 21일 대법원 전원합의체(주심 김재형 대법관)는 토지 소유자 A씨가 건물 소유자인 B씨 등을 상대로 낸 토지 인도 청구 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승소로 판결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전주지법으로 돌려보냈다. 대법원에 따르면 소송의 대상이 된 토지의 원주인은 토지 위에 건물을 새로 지은 후 사망했다. 토지는 배우자인 C씨에게 단독 상속됐고, 건물은 C씨와 그 자녀들에게 공동 상속됐다. C씨는 얼마 후 자신이 소유한 토지를 자녀 중 한 명인 B씨에게 증여했다. 이 토지는 이후 임의경매절차를 통해 A씨에게 매수됐다. A씨는 자신이 낙찰받은 토지 위의 건물을 철거하고, 토지를 넘기라며 이번 소송을 제기했고, B씨는 관습법상 법정지상권이 있으므로 A씨의 건물 철거 요구에 응할 수 없다고 맞섰다. 법정지상권이란 토지와 건물이 동일인의 소유였다가 매매 등으로 인해 소유자가 바뀌는 경우, 건물 철거 조건이 없는 한 건물소유자에게 인정되는 토지 사용권리를 말한다. 원심은 A씨의 청구를 인용해 B씨가 건물을 철거하고 토지를 인도해야 한다고 판
(조세금융신문=임다훈 변호사) 권리금이란, 임대차 목적물인 상가건물에서 영업을 하는 사람 또는 하려는 사람이 영업시설·비품, 거래처, 신용, 영업상 노하우, 상가건물의 위치에 따른 영업상의 이점 등 유형·무형의 재산적 가치의 양도 또는 이용대가로서 임대인, 임차인에게 보증금과 차임 외에 지급하는 금전 등의 대가를 의미한다(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 제10조의3 제1항). 그리고 권리금 계약이란, 신규임차인이 되려는 자가 임차인에게 권리금을 지급하기로 하는 계약을 의미하는데,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에서는 임대인에 대하여 권리금 회수 방해 금지의무를 규정하고 있고, 위 의무를 위반하여 권리금 회수를 방해한 경우에는 손해를 배상할 책임을 지우고 있다(제10조의4). 최근 대법원 판결(대법원 2022. 5. 13. 선고 2021다286260) 이 사건에서는 임차인이 음식점을 운영하고 있었는데, 임차인은 계약기간 만료일이 다가오자 새롭게 임차인이 되려는 사람에게 자신이 운영하던 음식점을 권리금 6000만원에 양도하기로 하는 권리금 계약을 체결하였다. 그런데 임대인은 임차인으로부터 소개받은 신규임차인이 될 사람에게 ‘임차목적물을 재건축할 예정이므로 임대차기간을 2년으로 한정하
(조세금융신문=이상현 기자) 의류 자회사를 통해 수출한 의류제품을 해외 현지 외국법인에 독점 판매하다가 그 외국법인과 각각 지분 50%씩 출자해 국내에 별도의 외국인투자법인을 설립한 모회사 등기이사가 출자금 규모 때문에 배당소득세를 더 납부할 뻔 했다가 행정심판을 통해 구제받았다. 이 등기이사는 자사 제품을 독점구매 해온 외국법인이 신설 법인 출자금을 꿔줬는데 출자금과 함께 제품 생산에 필요한 선수금도 수차례 송금, 이렇게 받은 돈 중 일부만 신설법인 자본금으로 신고했고 다 갚았기 때문에 제품 제조 선수금 등으로 받은 나머지 돈을 자본금으로보고 배당소득으로 과세하면 안 된다고 주장했었다. 조세심판원은 18일 “해외 거래처로부터 자금을 지원받아 법인을 설립한 조세심판 청구인 A씨에 대해 송금액 전체를 자본금으로 봐 (배당)소득세를 과도하게 부과한 국세청에게 A씨의 주장대로 자본금을 산정해 다시 소득세를 계산, 부과하라는 취지로 지난 7일 ‘경정’ 결정(조심 2021서5894, 2022. 7. 7.)을 내렸다”면서 이 같이 밝혔다. A씨는 장인어른이 설립한 주식회사 A법인의 등기이사로 재직할 당시 A법인이 자회사 B법인을 통해 생산한 의류를 미국법인인 C에 납품
