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2.06 (금)

  • 흐림동두천 -3.6℃
  • 맑음강릉 6.4℃
  • 구름많음서울 -2.8℃
  • 박무대전 1.3℃
  • 연무대구 7.2℃
  • 구름많음울산 8.4℃
  • 박무광주 3.3℃
  • 구름많음부산 7.9℃
  • 흐림고창 1.9℃
  • 연무제주 7.9℃
  • 구름많음강화 -4.6℃
  • 구름많음보은 0.9℃
  • 구름많음금산 1.9℃
  • 구름많음강진군 3.3℃
  • 구름많음경주시 3.2℃
  • 구름많음거제 5.6℃
기상청 제공

정치

[김우일의 세상 돋보기] 3대 특검에 부형청죄(負荊請罪)라는 말을 아시나요?

(조세금융신문=김우일 대우M&A 대표) 온 국민적 관심을 가진 3대 특검 “내란”, “김건희”, “채상병”이 가동되고 있다.

 

어제의 죄를 철저히 응징함으로써 미래에 일어날 범죄의 용기와 싹을 미연에 제거하기 위한 강력한 제도다. 제 식구 감싸기나 외압 논란에 자유롭지 못한 정부 조직의 검찰을 제쳐두고 국회 의결을 통해 독립적인 변호사가 수사하고 기소하는 것이다.

 

이 특검에 배정된 예산이 400억 규모, 검사·수사관의 인력 수백 명, 관련 피의자·참고인 수백 명의 인력 투입에 따른 그 파생 규모는 가히 역대급 규모라 할 만큼 경제·사회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성역 없는 진상규명과 정의 실현을 위한 조치”와 “천문학적인 혈세 낭비와 정치 보복, 국민 분열을 호도”한다는 이중적 인식의 목소리가 들려옴은 사실이다.

 

이 국가적 비용과 사회적 부담이 가해지는 특검에 필자는 ‘부형청죄(負荊請罪)’라는 고사성어가 떠올랐다. 부형청죄는 스스로 매를 짊어지고 죄를 청한다는 뜻이다.

 

왜냐하면, 특검의 국가적 비용과 사회적 비용을 들이지 않고 특검과 같은 동일한 효과를 주어 과거의 범죄에 응징을 주고 미래의 범죄를 방지하며, 동시에 모든 국민들에게 감동을 선사하여 국민 대화합이라는 소기의 성과를 거둔다면 이야말로 상책 중의 상책이라 하겠다. 죄형법정주의라는 현대 국가에는 어울리지 않은 고대의 역사적 사실이지만, 이를 읽는 현대인들에게는 자못 감동을 안겨줌은 사실이다.

 

필자가 중국 허베이성 한단에 출장 갔을 때, 거리에서 공연된 부형청죄의 연극을 보고 필자뿐만 아니라 관람한 많은 여행객들이 감동을 했고, 심지어는 눈물을 흘리는 사람도 있었다.

 

한단은 춘추전국시대 위나라 및 조나라의 수도였다. 당시 조나라의 최고 영웅은 주변의 강력한 진나라로부터 조국을 지킨 무인인 대장군 염파였다.

 

어느 날, 보잘 것 없는 문신인 인상여가 이웃 나라 진나라로부터 조국의 보물을 세치 혀로 지혜롭게 돌려받은 공로로 염파보다 높은 재상이 되었다. 하루아침에 전쟁이 아닌 외교로 높은 자리에 앉은 인상여에게 염파는 공개적인 적대감을 드러냈다.

 

이를 안 인상여는 대립을 피하며 조심스러운 태도를 유지했다. 인상여는 항상 맞은편에서 오는 염파의 수레를 발견할 때는 재빨리 골목으로 숨어 도망다녔다. 주변에서는 인상여가 겁쟁이라고 웃었고, 염파는 이걸 큰 자부심으로 인상여를 깔봤다.

 

그러나 인상여는 염파가 두려워 골목으로 피한 게 아니라, 만일 마주쳐 적대심을 가진 염파가 공공연히 시비를 건다면 나라의 두 기둥이 서로 다투어 국론이 분열되고 조국이 위태로워질 것을 염려했기에 조국의 안녕을 위해 개인의 치욕을 꿋꿋이 견뎌낸 것이었다.

 

나중에 이를 안 염파는 자신의 어리석음을 깨닫고 회초리를 어깨에 짊어지고 가서 인상여에게 회초리로 자신의 죄를 단죄해 줄 것을 청했다.

 

“제가 교만해 나라와 백성을 위한다는 높은 뜻을 몰랐습니다.”

“장군은 평생 조국을 위해 전쟁터에서 싸우셨는데 어찌 죄를 청하신다 말입니까?”

 

이후 두 사람은 조국의 안위를 위해 적극 협력하는 사이가 되었다.

