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11.26 (토)

  • 맑음동두천 6.3℃
  • 맑음강릉 14.1℃
  • 박무서울 9.3℃
  • 박무대전 10.4℃
  • 맑음대구 7.4℃
  • 맑음울산 10.5℃
  • 구름많음광주 9.5℃
  • 맑음부산 13.0℃
  • 흐림고창 7.8℃
  • 구름조금제주 14.2℃
  • 맑음강화 10.5℃
  • 구름조금보은 7.1℃
  • 흐림금산 7.4℃
  • 구름조금강진군 5.6℃
  • 맑음경주시 5.9℃
  • 맑음거제 10.1℃
기상청 제공

[김우일의 세상 돋보기]원로 대배우와 황희정승의 머슴질

(조세금융신문=김우일 대우M&A 대표) 우리나라에서 원로 연기인 중에 최고의 인기와 존경을 한 몸에 받고 있는 이순재 씨가 최근 전 매니저의 폭로로 아주 곤경에 처해있고 이 소식을 들은 팬들은 그분만큼 경륜과 학덕을 겸비했다고 자타가 공인하는 분이 도대체 왜 그 같은 구설수에 휘말렸을까 하는 안타까운 심정을 토로하고 있다.

 

전 매니저 김모씨는 이순재 씨 가족이 개인 집안일로 쓰레기 분리수거, 생수통 운반, 신발 수선 등 자신을 머슴 수준으로 부리며 노동 착취했고 이에 대한 시정을 요구하자 해고당했다고 밝혔다.

 

김모씨는 배우의 일정을 관리하고 이동을 돕는 매니저로 알고 취업했는데 배우 가족들의 허드렛일, 잡다한 가사 심부름을 도맡아 했다고 하소연했다. 이순재 씨 측은 개인매니저의 업무상 공사의 구분이 모호하고 관행상 업무뿐만 아니라 업무외의 일도 자연히 곁들일 수밖에 없는 일의 특수성을 얘기하며 반론을 제기하고 있다.

 

필자는 이 논쟁거리에서 주목하는 것은 바로 현재는 사문화되다시피한 머슴이라는 용어이다.

머슴은 고용주의 집에서 주거하며 새경을 받고 농사뿐만 아니라 가사노동까지 담당하는 농촌 노동자로 옛날의 노비에서 1800년도에 진화되어 임금을 받는 노동자로서의 머슴이라는 직업이 정착되었다.

 

1960년대까지만 하더라도 농촌에서는 일손이 많이 필요해 25여 만명에 이르기도 했다. 1960~80년에는 식모라 불리는 여자 머슴이 가가호호마다 있었던 적도 있었다. 상머슴이라는 용어는 아직까지도 혹독한 아랫사람 부리기에 회자되기도 한다.

 

필자는 ‘허허정승’이라고 별명이 있고 조선시대 여러 임금을 70년 동안 모시며 최고의 청백리 정승이라고 일컬어지는 황희와 그가 데리고 있는 머슴과의 관계에 대한 일화를 되새겨 본다.

 

어느 날 황희의 집에 아주 친한 친구가 오랜만에 찾아와 두 사람은 회포를 풀며 술을 마셨다. 술상에는 빈대떡 등 안주들이 있었다. 그러자 방문이 열리며 어린애들이 우르르 들어왔다.

 

어린애들은 어른들의 허락도 없이 순식간에 빈대떡을 집어먹어버렸다. 그런데도 황희는 빙긋 미소만 지을 뿐이었다. 오랜만에 대작하고 있는 친구는 당황하여 황희에게 물었다.

 

“이 아이들이 자네 손자들인가?”

“아닐세, 저 애들은 머슴의 아이들이라네.”

 

깜짝 놀란 친구는 대번에 얼굴이 붉으락푸르락, “감히 머슴들이 주인 앞의 음식을 훔쳐 먹다니 치도곤을 내야겠다”라고 호통을 쳤다.