(조세금융신문=박청하 기자) 과세당국으로부터 180억원대 세금 부과 처분을 받은 범LG그룹 총수 일가가 불복 행정소송에서 이겼다. 17일 서울행정법원 행정6부(이주영 부장판사)는 구본능 희성그룹 회장과 구본완 LB휴넷 대표, 구본천 LB인베스트먼트 사장 등 10명이 "양도소득세 부과 처분을 취소하라"며 세무당국을 상대로 낸 소송을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 법원에 따르면 서울지방국세청은 2017∼2018년 세무조사 끝에 LG그룹 재무관리팀의 주도 아래 총수 일가 중 한 명이 매도 주문을 내면 다른 사람이 곧장 매수하는 방식으로 주식을 서로 거래한 정황이 있다고 판단했다. 국세청은 이 같은 방식으로 오간 주식이 287만여 주에 달하고, 구 회장 등이 총 453억원 가량의 양도소득을 적게 신고했다며 2018년 5월 총 189억1천여만원의 양도소득세를 추가로 내라고 통보했다. 당국은 거래일 기준 전후 2개월 동안 종가 평균액에 20%를 할증한 금액을 실제 주식 가격으로 평가하고, LG 일가가 주식을 서로 거래한 액수와의 차액이 과소 신고액이라고 판단했다. 구 회장 등은 과세 처분에 불복해 "한국거래소 장내 경쟁매매 방식으로 주식을 양도했을 뿐 특수거래인 간 거래가 아
(조세금융신문=박청하 기자) 서울 강남구와 서초구에 아파트를 소유한 납세자들이 과세당국의 종합부동산세 부과에 불복해 행정소송을 내고 위헌법률심판 제청을 신청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16일 서울행정법원 행정2부(신명희 부장판사)는 A씨와 B씨가 삼성세무서장과 반포세무서장을 상대로 제기한 종부세 등 부과 처분 취소 소송을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위헌법률심판을 제청해달라는 두 사람의 신청도 기각했다. 각각 강남구 대치동과 서초구 방배동에 아파트를 소유해 종부세 부과 처분을 받은 A씨와 B씨는 조세 심판을 청구했으나 기각당하자 작년 3월 소송을 냈다. A씨는 200여만원, B씨는 1천여만원의 종부세가 각각 부과됐다. 1주택자인 B씨는 일시적으로 주택 지분 4분의 1을 상속받았다가 매각했는데, 과세 기준일이 지난 뒤에 매각했다는 이유로 종부세가 부과됐다. 두 사람은 공시가격과 공정시장가액비율에 따라 종부세가 산정되는 건 국회가 제정한 법률에 따라 과세 조건을 규정하도록 한 조세법률주의에 어긋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재산세·양도소득세와 동일한 대상에 종부세를 부과하는 것이 이중과세이고, 다른 자산을 보유한 사람과 부동산을 보유한 사람을 이유 없이 차별해 평등주의 위
(조세금융신문=박청하 기자) 대법원은 2020년 의사 국가시험(국시)을 집단 거부한 뒤 지난해 상반기 국시에 불합격한 의대생들이 "하반기 시험도 응시하게 해달라"며 낸 소송에서 결국 정부의 손을 들어줬다. 14일 대법원 1부(주심 김선수 대법관)는 A씨 등 의대생 20여명이 보건복지부 장관과 한국보건의료인국가시험원(국시원)을 상대로 낸 응시자격 제한처분 취소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한 원심을 심리불속행 기각으로 확정했다. 심리불속행은 원심에 중대한 법령 위반 등 특별한 사유가 없는 경우 본안 심리 없이 상고를 기각하는 제도다. 국시원은 2020년 6월 '2021년도 제85회(2020년 시행) 의사 국가시험 실기시험 시행계획'을 공고했지만, 당시 전국 의대생들은 의대 정원 확대·공공의대 설립 등 정부 정책에 반대해 응시를 집단 거부했다. 해당 시험에서는 평년보다 적은 합격자가 나왔고, 복지부는 의료인력 수급과 코로나19 대응 등을 위해 이듬해 예정된 국시 실기시험을 상·하반기로 나눠 치르기로 했다. 복지부는 상반기 시험을 공고하며 '상반기 응시자는 동일회차 시험인 하반기에 응시할 수 없다'고 알렸다. 이후 상반기 시험에 불합격한 A씨 등이 하반기 응시
(조세금융신문=이상현 기자) 국세청이 세금을 결정 또는 경정(바르게 고침)해 법인의 비용(손금) 귀속시기가 바뀐 경우라서 법인이 예측하기 어려웠던 만큼 통상적 경정청구 시한이 지났더라도 경정청구를 할 수 있는 ‘후발적 경정청구’ 대상이 된다는 유권해석이 나왔다. ‘후발적 경정청구’는 당초 신고나 부과처분 때 예측하기 어려웠던 감액사유가 발생한 경우 납세자에게 통상적 경정청구기한이 경과한 후 그 시정을 요구할 수 있는 법적 권리를 보장하기 위해 도입된 제도인만큼, 폭넓게 대상이 인정돼야 한다는 해석이다. 조세심판원은 11일 “국세청이 결정 또는 경정에 따라 손금(비용) 귀속시기가 변경된 법인의 (후발적) 경정청구를 받아들이지 않은 심판 건에 대해 심리한 결과, ‘국세기본법’ 제45조의2 제2항 제4호에 따른 후발적 경정청구 대상에 해당하는 것으로 결정(조심 2022서1783, 2022.06.29)했다”면서 이 같이 밝혔다. 국세청 예하 A세무서는 지난 2015년1월16일 관내 P법인에게 “저가 유상증자에 따른 증여의제를 해명해 달라”는 취지의 안내문을 발송했다. 상속세 및 증여세법(2015.12.15. 법률 제13557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에 따라 법인 대주
