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2.06 (금)

  • 맑음동두천 -5.5℃
  • 구름많음강릉 1.1℃
  • 맑음서울 -5.8℃
  • 맑음대전 0.0℃
  • 구름많음대구 3.5℃
  • 구름많음울산 5.1℃
  • 맑음광주 2.7℃
  • 흐림부산 8.0℃
  • 맑음고창 0.5℃
  • 흐림제주 5.0℃
  • 맑음강화 -7.2℃
  • 맑음보은 -1.0℃
  • 맑음금산 0.6℃
  • 구름많음강진군 2.4℃
  • 구름많음경주시 5.1℃
  • 맑음거제 6.8℃
기상청 제공

정치

[김우일의 세상 돋보기]정부의 특활비는 여의전(如意錢)

(조세금융신문=김우일 대우M&A 대표) 법인의 매출 및 경비, 이익을 계산하여 세금을 부과하고자 여러 가지 기준을 만들어 규정해 놓은 법인세법이 있다. 이 법인 세법이야말로 공기업은 물론 영리, 비영리법인을 망라하여 정의로운 공평과세를 위한 최고의 바이블이다. 이를 통해 국가운영을 위한 조세수입 대부분이 거두어지고 있다.


과거 필자(김우일 전 대우그룹구조조정본부장)가 그룹의 경영관리를 하면서 각 계열사의 재무회계를 감사해보면 가장 비리가 많은 부분이 바로 ‘기밀비’라는 항목이다. 기밀비라 함은 거래선 확보유지 등 업무수행 상 부수되는 필요경비로서 외부 증빙을 구비할 수 없는 비용을 말한다.


세법은 모든 원가비용처리가 확실한 증빙서류를 요구하는 데 반해 유독 이 기밀비라는 항목을 두어 아량을 베풀었다. 천라지망이라 일컫는 정도로 세원이 빠져나가지 못하게 촘촘하게 그물망을 친 세법이 이상하게 한쪽 조그만 구멍을 뚫어 놓아 세원이 졸졸 빠지게 해놓았다. 물론 일정한도를 두어 초과하지 못하게 했다.


이 기밀비 지급은 주로 임원들에게 개인당 일정금액을 할당해 전부 현금으로 지급하기 때문에 꼬리를 밟을 수 없게 돼 있다. 그래서 대부분 관공서, 거래선이나 사적인 용도로 사용되었음을 추정할 수 있지만 필자의 경험상 관공서, 거래선 쪽은 거의 비자금(회계장부조작하여 빼돌린 돈)으로 지급했고 기밀비는 대부분이 사적인 용도로 횡령되었음을 알 수 있었다. 그래서 정부는 1999년도에 이 독소조항인 기밀비조항을 폐지하기에 이르렀다.


16년 전에 세원누수차단이라는 명분으로 폐지한 기밀비항목이 정작 국민의 세금인 정부예산에서는 지금까지 특활비라는 항목으로 버젓이 존치되며 증빙자료 없이 막 꺼내 쓴 그 용도에 관해 의구심이 폭발하고 있다. 그야말로 자신에게는 유연한 잣대로 상대방에게는 엄격한 잣대로 들이댄 전형적인 내로남불(내게는 로맨스, 남에게는 불륜)이며 멋대로 마음대로 휘둘러 쓰는 여의봉(如意棒)이 아닌 여의전(如意錢)인 셈이다.


여의봉을 쓴 손오공은 서천 서역국에서 대승 경전을 구해 중생을 구제하려는 일념으로 여의봉을 썼지만 국가기관의 여의전은 도대체 무슨 일념으로 쓴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

 

국민의 세금을 국가를 위해 쓰는데 증빙이 불요하다는 법칙이 어불성설이다. 오히려 역설적으로 증빙이 불필요한 용처일수록 더 증빙이 필요한 게 아닐까하는 생각이다. 대외적 보안만 유지된다면 말이다.


이 세상에 증빙서류가 필요 없는 예산이란 게 무슨 예산인가.
BUDGET(예산)이란 단어를 보면 BUD(새싹봉우리)와 GET(얻다)의 합성어다. 새싹봉우리를 얻기 위해 국가의 정책목적사업을 위한 필요 비용을 미리 헤아려 짠 것이다. 이것에는 반드시 목적과 용처가 있게 마련이고 영수증은 효율적 예산운용관리의 절대 필요사항이다. FEEDBACK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철저한 공평과세와 조세법률주의를 원칙으로 한 국민 세금으로 조달한 정부예산이 권력기관의 담당공무원을 위한 사적인 용도로 쓰게끔 구멍을 만들어 놓은 것은 예산이랄 수가 없다. 면죄부를 부여한 비자금에 불과하다.