 

그러나 황희는 “아닐세, 내 손자나 머슴의 아들이나 다 똑같이 하늘이 내려준 귀중한 생명이네.”

 

친구는 황희정승의 차별 없는 어진 성품에 감동했다. 이 세상에 상전, 머슴의 신분이 따로 어디에 구분되어 있겠는가. 신분이 구분되어 구별되어 있기보다는 맡고 있는 일의 종류가 상전, 머슴으로 구분되어 있음이 세상만사이다.

 

이 세상에 90% 이상의 일이 리더를 위한 일꾼으로써 임금을 받고 노동을 제공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다보면 공사의 경계선이 희박해 그 선을 넘나들기도 하는 것이 인지상정이다.

 

그런데 왜 이런 폭로가 터져 나오고 변명을 하고 사과를 하고 시빗거리에 휘말려들까 하는 의구심을 황희정승의 머슴에 대한 태도에 찾아보기로 한다. 황희의 머슴에 대한 태도에 가장 중요하게 보이는 것이 다름 아닌 머슴을 머슴 아닌 하나의 귀중한 인격체로 보았다는 것이다.

 

직업에 따라 맡은 역할이 무엇이고 어떤 일을 수행했느냐가 중요한 게 아니라 그 역할을 맡은 사람을 상전이 독립된 하나의 인격체로 보았느냐 또는 안 보았느냐가 진실된 머슴인가 아닌가 하는 기준이 될 것이다. 머슴 부리듯이 아니고 가족 대하듯이 했다면 과연 그 매니저가 격분하고 폭로전쟁을 치렀을까.

 

필자도 재벌의 주군을 모시면서 온갖 심부름 다했고 쌍욕도 먹었지만 한번도 기분 상한 일이 없었다. 그것은 바로 머슴 부리듯이 아니고 가족 대하듯 했기 때문이다.

 

 

[프로필] 김우일 대우김우일경영연구원 대표/대우 M&A 대표

•전)대우그룹 구조조정본부장

•전)대우그룹 기획조정실 경영관리팀 이사

•인천대학교 대학원 경영학 박사

•서울고등학교, 연세대 법학과 졸업

 

[조세금융신문(tfmedia.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












배너

전문가 코너

더보기



[송두한칼럼] 본말 전도 금투세, 증권거래세 폐지로 바로 잡자
(조세금융신문=송두한 민주연구원 부원장) 정부가 주장하는 금융투자소득세를 한마디로 정리하면, 증권거래세를 견고하게 유지하며 주식양도세를 완화하는 이중과세체제를 도입하겠다는 것이다. 정부안이 관철되면 세수의 원천인 개인투자자를 증권거래세 울타리 안에 가두어 놓고, 주식양도세는 100여명에 불과한 100억 이상의 초고액 투자자에게만 적용하게 된다. 즉, “개인투자자 독박 과세 ∙ 부자감세”를 담아낼 수 있는 퇴행적 증권과세체제가 완성된다는 의미다. 일단 금투세를 2년간 유예하고 그 동안에 원안인 주식양도세 비과세 5,000만원을 살리고 증권거래세를 단계적으로 폐지하는 로드맵을 만들어야 한다. 구체적으로, 2023년에 증권거래세를 0.23%에서 0.15%로 낮추고, 2025년 주식양도세 전면 과세와 맞물려 증권거래세를 폐지하면 된다. ▍상위 1%를 위한 주식양도세 논쟁에 뒷전으로 밀려나버린 99%의 일반투자자 2020년 여야가 합의해 주식양도세 비과세 기준을 5,000만원으로 하향하는 대신, 증권거래세를 단계적으로 0.15%까지 인하기로 했다. 그러나 올해 정부가 내놓은 금투세 개정안은 현행 대주주 요건인 종목당 10억원을 100억원으로 대폭 상향하고, 증권거래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