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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김우일의 세상 돋보기] 선비가 사무라이를 과연 믿어도 되나?

(조세금융신문=김우일 대우M&A 대표) 한일관계의 강제징용 배상방법에 관해 전국이 떠들썩하다.

정부가 스스로 일본 측에 제시한 제3자 배상방법을 두고 정부는 과거를 청산하고 미래의 희망을 우선하는 결단을 발표했고 일본 측은 한국 측의 일방적인 혜량의 조치에 미소를 짓고 화답했다.

 

제3자 배상안은 이에 대한 대법원판결, 피해자거부를 고려할 때 괴이하고 망측한 구조임은 틀림없다. 본래 법적소송은 가해자와 피해자 둘만의 해결영역이지 이 영역과 관련없는 제3자가 끼여들어서는 안 되는 법이다.

 

그런데도 이를 모르지 않는 정부가 여론을 무시하고 강행함은 더 큰 조국의 미래를 위한 고육지책임을 국민들이 모를 리 없을 것이다. 이 방법이 우리나라의 미래에 어떤 결과로 다가올지는 역사의 수레바퀴에 맡길 수밖에 없다. 불행과 행복의 어느 기운을 가졌는지 현재는 알 수가 없다. 이를 가늠 판별하는 잣대는 딱 한 가지가 있다. 바로 이를 대하는 당사자들의 신뢰성이다.

 

신뢰가 충만하면 한일양국이 번영할 것이요, 부족하면 파멸로 치달을 것임은 자명하다. 필자는 당사자인 한국과 일본의 근본과 문화정신을 깊숙이 들여다보고 싶다.

 

한국은 대대로 일찍 국가사회체제를 성립해 유교, 성리학중심의 문화로 도덕인륜을 치세의 근본으로 삼았기에 무보다는 문을 더 중시했고 반면에 일본은 16세기 풍신수길이 천하를 통일하기까지는 전국의 2백여 각 영주들이 치열한 전쟁을 끝없이 치러왔기에 문보다는 무를 더 중시했다. 그래서 한국에는 선비정신이 일본에는 사무라이정신이 국민 사이에 깊숙이 배어 들어있다.

 

선비와 사무라이라는 말은 한국과 일본에 고유한 정신문화로 한자가 없는 순수한 자기말이다. 여기서 사무라이정신을 살펴보자.

 

첫째, 명예와 명분을 중시한다.

둘째, 이를 위해서는 어떠한 잔인한 일도 서슴지 않고 행한다.

셋째, 또한 간교한 술책이 뒤따른다.

 

사무라이정신을 잘 볼 수 있는 일화가 있다. 에도시대에 떡장수가 한 사무라이 저택을 방문하고 떡을 파는 과정에 한 개가 부족함을 발견하고는 근처에서 배회하며 놀던 사무라이의 어린 아들이 훔쳐먹은 걸로 사무라이에게 배상을 요구했다. 사무라이는 자신의 아들이 그럴 리 없다며 아들을 불러 배를 가르고 떡이 없음을 보이고 그 떡장수의 목을 쳤다는 일화다.

 

사무라이는 명분과 명예를 중시하지만 이를 위해서는 잔인한 짓을 마다하지 않는 이른바 하라키리가 밑바탕에 깔려있다. 고려 때까지 왜구가 생계 명분으로 많은 침입을 했고 조선 때는 정명가도(명을 치기 위해 길을 빌린다) 명분으로 10여 년에 걸친 임진왜란, 정유재란을 일으켜 한반도가 초토화되었다.

 

1870년대는 메이지유신에 따른 내부군대의 불만잠식 명분으로 정한론(한국을 친다)이 크게 대두되었고 1900년대는 한반도 지배 명분을 위한 청일, 러일전쟁이 이 한반도 주변에서 터졌고 드디어 1910년에는 보호 명분으로 피 한 방울 흘리지 않고 온갖 간교한 술책으로 한일강제병합을 끝냈다.

 

이때 주역인 이등박문은 축배를 들며 이렇게 얘기했다고 한다.

“하늘에 있는 풍신수길 조상께서 무척 기뻐하실 것이다. 그런데 이상한 것은 조선반도 전체가 나라가 뺏겼는데도 너무 조용하다. 우리 일본을 믿기 때문이다(웃음).”

 

이후 일본은 대동아공영권 명분으로 중일전쟁, 세계 2차대전을 일으켜 전세계를 피바다로 만들었다.

전례에서 보듯이 일본은 어떤 명분이 가정되면 서슴지 않고 잔인한 전쟁을 도발하고 이 과정에서는 간교한 술책이 난무했었음을 알 수 있다.

 

더구나 현재도 진정한 참회반성을 거부하는 일본을 상대로 우리나라에서 먼저 틈새를 선비정신으로 포용했을 때 과연 일본이 사무라이정신을 버리고 신뢰있게 선비정신으로 응해 줄지는 역사가 판단해줄 것이다.

 

참 한일관계라는 단어가 던지는 뉘앙스가 복잡미묘하다. 미래에는 한일관계 뉘앙스가 한미관계 뉘앙스로 탈바꿈하는 날이 반드시 와야 할 것이다.

 

※ 본 칼럼은 필자 개인 의견으로 본지의 편집 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프로필] 김우일 대우김우일경영연구원 대표/대우 M&A 대표

•(전)대우그룹 구조조정본부장

•(전)대우그룹 기획조정실 경영관리팀 이사

•인천대학교 대학원 경영학 박사

•서울고등학교, 연세대 법학과 졸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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