(조세금융신문=박청하 기자) 주택 재개발 공사에서 추가공사비 소송에 휘말리자 조합 돈을 숨긴 재개발조합장에 "무죄"라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10일 대법원 2부(주심 민유숙 대법관)는 강제집행면탈 혐의로 기소된 주택재개발정비사업조합장 A(85)씨에게 징역형을 선고한 원심을 무죄 취지로 파기하고 사건을 부산지법으로 돌려보냈다. 재판부에 따르면 A씨는 2013년께부터 시공사로부터 추가 공사비 61억여원을 요구받았으나 무시했고, 시공사는 2014년 6월 법원에 공사비 지급 소송을 걸면서 조합의 은행 예금에 가압류를 신청했다. A씨는 예금 강제집행을 면하기 위해 은행에 있던 조합 자금 34억여원 전액을 현금으로 인출한 혐의를 받았다. 1심과 2심은 A씨의 혐의를 유죄로 인정하고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빼낸 돈을 사적으로 유용하지는 않은 점 등이 참작됐다. 그러나 대법원은 A씨의 유죄를 인정할 수 없다며 2심 판결을 파기했다. 형법 327조의 강제집행면탈죄는 '채권자의 권리'를 보호하기 위한 법 조항이므로, 유죄 판결을 하려면 시공사에 애초에 '채권'이 존재하는지부터 따졌어야 한다는 취지다. 시공사는 2014년 조합을 상대로 낸 민사소송 1심에서
(조세금융신문=김용주 변호사) 1. 사안의 개요 원고는 2002년 2월경 개업하여 전자제품 제조 및 도매업을 영위하다가 2008년 9월경 폐업하였다. 원고는 2006년 하반기 A사로부터, 2007년 상반기 B사로부터 각각 차량용 내비게이션을 공급받는 거래(‘이 사건 거래’라 함)를 하였음을 전제로 2006, 2007 사업연도 각 법인세와 2006년 제2기분, 2007년 제1기분 각 부가가치세를 신고·납부하였다. 고양세무서장은 이 사건 거래를 실물거래 없이 이루어진 가공거래로 보고 원고에 대하여, 2017년 1월 2일 2006 사업연도 법인세(가산세 포함, 이하 같음)와 2006년 제2기분 부가가치세를, 2018년 2월 12일 2007 사업연도 법인세를 경정·고지하였다(‘이 사건 법인세 부과처분’ 및 ‘이 사건 부가가치세 부과처분’이라 함). 2. 관련 규정 구 국세기본법(2008. 12. 26. 법률 제9263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6조의2 제1항은 제3호에서 상속세·증여세 이외의 국세의 부과제척기간을 원칙적으로 ‘당해 국세를 부과할 수 있는 날부터 5년간’으로 규정하는 한편, 제1호에서 납세자가 ‘사기 기타 부정한 행위’로써 국세를 포탈하거나 환급·공
(조세금융신문=이상현 기자) 주택재개발조합 법인이 조합원들의 낡은 주택 취득 날짜를 관리처분계획인가일로 소급해 계산, 늘어난 비용만큼 이미 납부한 법인세 일부를 돌려달라고 국세청에 (경정)청구했지만 국세청이 거절, 행정심판을 통해 돌려받은 사례가 최근 소개됐다. 국세청은 이 법인이 취득한 부동산의 취득시기를 관리처분계획인가일로 보기 어렵다고 본 반면 심판 당국은 심판청구 법인의 주장대로 관리처분계획인가일을 취득일로 볼 수 있다는 점은 인정했다. 다만 그에 따른 법인 측 소급 감정가액 계산은 문제가 있으니, 국세청이 다시 계산해서 과세하라는 취지로 ‘재조사’ 결정을 내렸다. 조세심판원(원장 이상률)은 4일 “주택재개발조합 등은 관리처분계획인가를 받은 날에 조합의 개발이익 등을 반영, 조합원의 권리가액을 정하고 있고 이에 따라 조합원들에게 청산금을 정산하고 있는 점 등을 고려, 지난 6월 하순 국세청에게 ‘해당 시점 기준으로 취득가액을 재조사해 법인세액을 다시 산정(경정)하라’고 결정(조심 2021부5760 , 2022.06.21)했다”면서 이 같이 밝혔다. 주택재개발조합 법인인 A사는 일정 구역 토지에 근린생활시설 4개동과 조합원분을 포함한 일반아파트 수백 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