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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규·판례] 법인세 및 부가가치세 부과처분에 있어 10년의 부과제척기간 적용요건

 

 

(조세금융신문=김용주 변호사) 1. 사안의 개요

 

원고는 2002년 2월경 개업하여 전자제품 제조 및 도매업을 영위하다가 2008년 9월경 폐업하였다. 원고는 2006년 하반기 A사로부터, 2007년 상반기 B사로부터 각각 차량용 내비게이션을 공급받는 거래(‘이 사건 거래’라 함)를 하였음을 전제로 2006, 2007 사업연도 각 법인세와 2006년 제2기분, 2007년 제1기분 각 부가가치세를 신고·납부하였다.

 

고양세무서장은 이 사건 거래를 실물거래 없이 이루어진 가공거래로 보고 원고에 대하여, 2017년 1월 2일 2006 사업연도 법인세(가산세 포함, 이하 같음)와 2006년 제2기분 부가가치세를, 2018년 2월 12일 2007 사업연도 법인세를 경정·고지하였다(‘이 사건 법인세 부과처분’ 및 ‘이 사건 부가가치세 부과처분’이라 함).

 

2. 관련 규정

 

구 국세기본법(2008. 12. 26. 법률 제9263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6조의2 제1항은 제3호에서 상속세·증여세 이외의 국세의 부과제척기간을 원칙적으로 ‘당해 국세를 부과할 수 있는 날부터 5년간’으로 규정하는 한편, 제1호에서 납세자가 ‘사기 기타 부정한 행위’로써 국세를 포탈하거나 환급·공제받는 경우에는 ‘당해 국세를 부과할 수 있는 날부터 10년간’으로 규정하고 있다.

 

3. 대법원 2022. 5. 26. 선고 2022두32825 판결

 

가. 이 사건 법인세 부과처분의 적법 여부

 

구 국세기본법 제26조의2 제1항 제1호의 ‘사기 기타 부정한 행위’란 조세의 부과와 징수를 불가능하게 하거나 현저히 곤란하게 하는 위계 기타 부정한 적극적인 행위를 말하고, 다른 어떤 행위를 수반함이 없이 단순히 세법상의 신고를 하지 아니하거나 허위의 신고를 함에 그치는 것은 이에 해당하지 않는다.

 

그러나 과세대상의 미신고나 과소신고와 아울러 수입이나 매출 등을 고의로 장부에 기재하지 않는 행위 등 적극적 은닉의도가 나타나는 사정이 덧붙여진 경우에는 조세의 부과와 징수를 불능 또는 현저히 곤란하게 만든 것으로 볼 수 있다(대법원 2015. 9. 15. 선고 2014두2522 판결 등 참조). 원고는 A, B사로부터 사실과 다른 세금계산서를 수취하고 이를 증빙자료로 하여 법인세를 허위로 신고한 사실을 알 수 있다.

 

여기에 이 사건 거래의 목적과 구조, 이 사건 거래가 계속된 기간, 원고에게 부과된 법인세의 규모 등을 보태어 보면, 원고의 위와 같은 행위는 구 국세기본법 제26조의2 제1항 제1호의 ‘사기 기타 부정한 행위’에 해당한다고 보아야 한다.

 

나. 이 사건 부가가치세 부과처분의 적법 여부

 

납세자가 사실과 다른 세금계산서를 교부받아 매입세액의 공제 또는 환급을 받은 경우, 그러한 행위가 구 국세기본법 제26조의2 제1항 제1호에서 규정한 ‘사기 기타 부정한 행위로써 국세를 포탈하거나 환급·공제받은 경우’에 해당하여 10년의 부과제척기간이 적용되기 위해서는, 납세자에게 사실과 다른 세금계산서에 의하여 매입세액의 공제 또는 환급을 받는다는 인식 외에 사실과 다른 세금계산서를 발급한 자가 그 세금계산서상의 매출세액을 제외하고 부가가치세의 과세표준 및 납부세액을 신고·납부하거나 그 세금계산서상의 매출세액 전부를 신고·납부한 후 경정청구를 하여 이를 환급받는 등의 방법으로 그 세금계산서상의 부가가치세 납부의무를 면탈함으로써 납세자가 그 매입세액의 공제를 받는 것이 결과적으로 국가의 조세수입 감소를 가져오게 될 것이라는 점에 대한 인식이 있어야 한다(대법원 2014. 2. 27. 선고 2013두19516 판결 등 참조). 따라서 원고가 A사로부터 사실과 다른 세금계산서를 교부받아 매입세액을 공제 또는 환급받았더라도 그러한 행위가 구 국세기본법 제26조의2 제1항 제1호에서 정한 ‘사기 기타 부정한 행위로써 국세를 포탈하거나 환급·공제받은 경우’에 해당하려면, A사가 그 세금계산서상의 매출세액을 제외하고 부가가치세를 신고·납부하는 등으로 해당 부가가치세 납부의무를 면탈하였어야 하고, 아울러 원고에게 그에 대한 인식이 있었어야 한다.