필자는 아래와 같이 정부 당국에 주문하고 싶다.
첫째, 특활비 항목을 없애든가 규모를 축소해야한다. 국민의 피땀 어린 세금이기 때문이다.
둘째, 집행의 증빙서류를 갖추되 대외보안이 필요한 것은 철저한 극비서류로 보관한다.


국가운영에 필요한 세금이 특활비라는 이상한 예산항목의 이름으로 개인 공직자들의 사적필요에 의한 쌈짓돈이 된다면 이는 대한민국 주권자인 국민을 우롱하는 셈이다.

 

서유기라는 소설에 등장한 손오공은 비록 원숭이에 불과하지만 삼장법사의 염불에 따라 여의봉이라는 무기를 들고 온갖 마귀와 요괴를 물리치고 임무를 마취고 성불하게 된다. 여기에 등장하는 마귀와 요괴는 인간의 삿된 마음을 일컫는다.

 

[프로필]김 우 일
• 현) 대우김우일경영연구원 대표/대우 M&A 대표

• 대우그룹 구조조정본부장

• 대우그룹 기획조정실 경영관리팀 이사

• 인천대학교 대학원 경영학 박사

• 서울고등학교, 연세대 법학과 졸업

 

[조세금융신문(tfmedia.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













전문가 코너

더보기



[이명구 관세청장의 행정노트] 공정의 사닥다리
(조세금융신문=이명구 관세청장) 며칠 전, 새로 전입한 사무관들과 조용한 만남의 자리를 가졌다. 짧지 않은 시간 동안 어떤 말을 전해야 할지 잠시 생각하다가, 결국 두 가지만을 강조했다. 인사를 잘하라는 것, 그리고 돈을 멀리하라는 것이었다. 이 말은 새로 만든 조언이 아니다. 지금으로부터 30여 년 전, 내가 사무관이던 시절 같은 과에서 근무하셨던 한 선배 사무관께서 해주신 말씀이었다. 그때는 그 의미를 다 헤아리지 못했지만, 공직의 시간을 오래 지날수록 그 말은 점점 더 분명한 울림으로 다가왔다. 그래서 그날, 나는 그 말씀을 그대로 후배들에게 전했다. 인사는 결국 사람을 남기는 일이고, 돈을 멀리하라는 말은 공직자의 판단을 흐리는 유혹과 거리를 두라는 경고였다. 공직은 단거리 경주가 아니라 긴 항해이기에, 처음부터 방향을 잘 잡지 않으면 어느 순간 되돌아오기 어려운 곳으로 흘러가게 된다. 덧붙여 이런 이야기도 했다. 너무 경쟁하듯이 하나의 사다리만 오르려 하지 말고, 각자의 사닥다리를 각자의 속도로 차분히 오르기를 바란다고. 레드오션처럼 한 방향으로 몰려 달리다 보면, 사닥다리가 무너질 수도 있고 병목현상 속에서 누군가는 추락할 수도 있다. 성과와 평가
[인터뷰] 뮤지컬 '4번출구' 제작 김소정 대표...청소년 ‘삶의 선택지’ 제시
(조세금융신문=김영기 기자) “무대 위에서 가장 조용한 숨으로 깊은 소리를 만드는 오보에처럼, 이제는 소외된 아이들의 숨소리를 담아내는 무대를 만들고 싶습니다” 오보이스트에서 공연 제작자로 변신한 주식회사 스토리움의 김소정 대표가 뮤지컬 〈4번 출구〉를 통해 청소년 생명존중 메시지를 전한다. 2026년 청소년 생명존중 문화 확산 사업 작품으로 선정된 이번 뮤지컬은 김 대표가 연주자의 길을 잠시 멈추고 제작자로서 내딛는 첫 번째 공공 프로젝트다. 공연 제작자 김소정 스토리움 대표 인터뷰 내용을 통해 '4번출구'에 대해 들어봤다. ■ 완벽을 추구하던 연주자, ‘사람의 삶’에 질문을 던지다 김소정 대표는 오랫동안 클래식 무대에서 활동해온 오보이스트다. 예민한 악기인 오보에를 다루며 늘 완벽한 소리를 향해 자신을 조율해왔던 그는 어느 날 스스로에게 근본적인 질문을 던졌다. 김 대표는 “어느 순간 ‘나는 무엇을 위해 이 숨을 쏟고 있는가’라는 질문이 남았다”면서 “완벽한 소리를 위해 버텨온 시간이 누군가의 삶과 어떻게 닿아 있는지 생각하게 되면서 개인의 완성을 넘어 더 많은 사람과 만나는 무대를 꿈꾸게 됐다”고 제작사 ‘스토리움’의 설립 배경을 밝혔다. ■ 〈4(死)