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12.05 (금)

  • 맑음동두천 -2.8℃
  • 맑음강릉 4.7℃
  • 맑음서울 -0.7℃
  • 맑음대전 1.7℃
  • 맑음대구 2.9℃
  • 맑음울산 3.4℃
  • 맑음광주 4.8℃
  • 맑음부산 4.6℃
  • 맑음고창 4.1℃
  • 구름많음제주 8.6℃
  • 맑음강화 -0.5℃
  • 맑음보은 0.6℃
  • 맑음금산 1.9℃
  • 맑음강진군 5.0℃
  • 맑음경주시 3.5℃
  • 맑음거제 4.6℃
기상청 제공

정치

[김우일의 세상 돋보기] “‘문송합니다’, 의대가 아니라서…”

(조세금융신문=김우일 대우M&A 대표) 제목에 나온 “문송합니다, 의대가 아니라서”라는 얘기에는 웃지못할 해프닝이 있다.

 

이야기는 몇 년 전 필자의 친구 딸에게 벌어진 일이었는데, 그 내용이 최근에 벌어진 정의(政醫) 갈등에 자못 풍자하는 바가 커 소개해보기로 한다. 친구네는 의사 사위를 들이기 위해 매치메이커를 통해 의사와 소개팅을 봤다. 물론 흔히 말하는 3개의 키는 준비해놓고 있을 정도로 재력이 풍부했다. 의사 남편을 맞이한다는 설렘에 딸은 미팅에 열중했고 남자 또한 여자의 애교와 그 뒷배경에 끌리는 듯한 분위기였다.

 

몇 시간의 대화 속에 여자는 의아한 느낌을 가졌다. 당연히 남자의 입에서 나와야 할 병원, 전문과목, 봉급 등이 화제에 떠오르지 않았기에 넌지시 물었다.

 

“혹시 어느 병원 무슨 과에 근무하시느냐?” 그때 남자는 “예? 병원이라뇨? 저는 대기업 S에 다니고 있습니다. 아니 모르고 계셨습니까?” 뭔가 중간에서 착오가 있었던 같았다. 이때 여자의 얼굴에 나타난 실망감, 낭패감은 고스란히 남자의 머리에 충격적으로 박혀버렸고 이때 남자의 입에서 나온 말이 걸작이었다. “문송합니다. 의대가 아니라서.”

 

남자는 수재로 S대 경영학과를 졸업, 굴지의 대기업에 다녔지만 수치스러운 꼴을 당한 셈이 됐다.

 

이 멘트는 두 가지 의미를 가지고 있다. 하나는 의대를 갈 건데 후회스럽다는 뜻과 또 하나는 그렇게도 의사가 좋으냐 하는 일종의 비아냥거리는 뜻일 것이다.

 

자금 공공의료와 필수의료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는 2000명 정원확대를, 의료계는 정원확대보다 수가, 의료체계개선 등을 주장하며 양쪽 다 배수진을 치고 강대강 대립을 고수하고 있다. 누가 이길 것인가 하는 의문점도 있지만 생명을 다루는 의사와 그에 허가를 준 정부와의 대결이 잘못하면 국민들의 생명을 침해하는 치명적 결과를 초래하기 쉽다는 우려가 크다.

 

사실상 의사라는 신분에 사람들이 매달리는 원인은 3가지가 있다.

 

첫째, 웬만해도 없어지지 않는 불멸의 자격증이다.

둘째, 나이 들어서도 할 수 있는 독립된 불멸의 직업이다.

셋째, 엄청나게 높은 불멸의 보수이다.

 

이 세 가지의 불멸 요소들은 약육강식과 생존경쟁을 거쳐야 하는 인간들에게는 최고의 무기임은 명확하다. 하지만 모두 의대로 몰려 사회의 불균형을 이루는 동인이 되고 인도의 카스트 제도 같은 관습이 은연중에 퍼지게 되면 사회의 큰 부조리가 되어 버린다. 인도의 카스트제도도 역사적으로 따지고 보면 소수의 상위계급이 다수의 하위계급에 의해 발생될 침해를 사전에 방지하기 위해 상위계급에로의 진입장벽을 세웠던 것이다.

 

지금의 의정갈등은 내면적으로 서로의 자존심 대결로 보인다. 정부는 말 잘 안듣는 의료집단에 강경조치를 선제했고 의료계는 사전 협의 없이 일방적 결정에 분노해 강경대응을 하고 있다. 한마디로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프로크루스테스의 침대와 똑같다. 프로크루스테스는 쇠로 만든 침대를 만들었고 지나가는 행인을 붙잡아 자기의 침대에 누이고는 침대보다 크면 잘라내고 작으면 늘려서 억지로 침대길이에 맞춰 죽였다고 한다.