 

그런데도 원심은 이에 관하여 심리하지 않은 채 원고가 A사와 합의 하에 사실과 다른 세금계산서를 교부받았다는 이유만으로 국가의 조세수입이 감소할 것을 의도 내지 인식하였다고 보아 이 사건 부가가치세 부과처분이 구 국세기본법 제26조의2 제1항 제1호가 정한 10년의 부과제척기간 내에 이루어져 적법하다고 판단하였다. 원심의 이러한 판단에는 국세 부과제척기간 적용에 대한 법리를 오해하여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않음으로써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4. 검토 및 평가

 

원고는 이 사건 상고이유로 「① 이 사건 거래는 가공거래가 아니다. ② 설사 가공거래에 해당한다고 하더라도 이 사건 법인세 및 부가가치세 부과처분은 5년의 부과제척기간 이후에 행해진 것으로 위법하다. ③ 이 사건 거래를 원고, A사, B사 및 C사 사이에 이루어진 가공의 순환거래의 일부로 본다면 2006년 하반기 원고와 C사 사이에 이루어진 관련 매출거래도 가공거래로 보아야 하므로 2006 사업연도 법인세의 익금과 2006년 제2기 부가가치세의 매출세액도 그에 상응하여 감액되어야 한다」라는 주장을 하였다.

 

이에 대해 대상판결은 이 사건 거래는 가공거래에 해당하고, 이 사건 거래가 가공의 순환거래의 일부라고 하더라도 원고와 C사 사이의 거래까지 가공거래라고 단정할 수 없다며 상고이유 ①, ③에 대해서는 원심판단을 지지하였다.

 

그러나 상고이유 ②와 관련하여, 대상판결은 법인세와 부가가치세 부과처분을 함에 있어 10년의 부과제척기간 적용요건을 달리해야 함을 명백히 하였다. 즉 대상판결은 법인세의 경우에는 과세대상의 미신고나 과소신고와 아울러 수입이나 매출 등을 고의로 장부에 기재하지 않는 행위 등 적극적 은닉의도가 나타나는 사정이 덧붙여진 경우에는 조세의 부과와 징수를 불능 또는 현저히 곤란하게 만든 것으로 볼 수 있어 10년의 부과제척기간을 적용할 수 있다고 하였다.

 

대법원은 과거 종합소득세 부과처분과 관련하여 대부업을 영위하는 사업자가 장부를 전혀 기록·비치하지 않고 타인명의의 계좌를 사용하다가 행정심판에 이르러 존재하지 않는다고 한 서류를 불리한 입장에서 제출한 경우에도 조세의 부과와 징수를 불능 또는 현저히 곤란하게 만든 것으로 볼 수 있어 10년의 부과제척기간을 적용할 수 있다고 한 바 있다(대법원 2015. 9. 15. 선고 2014두2522 판결 등 참조).

 

그러나 대상판결은 부가가치세의 경우에는 납세자에게 사실과 다른 세금계산서에 의하여 매입세액의 공제 또는 환급을 받는다는 인식이 있었다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사실과 다른 세금계산서를 발급한 자가 그 세금계산서상의 매출세액을 제외하고 부가가치세의 과세표준 및 납부세액을 신고·납부하거나 그 세금계산서상의 매출세액 전부를 신고·납부한 후 경정청구를 하여 이를 환급받는 등의 방법으로 그 세금계산서상의 부가가치세 납부의무를 면탈함으로써 납세자가 그 매입세액의 공제를 받는 것이 결과적으로 국가의 조세수입 감소를 가져오게 될 것이라는 점에 대한 인식이 있어야만 10년의 부과제척기간을 적용할 수 있다(대법원 2014. 2. 27. 선고 2013두19516 판결 등 참조)고 판단하였다.

 

즉 가공거래를 통한 세금계산서를 발급한 자가 그 세금계산서상의 매출세액을 신고·납부하게 되면 납세자가 가공세금계산서에 의하여 매입세액의 공제 또는 환급을 받는다고 하더라도 국가의 조세수입 감소라는 결과를 가져오게 된다고 볼 수 없고 납세자가 그러한 인식을 한 것으로 볼 수도 없어 10년의 부과제척기간을 적용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 사건 부가가치세 부과처분에 10년의 부과체적기간을 적용하기 위해서는 원고가 A사로부터 사실과 다른 세금계산서를 교부받아 매입세액을 공제 또는 환급받은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A사가 그 세금계산서상의 매출세액을 제외하고 부가가치세를 신고·납부하는 등으로 해당 부가가치세 납부의무를 면탈하였어야 하고, 또 원고에게 그에 대한 인식이 있었어야 하는 것이다. 그러나 원심은 이에 대한 심리 없이 이 사건 부가가치세 부과처분까지 적법한 것으로 보아 파기환송을 면할 수 없게 된 것이다.

 

 

[프로필] 김용주 법률사무소 런 대표변호사

• (현)사단법인 한국프로스포츠협회 감사
• (전)사단법인 한국프로배구연맹 감사
• (현)법률신문 판례해설위원
• 고려대학교 대학원 석사과정 수료(행정법 전공)
• The University of British Columbia, School of Law(Visiting Scholar in Taxa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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