 

우리는 여기서 대의를 위해 필요한 두 가지의 인성을 볼 수 있다. 인상여와 염파의 인성이다.

 

첫째, 인상여는 대의를 위해 자신의 치욕을 감내하는 융통성, 염파의 과오를 과감히 덮어주는 포용성이다. 둘째, 염파는 자신의 오만하였음을 빨리 깨달았다는 신속성, 자신의 과오에 대해 스스로 처벌을 원하는 대담성이다.

 

그러나 이런 조나라도 강력한 진나라의 천하통일이라는 역사의 수레바퀴를 피할 수는 없었던 모양이다. 특검의 진행 과정을 보면 죄를 청하기는커녕, 정치적 셈법으로 자신의 이익만 챙기려는 속셈으로 가득하다.

 

죄를 가하려는 측, 죄를 피하려는 측, 양자가 모두 건곤일척의 상태에서 사생결단의 대결을 하고 있다. 부형청죄의 고사성어를 가슴에 되새겨 봤으면 한다.

 

 

※ 본 칼럼은 필자 개인 의견으로 본지의 편집 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프로필] 김우일 대우김우일경영연구원 대표/대우 M&A 대표

•(전)대우그룹 구조조정본부장

•(전)대우그룹 기획조정실 경영관리팀 이사

•인천대학교 대학원 경영학 박사

•서울고등학교, 연세대 법학과 졸업

 

 

 

[조세금융신문(tfmedia.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













전문가 코너

더보기



[이명구 관세청장의 행정노트] 공정의 사닥다리
(조세금융신문=이명구 관세청장) 며칠 전, 새로 전입한 사무관들과 조용한 만남의 자리를 가졌다. 짧지 않은 시간 동안 어떤 말을 전해야 할지 잠시 생각하다가, 결국 두 가지만을 강조했다. 인사를 잘하라는 것, 그리고 돈을 멀리하라는 것이었다. 이 말은 새로 만든 조언이 아니다. 지금으로부터 30여 년 전, 내가 사무관이던 시절 같은 과에서 근무하셨던 한 선배 사무관께서 해주신 말씀이었다. 그때는 그 의미를 다 헤아리지 못했지만, 공직의 시간을 오래 지날수록 그 말은 점점 더 분명한 울림으로 다가왔다. 그래서 그날, 나는 그 말씀을 그대로 후배들에게 전했다. 인사는 결국 사람을 남기는 일이고, 돈을 멀리하라는 말은 공직자의 판단을 흐리는 유혹과 거리를 두라는 경고였다. 공직은 단거리 경주가 아니라 긴 항해이기에, 처음부터 방향을 잘 잡지 않으면 어느 순간 되돌아오기 어려운 곳으로 흘러가게 된다. 덧붙여 이런 이야기도 했다. 너무 경쟁하듯이 하나의 사다리만 오르려 하지 말고, 각자의 사닥다리를 각자의 속도로 차분히 오르기를 바란다고. 레드오션처럼 한 방향으로 몰려 달리다 보면, 사닥다리가 무너질 수도 있고 병목현상 속에서 누군가는 추락할 수도 있다. 성과와 평가
[인터뷰] 뮤지컬 '4번출구' 제작 김소정 대표...청소년 ‘삶의 선택지’ 제시
(조세금융신문=김영기 기자) “무대 위에서 가장 조용한 숨으로 깊은 소리를 만드는 오보에처럼, 이제는 소외된 아이들의 숨소리를 담아내는 무대를 만들고 싶습니다” 오보이스트에서 공연 제작자로 변신한 주식회사 스토리움의 김소정 대표가 뮤지컬 〈4번 출구〉를 통해 청소년 생명존중 메시지를 전한다. 2026년 청소년 생명존중 문화 확산 사업 작품으로 선정된 이번 뮤지컬은 김 대표가 연주자의 길을 잠시 멈추고 제작자로서 내딛는 첫 번째 공공 프로젝트다. 공연 제작자 김소정 스토리움 대표 인터뷰 내용을 통해 '4번출구'에 대해 들어봤다. ■ 완벽을 추구하던 연주자, ‘사람의 삶’에 질문을 던지다 김소정 대표는 오랫동안 클래식 무대에서 활동해온 오보이스트다. 예민한 악기인 오보에를 다루며 늘 완벽한 소리를 향해 자신을 조율해왔던 그는 어느 날 스스로에게 근본적인 질문을 던졌다. 김 대표는 “어느 순간 ‘나는 무엇을 위해 이 숨을 쏟고 있는가’라는 질문이 남았다”면서 “완벽한 소리를 위해 버텨온 시간이 누군가의 삶과 어떻게 닿아 있는지 생각하게 되면서 개인의 완성을 넘어 더 많은 사람과 만나는 무대를 꿈꾸게 됐다”고 제작사 ‘스토리움’의 설립 배경을 밝혔다. ■ 〈4(死)