 

즉 자신의 기준에 맞춘 독선과 아집의 무모한 행동과 자신의 주장을 굽히지 않는 횡포를 말한다. 이러한 횡포는 큰 피해를 낳았음을 신화는 알려주고 있다.

 

그러나 프로크루스테스의 악행은 아테네의 지혜 영웅 테세우스에 끝이 난다. 마침 침대의 규격과 또 같은 테세우스는 벌떡 일어나 프로크루스테스를 거꾸로 침대에 누이고는 똑같은 방법으로 처치했다.

 

이 의정분쟁에 과연 진정한 영웅 테세우스가 나타나 이 상황을 끝낼 수 있을지 자못 궁금하다. 만일 나타나지 않으면 프로크루스테스가 스스로 침대를 조절하는 장치를 만들어서 국민 누구도 이 상황에서 피해를 안 보게 해야 할 것임은 하늘의 뜻이다.

 

 

※ 본 칼럼은 필자 개인 의견으로 본지의 편집 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프로필] 김우일 대우김우일경영연구원 대표/대우 M&A 대표

•(전)대우그룹 구조조정본부장

•(전)대우그룹 기획조정실 경영관리팀 이사

•인천대학교 대학원 경영학 박사

•서울고등학교, 연세대 법학과 졸업

 

 

 

[조세금융신문(tfmedia.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













전문가 코너

더보기



[이명구 관세청장의 행정노트] 낚시와 K-관세행정
(조세금융신문=이명구 관세청장) 어린 시절, 여름이면 시골 도랑은 나에게 최고의 놀이터였다. 맨발로 물살을 가르며 미꾸라지와 붕어를 잡던 기억은 지금도 선명하다. 허름한 양동이에 물고기를 담아 집에 가져가면 어머니는 늘 “고생했다”라며 따뜻한 잡탕을 끓여주셨다. 돌과 수초가 얽힌 물속을 들여다보며 ‘물고기가 머무는 자리’를 찾던 그 경험은 훗날 관세행정을 바라보는 나의 태도에 자연스레 스며들었다. 성인이 되어서도 물가에서는 마음이 늘 편안했다. 장인어른께서 선물해 주신 낚싯대를 들고 개천을 찾으며 업무의 무게를 내려놓곤 했다. 그러나 아이가 태어나면서 낚시와는 자연스레 멀어졌고, 다시 낚싯대를 잡기까지 20년이 흘렀다. 놀랍게도 다시 시작하자 시간의 공백은 금세 사라졌다. 물가의 고요함은 여전히 나를 비워내고 다시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힘이 되었다. 낚시는 계절을 타지 않는다. 영하의 겨울에도 두툼한 외투를 챙겨 입고 손난로를 넣은 채 저수지로 향한다. 찬바람이 스쳐도 찌가 흔들리는 순간 마음은 고요해진다. 몇 해 전에는 붕어 낚시에서 나아가 워킹 배스 낚시를 시작했다. 장비도 간편하고 운동 효과도 좋아 빠져들지 않을 수 없었다. 걸어 다니며 포인트를 찾는
[초대석] 세무법인 와이즈앤택스 최시헌 회장, 김선명 대표 "변화 앞에서 흔들리지 않는 최고의 세무서비스"
(조세금융신문=이지한 기자, 사진=이학명 기자) 지난 2023년에 이어 2025년에 치러진 한국세무사회 제33대와 제34대 임원 선거에서 부회장으로 선출돼 3년째 주요 회직을 수행해 온 최시헌 부회장과 김선명 부회장이 올해 1월 세무법인 와이즈앤택스를 설립하고 최고의 세무 컨설팅과 세무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꿈을 안고 본격 출범한 지 1년 가까이 됐다. 대구지방국세청장으로 국세공무원을 마감한 최시헌 세무사가 회장직을 맡았고, 세무 고시 출신의 김선명 세무사는 대표세무사로서 법인을 이끌고 있다. 여기에 김준성, 김민식, 박정준, 민규태 세무사 등 4명의 젊은 세무사가 합류해 분당 본점과 분당 서현, 경기 광주, 서울 용산 등을 거점으로 하여 활발한 업무를 전개하고 있다. 낙엽이 거리를 뒤덮고 있던 11월 중순, 분당 본점에서 최시헌 부회장과 김선명 세무사를 만나 와이즈앤택스의 설립 과정을 돌아보고, 향후 법인을 어떻게 이끌어 갈 예정인지 알아봤다. Q. 우선 성공적인 법인 설립을 축하합니다. 올해 1월 각자 활동하시던 세무사사무소를 합쳐서 새로운 세무법인을 설립하셨는데요. 어떤 계기가 있었습니까? (최시헌 회장) 저는 20년 연말 대구지방국세청장을 끝으로 공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